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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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잘났으면 뭘 그렇게 크게 잘났겠어요. 다 같은 인간인데. 안다고 나대고 어디 가서 대접받길 바라는 게 바보지. 그러니 내가 제일 바보스럽게 살았는지도 몰라요." "정치하는 사람들이 바보 정신으로 정치를 하면 나라가 잘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남들이 '바보'라고 하는 게 그냥 좋아요." 스스로 '바보'라 칭하고 '바보'라 불리기를 좋아했던 고 김수환 추기경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생전에 했던 말들이다. 두 '바보'가 사람들의 눈물비를 맞으며 세상을 떠난 순간, 세상에는 '바보' 신드롬이 남았다. 무조건 똑똑해야 살아남는다는 논리에 사람들은 이제 지쳐버렸다. 그동안 우리들은 '누가 더 잘났나' 키재기를 하고, '내가 옳고 너는 틀리다'며 서로에게 삿대질을 해댔다. 사람에게 순위를 매겼다. 사람들은 '명품'이 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살아남기 위해, 더 똑똑한 사람으로 대접받기 위해 때론 남을 짓밟는데도 일말의 양심의 가책조차 느끼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들이 진정으로 열광했던
요즘 공기업 신입사원은 스스로를 '신이 버린 자식'으로 부른다. 한때 '신의 직장' '신도 부러워하는 직장'이란 칭송을 받던 공기업에 입사했지만 신세가 예전같지 않아서다. 우선 월급이 깎였다. 3000만~4000만원을 호가하던 공기업 신입사원 초봉은 2000만원대로 확 줄었다. 입사할 때만해도 시간이 지나고 경기가 풀리면 선배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급여가 조정될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정부는 법이나 규정으로 월급을 꽉 묶는다는 입장이다. 초임을 깎아 공기업의 급여수준 자체를 하향 조정하겠다는 게 정부 의지다. 기존 공기업 직원도 불만이 있다. 정부가 공기업 선진화 방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비효율'의 대명사로 찍히며 무엇보다 자존감에 상처를 입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참을 수 없는 것은 차별대우다. 유가 상승기에 도입된 자동차와 엘리베이터 홀짝제는 유가가 떨어진 지금까지 여전히 시행되고 있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홀짝제를 시행하는 것
"충격, 당혹, 상상할 수 없는 일, 망연자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했던 지난달 23일. 대다수 국민들처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검사들도 이 같은 표현을 써가며 '피의자 노무현'의 죽음을 애도했다. 노 전 대통령을 조사했던 검사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그의 부재를 안타까워했고 이후 계속된 수뇌부 회의는 비통함 속에서 진행됐다. 수사팀의 '충격과 당혹감'은 남달랐을 것이다. 조사가 시작되기 전 노 전 대통령과 차를 한잔 마신 이인규 중수부장, 1120호 조사실에서 직접 신문했던 우병우 중수 1과장, 언론 브리핑을 담당했던 홍만표 수사기획관. '검찰 책임론'의 당사자로 지목되는 이들은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마저 기각되면서 '부실수사'라는 비난까지 받고 있다. 검찰 내부에서도 '수사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는 노 전 대통령 소환 이전부터 나돌았다. 한 특수통 검사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진술 외에 별다른 물증이 없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건설·조선사부터 내로라하는 대기업까지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돈줄을 쥔 채권은행과 기업간 신뢰관계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우선 대우건설을 놓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금호간 신경전이 예사롭지 않다. 다음달 말까지 새로운 전략적투자자(FI)를 찾아야 하는 금호와 사모투자전문회사(PEF)가 대우건설 지분을 인수해야 한다는 산은은 기자들의 민감한 질문엔 입을 다문 채 상대방의 행동만 예의주시하고 있다. 분위기는 살얼음판이다. 양측 줄다리기는 수개월 전부터 시작됐다. 대우건설을 내놓을 의지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해온 금호는 새 FI 유치가 상당히 희망적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산은의 시각은 다르다. 대우건설을 인수하던 2006년부터 금호의 몸집이 눈에 띄게 불어났다는 점을 우려해온 터. 매물로 나온 지 오래된 금호생명 매각 메리트도 그리 크지 않다고 본다. 양측의 평행선은 재무구조 개선약정이 체결된 후에도 좁혀질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불신의 골이 그만큼 깊어서다. PEF의 첫 후보로 거론되
