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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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부터 시작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첫 중국 방문은 여러 가지 의미를 지녔다. 글로벌 금융위기이후 달라진 중국이 오바마의 방중을 통해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G2 위상을 굳힐 것인지가 우선적인 관심사다. 중국의 G2 자격을 놓고는 아직 이견이 분분하다. 미국의 위상 약화를 공공연히 펼쳐온 폴 크루그먼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비록 중국이 조만간 일본을 제치고 세계 2번째 경제대국으로 올라서더라도 국내총생산(GDP) 규모면에서 미국의 3분의 1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1인당 국민소득도 아직 3300달러로 강대국 지위와는 한참 거리가 멀다고 일축한다. 하지만 이들도 한 분야에 이르러서는 말문을 닫는다. 바로 돈 문제다. 이번 오바마 방중 역시 최대 현안은 환율 문제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높은 실업과 내수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은 수출 강화와 대중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위안화 절상이 절실한 상황이다. 위안화 가치를 올려야 미국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대미 수출이 줄어 미 중간 ‘불
"14살밖에 안된 학생에게 '앵벌이'하라는 것 아닙니까?" 최근 만난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파생상품 거래세 부과를 이렇게 비유했다. 이제 막 성장단계에 들어선 파생상품 시장에서 세금을 거두는 것은 한창 배우고 꿈을 키워야 할 청소년에게 일을 시켜 성장을 억누르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주장이다.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파생상품에 거래세를 매기는 법안에 대해 지난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관 상임위원회가 찬성하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증권업계가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지난 8월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이 파생상품 거래세 부과를 담은 증권거래세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그동안 업계, 시장참자가 등의 반대가 거세 과세 논란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광묵 기획재정위원회 전문위원은 13일 보고서에서 투기 거래 억제와 조세 형평성 제고를 이유로 찬성 입장을 보였다. 이 검토보고는 재정위 소속 국회의원들이 법안을 논의할 때 근거가 되는 만큼 업계에서는 이러다 통과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
“미국 무역대표부(USTR) 직원은 몇 명일까요?” 얼마전 만난 외교통상부의 한 관료가 뜬금없이 질문을 던졌다. USTR이라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쇠고기 협상 등 미국의 교역, 투자정책 즉 통상에 관해 협상을 주도하는 기구 아닌가. 정답은 200명이었다. 한국 통상교섭본부 직원이 130명인 것에 비교하면 생각보다 적은 숫자다. 무역규모로 단순비교해도 미국 3900조달러, 한국 8500억달러로 차이가 명백한데 그 인원으로 무역규모를 감당할 수 있는 비결은 뭘까. 비결은 '회의'에 있었다. USTR가 주재하는 회의가 일년에 300회가 넘는단다. 거의 휴일을 제외하고 매일 2~3개의 회의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는 셈이다. 이렇게 회의를 많이 할 수 있는 이유는 워싱턴DC의 구조에 있다. 1878년 미국의 영구 행정부 소재지가 워싱턴으로 결정된 이래 입법 행정 사법부의 중심이 모두 한곳에 있다. 뚜렷한 산업도 없이 관공서 관련업무가 경제의 주축이다. 시내에 모든 연방정부의 부처가
"이렇게 인텐시브한(격렬한) 간담회는 처음입니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차관이 지난 4일 머니투데이 주최 증권사 교육담당 애널리스트와의 사교육비 간담회를 앞두고 한 말이다. 머니투데이가 처음 애널 간담회를 제안했을 때 교과부 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교과부 차관이 애널들을 만난 전례가 없고 간담회 주제가 민감해 불필요한 오해와 파장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같은 우려는 애널들 사이에서도 나왔다. 사교육업체의 실적을 분석하고 주가를 전망하는 애널이 정부 정책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 하는 걱정이었다. 일부 애널은 시장과 관련된 얘기만 하겠다고 먼저 선을 긋기도 했다. 양측의 우려 때문이었는지 간담회 시작 무렵만 해도 보이지 않는 긴장감이 돌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분위기는 달라졌다. 이 차관은 정부 정책이 시장에서 어떻게 해석되고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는 평가를 내렸다. '정부 정책 때문에 오히려 사교육비가 크게 늘어날
