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금강산 관광길 이제는 열려야

[기자수첩]금강산 관광길 이제는 열려야

기성훈 기자
2009.07.12 17:01

지난 7일 오전, 계동 현대문화센터. 약 5개월 만에 200여 명의 임직원 앞에 선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은 대북사업을 재개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간 직원들의 희생에 대한 미안함일까. 그는 조회사를 읽다 여러 번 말을 잇지 못했다. 간간이 입술을 깨물기도 했다.

금강산 관광이 지난해 7월 11일 관광객 고 박왕자 씨의 피격 사망 사건으로 중단된 지 벌써 1년이 지났다.

대북사업을 전담하고 있는 현대아산의 수장인 조 사장은 배수진을 치고 관광 재개에 다시 나섰다. 그러나 현실 분위기는 거꾸로다.

현대아산은 회사의 존립마저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지난달 말까지 금강산과 개성 관광 중단으로 1536억 원에 이르는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

이달 초부터는 금강산사업소에 시설관리 필수 인력만 남기고 영업 기능을 정리하는 등 부서 통폐합도 이뤄졌다. 임직원들은 여전히 급여의 70~80%만 받고 있다.

관광 중단 전 1084명이었던 직원도 411명으로 줄었다. 또 누가 언제 회사를 그만두게 될지 모르는 처지다.

관광 재개의 열쇠를 쥐고 있는 남북한 정부 간의 불협화음은 잇따라 불거졌다.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개성공단 계약 무효 선언 등으로 남북관계 전반이 경색국면에 빠져 있다.

현대아산 직원 유 모씨가 북측에 억류된 지도 100일이 넘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현대아산은 관광 재개를 위한 마지막 끈을 놓지 않았다. 조 사장은 "유상증자와 구조조정을 통해 내년 2월까지 어렵게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구조조정에서 살아남은 직원의 70%는 못 받은 급여와 상여금을 현금이 아닌 자사주로 받겠다고 회사의 의지에 동참했다.

1998년에 시작된 이후 196만명이 금강산 관광을 했다. 금강산에서 남북 이산가족들의 상봉도 이뤄졌다. 논란은 있지만 금강산 관광은 남과 북의 50년 반목의 벽을 허물고 남북 교류의 물꼬를 텄음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금강산 관광을 통해 현재 난마처럼 얽힌 남북관계의 해법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조 사장은 "남북경제협력은 우리의 민족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한 견인차 역할을 감당해 왔다"면서 "그 핵심은 금강산 관광사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북한 소통을 위한 유일한 길인 금강산 관광길이 다시 열려야 하는 이유다. 이제 남북한 정부의 화답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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