“아마 사람 피부에 개인 인식 바코드를 새긴다 해도 피부를 벗겨가 정보를 유출할 겁니다.” 개인신용평가회사 관계자는 날로 도를 넘는 개인 정보 유출의 폐해를 설명하면서 이렇게 개탄했다. ‘해외에 나가 신용카드를 긁는 순간 정보가 빠져나간다.’ ‘주민등록증 위조는 일도 아니다.’ ‘지금 서울에서 받은 인감은 10분도 안 돼 부산에서 도용된다.’ 생전 듣도 보도 못한 낯선 이들에게 내 개인정보가 발가벗겨져 돌아다니고 있다고 생각하면 여름에도 오싹함이 느껴진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점점 사람이 사람을 믿을 수 없는 세상이 돼간다. "요즘엔 경찰이라며 출두하라고 해도 곧이 믿질 않아요." 한 경찰의 하소연이다. 단순히 웃어넘길 말이 아니겠지만 이렇게 견제하는 태도가 요즘 시대엔 오히려 권장 사항이다. 그의 또 뼈 있는 한마디. "금융기관이나 기업에 자신의 신상명세를 전달할 때도 100% 믿지 마세요. 기업이야 그렇다 쳐도 직원이 정보를 빼돌리고 있다면 어찌하겠습니까." 그럼에도 더 큰 문
"신개념 주택이라고 홍보만할게 아니라 잘못된 기준부터 바로 잡아야죠. 장기전세주택(시프트) 제도 도입한지가 언젠데 아직도 법조항 타령인지…. 결국 이번에도 재당첨 금지 기준이 적용안된다니 당첨은 물건너 갔습니다." 지난 3월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시프트에 청약했다 떨어진 회사원 A씨(42)가 푸념을 늘어놓는다. 시프트에 재당첨 금지 기준이 없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올초만해도 A씨는 반포 재건축 시프트에 입주할 꿈에 부풀어 있었다. 서울거주기간, 무주택가구주기간 등 본인의 조건을 따져보니 가점이 17점에 달했기 때문이다. 시프트 청약 열기가 워낙 뜨거우니 단번에 당첨되진 않아도 가점 25점짜리 만점자들이 어느 정도 빠지면 자신에게도 당첨 기회가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A씨의 기대는 완전히 무너졌다. 현재 공급기준대로라면 본인이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가점 만점짜리 당첨자들은 언제라도 시프트에 재청약할 수 있다. 가점 만점자들의 경우 기존 시프트에 살
평소대로 먹는다면 딱 10년 먹을 수 있는 식량이 있다고 하자. 그 사이에 먹을 수 있는 다른 것을 찾으려 노력하겠지만 당장 눈 앞에는 10년치 식량 뿐이다. 당신이라면 이 10년치 식량을 아끼고 아껴 15~20년까지 버티며 장기적으로 살아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는가, 아니면 일단 배불리 먹어 힘을 낸 뒤 고민해보겠다는 배짱을 부릴 것인가. 이같은 가정을 지구 전체로 확장하면 생태발자국(Ecological Footprint)이라는 개념에 이르게 된다. 생태발자국은 마티스 웨커네이걸과 윌리엄 리스 등 캐나다 경제학자들이 지난 1996년에 만든 개념으로 인류의 생존에 소모되는 자원의 양을 토지로 환산한 단위다. 글로벌 생태발자국 네트워크는 지난 2005년까지 전세계 주요 통계를 종합, 분석해 지난해 '생태발자국과 생태적 수용력'이란 자료를 발간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1인당 사용 가능한 지구상 토지는 2.1㏊이다. 이를 넘어서면 지구는 부담을 느낀다. 전세계 1인당 평균 생태발자국은
지난달 30일부터 전남일원에서 열린 제38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광주가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고, 충격에 휩싸였다. 지역 원로 체육인들은 소년체육 몰락에 대한 책임 소재 규명과 함께 우수 선수확보, 원활한 예산 지원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일 폐막한 소년체전에서 광주는 금 14, 은 7, 동 29개로 14위에 그쳤다. 광주의 경우 강세종목이던 체조와 역도 등이 몰락하면서 초반부터 힘겨운 메달경쟁을 벌였다. 매년 묵묵히 메달을 보탰던 정구와 야구, 레슬링에서 선전해 그나마 체면치레를 했다. 광주는 2006년 소년체전에서 3위, 2007년 4위, 지난해 6위에 이어 올해 14위로 창피한 성적을 냈다. 소년체전에서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수년전부터 엄청난 재정 투자와 관심이 병행되어야 한다. 광주시교육청은 전임 김원본 교육감 시절 소년체육에 엄청난 재정투자를 했다. 그 결과 전국 3위라는 최고의 성적으로 화답했다. 물론 김 교육감은 고인이 됐지만, 그 치적은 고스