"깜빡 잊은 게 있습니다. 기사에 절대 '특정 대기업' 이름을 넣으시면 안 됩니다. 꼭 빼주세요." 얼마 전 한 중소기업의 홍보 담당자 전화를 끊자마자 1분이 채 지나지 않아 다시 전화를 걸어 이렇게 말했다.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통해 이 회사가 특정 대기업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돼 취재 중이었는데 기사에 '그 대기업 이름'이 들어가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통상 거래에는 공급하는 자와 공급받는 자가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국내 주요 대기업들과 거래하는 중소기업들 관련 기사에는 대부분 이들 대기업의 회사명이 빠지는 것이 일종의 불문율로 통한다. 대신 대명사인 '국내 대기업'이 공급 상대방으로 등장한다. '국내 유수 전자기업'나 '국내 대표 자동차' 업체 등으로 소개되기도 한다.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기사를 읽는 독자나 투자자가 해당 중소기업의 제품을 공급받는 상대방이 어디인지를 쉽게 파악할 수 없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기사 잘 읽었습니다 기자님'으로 시작
"법대로 해야죠. 그 사업 허용하면 특혜논란 불 보듯 뻔합니다. 선거 앞두고 하는 선심성 발언 아닌가요?" 취재 과정에서 최근에 자주 접한 서울시 공무원들한테서 이 같은 답변을 많이 들었다. 일선 자치구가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에 대해 질문하면 나오는 반응이다. 재건축이나 도심재개발사업과 관련해서도 비슷한 대답을 한다. 서울 서초구 덮개공원사업, 강남구 구룡마을 개발사업이 대표적 사례다. 시의 한 공무원은 경부구속도로 일부 구간에 덮개를 씌워 공원으로 조성한다는 덮개공원 사업에 대해 교통문제 등 여러 난제를 들어 불가방침을 밝혔다.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사업 허용 시 제기될 특혜논란이라고 말했다. 서초구 계획은 민자를 끌어들여 인근 공원부지를 개발, 이 수익으로 덮개공원을 만들겠다는 것인데 이럴 경우 타 지역과 형평성이 문제되고 개발업자에게 과도한 이익이 주어진다고 설명한다. 강남지역의 마지막 판자촌 구룡마을 개발사업 역시 '형평성'과 '특혜논란'을 가장 큰 걸림돌로 보고 있다.
지난달 20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산업은행 국정감사장.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이석현 민주당 의원으로부터 가슴아픈(?) 질문을 받았다. 지난해 산업은행의 리먼브러더스 인수스토리도 담긴 책 '상식의 실패'와 관련해서다. 이 의원은 문제의 책 내용을 언급하며 "산은이 3번에 걸쳐 리먼을 인수하려고 했다는데 맞는가"라고 따졌다. 민 회장은 "책의 저자는 산은의 인수협상과 관련 없는 인물이고, 책 내용은 대부분 사실과 다르다"고 답변했다. 민 회장의 답이 시원치 않아서인지 이 의원은 "책과 관련된 내용을 자세히 정리해달라"며 추가 자료를 요청했다. 기자는 최근 산은이 국감 후 이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입수했다. 자료는 민 회장이 답변한 내용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다만 눈에 띄는 게 있었다. 리먼 인수와 관련해 주당 23달러를 요구한 것은 산은이 아니라 국내 다른 금융기관일 수 있다는 대목이다. 산은의 '보고'가 사실이라면 국내 또 다른 금융기관이 리먼 인수전에 뛰어들었거나 적극적인
정준양 포스코 회장 등 철강업체 대표들이 9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을 만나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업계는 최근 몇해 동안 한국전력이 산업용 위주로 전기요금을 인상해 원가 부담이 심해졌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업계의 이같은 전기요금 인상 자제 요청은 한전의 최근 실적을 보면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한전은 3분기 영업이익이 1조6055억원으로 사상 최대였다. 이에 따라 내년 전기요금을 인상하겠다는 한전의 계획은 상당한 반대 여론에 부딪쳤다. 그러나 전기요금 적정성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논란거리가 될 전망이다. 한전 측은 지난 3분기 흑자는 여름철 전기 사용이 늘어나면서 전력 공급 단가가 상승해 생겨난 계절적인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해마다 3분기 한전의 영업이익은 다른 분기에 비해 5배 정도 많다. 따라서 올해도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서는 것은 불투명한 상황이며 적자는 요금인상 등으로 메워야 한다. 국내 산업용 전기요금 수
"뒤통수를 맞았다" "그런 말 할 자격이 있느냐" 온라인 야구게임을 놓고 CJ인터넷과 네오위즈게임즈가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다. 단초는 CJ인터넷이 제공했다. CJ인터넷은 지난 5월 한국야구위원회와 '마구마구'의 선수 초상권 사용 독점계약을 체결했다. 소문으로만 떠돌던 이야기가 지난 4일에야 밝혀진 것이다. 이 때문에 당장 내년부터 자사의 야구게임 '슬러거'에서 야구선수들의 실명을 사용할 수 없게 된 네오위즈게임즈는 발끈하고 있다. 야구게임에서 선수의 실명사용은 게임의 극적요소를 고조시키는 매우 중요한 장치인데, 그것을 사용하지 못하게 됐으니 네오위즈게임즈 입장에선 속이 탈 수밖에 없다. 게다가 네오위즈게임즈는 그동안 '슬러거'로 짭잘한 소득을 올렸는데, 그 길이 막혀버린 셈이 됐다. 네오위즈게임즈측에서 "사업을 접으라는 얘기냐"고 목청을 돋우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네 탓' 공방을 벌이던 두 회사의 갈등은 급기야 감정싸움으로 번졌다. 두 회사는 날마다 자신들의 입장을 언론에
액화석유가스(LPG) 업계는 요즘 뒤숭숭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년 넘게 끌어온 LPG 가격 담합 조사와 관련해 이번 주 최종 결론을 내기로 했기 때문이다. 업계는 공정위의 담합 혐의에 대해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PG업체의 한 관계자는 "앞서 진행한 공정위 소명절차 때 담합은 아니라는 사실을 충분히 설명했다"며 "업체간 가격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 것은 가격 결정구조가 단순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LPG 공급가격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매월 말 발표하는 LPG 국제가격을 기준으로 LPG 수입가격과 환율, 공급사 마진 및 운송·보험료 등 부대비용을 고려해 E1과 SK가스 등 LPG 수입업체들이 산정한다. 이 가운데 '수입가격'과 '환율'이 공급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올해와 같이 환율 변동이 적은 경우엔 수입가격이 오르면 대체로 공급가가 오르는 구조인 셈이다. 지난 3월과 8월, 11월 등 세 차례
"하한가요? 좀 과도한 측면이 있죠. 그래도 어떻게 하겠습니까. 회사가 상황 설명과 주가방어를 위한 행동을 하기 전에 제가 의견을 냈다가 추가 하락이 발생하면 제가 곤란해질걸요" 지난 3일 위폐감별기 에스비엠이 미국의 한 업체로부터 특허침해소송을 당했고 현지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150억원 배상 판결을 내린 데 대한 한 애널리스트의 반응이었다. 이날 에스비엠 주가는 장 개시와 함께 하한가로 직행했다. 기자는 회사의 반응을 알아보기 위해 최종관 대표와 IR 담당자와 잇달아 통화를 했다. 회사측은 미국과 한국에서 각각 최대 3심까지 소송이 진행될 수 있고 한국 법원에서 배상액이 크게 감액될 수 있으며 미국 현지 판매대행사와 공동 책임이기 때문에 규모는 더 낮아질 거라고 설명했다. 3분기까지 에스비엠의 매출이 220억원을 넘어서고 순이익이 80억원에 달하는 등 연간 매출 및 영업이익 성장세가 30%를 상회하는 고성장세에 있다는 사실도 고려해야 한다고 에스비엠은 밝혔다. 특히 상반기 현재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장고 끝에 와이브로 허가조건을 미이행한 KT와 SK텔레콤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그동안 허가취소, 사업정지 등 강도 높은 제재가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대두한 점을 고려하면 아주 가벼운 제재조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방통위의 이같은 결정은 사업자에 대한 선처보다 와이브로가 직면한 시장현실을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3세대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이라는 강력한 경쟁기술이 등장하면서 당초 서비스 3년 뒤 500만명으로 예측한 와이브로 가입자수가 현재 25만명에 머무르는 상황에서 그 책임을 모두 사업자들에 돌리는 것은 명분도 실리도 없기 때문이다. 정부로부터 사업권을 받은 사업자가 허가조건을 충실히 이행하지 못했다면 이는 분명히 제재를 받아야 하는 사안이다. 하지만 2008년까지 3년간 각각 6882억원과 5329억원이라는 만만치 않은 금액을 투자한 해당 사업자들 역시 와이브로 부진의 최대 피해자들이기도 하다. 사실 와이브로 비활성화에서 사업자들 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