"향후 성장성과 부가가치가 가장 높은 신성장동력으로 비티마이스(BTMICE)가 부상할 겁니다." 최근 미국의 유력 부동산개발박람회인 국제상업용부동산박람회(RECON)와 국제쇼핑협회총회(ICSC)를 참관하기 위해 라스베가스에 다녀온 플래닝코리아 박설희 이사는 BTMICE의 필요성을 이같이 강조했다. BTMICE는 비즈니스 여행(Business Travel), 기업 회의(Meeting), 포상 여행(Incentive Travel), 컨벤션(Convention), 전시회(Exhibitions)의 앞 글자를 딴 약자다. 단순히 컨벤션에서 벗어나 비즈니스, 쇼핑, 관광, 숙박 등 경제 전반에 파급효과가 미치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라스베가스는 대표적인 비티마이스 도시로 꼽힌다. 미국 라스베가스는 연간 2만4000개의 컨벤션을 개최하고 있다. 컨벤션 관련자는 연간 630여만명에 이르고, 관광ㆍ경제적 효과는 394억달러에 달한다. 라스베가스는 도시계획 단계에서부터 컨벤션, 호텔, 리테일, 관광
올 초 인기몰이를 했던 중국본토펀드 이야기가 쏙 들어갔다. 운용사들마다 관련 신상품을 잇따라 선보이며 펼쳐졌던 펀드 마케팅도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 증시 폭락으로 펀드투자에 고개를 돌렸던 투자자들이 그나마 중국본토펀드에 관심을 보이면서 문의를 해오고 있지만 운용사들은 딴 청이다. 그 이유는 중국본토펀드는 다른 일반 펀드와 달리 운용사 별로 투자 한도가 정해져있기 때문. 중국 금융당국은 '적격 외국인 기관투자가(QFII)'에게만 중국 상하이와 선전 주식시장에서 내국인 투자전용 주식(A주)을 직접 살 수 있는 자격을 주고, 투자한도를 제한하고 있다.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지난해부터 푸르덴셜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투신운용, 한화투신운용 등이 QFII 자격을 취득하고, 중국 본토증시(A주)에 투자하는 펀드를 속속 내놓았다. 이 펀드는 펀드시장의 침체 속에서도 자금이 몰리면서 운용사들에게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중국펀드로 5843억원이 순유입됐
'제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지난 2일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국내에서 처음 열린 이번 정상회의는 아세안 국가간 협력을 다지는 동시에 녹색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각종 첨단기술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지만, 한편으로 아쉬운 느낌을 떨칠 수 없다. 아세안 각국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인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IT첨단기술을 소개하는 자리는 궁색하기 짝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에서 세계 최초로 와이브로망을 이용해 실시간 방송을 전송하는 '모바일 IPTV'가 시연됐다. 그러나 시연하는 전시관에 이명박 대통령과 아세안 각국 정상은 방문조차 하지 않았다. 전세계 휴대폰 시장의 30%가 '한국산'인데도 한국산 휴대폰을 한자리에서 구경할 수 있는 전시관조차 마련돼 있지 않았다. 2005년말 부산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서는 세계 최초로 와이브로 서비스와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이 시연돼 엄청난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온라인펀드가 지점에서 판매하는 펀드보다 비싸다는 게 말이나 됩니까?" 한 펀드투자자가 토로한 불만이다.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상품들은 오프라인보다 가격이 저렴한 것이 보통이다. 중간유통 및 관리단계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은 탓이다. 온라인펀드 등 금융상품도 마찬가지다. 지점에서 금융상품을 판매할 때 드는 인건비 등 비용이 없는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온라인펀드는 저렴하다'는 공식이 펀드시장에도 유효했다. 하지만 지난해말 투자기간이 길수록 보수가 낮아지는 새로운 보수체계(스텝다운)가 도입되면서 온-오프라인 펀드보수가 역전됐다. 금융감독당국과 자산운용업계가 지점에서 판매하는 주식형펀드(C클래스)에만 새로운 보수체계를 적용키로 하면서 온라인펀드가 더 비싸게 된 것이다. 올들어 출시된 대부분 주식형펀드는 가입 이후 1~2년이 지나면 온라인펀드의 보수가 지점에서 판매하는 것보다 최소 0.1%포인트에서 최대 0.5%포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