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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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의 땅이요? 옛말이죠. 이제는 막대한 자금력없인 엄두도 못내는 산업이 됐지요. 여기에 언제든 형사처벌까지 감수할 수 있는 배포도 필요하구요." 얼마 전 만난 인터넷기업 CEO의 자조섞인 넋두리다. 닷컴(인터넷) 사업을 두고 하는 말이다. IMF가 한창이던 10년전쯤. 닷컴 시장은 수많은 젊은이들이 몰려들던 '기회의 땅'으로 통했다. 큰 자본 없이도 누구나 아이디어와 기술력 하나로 승부를 펼칠 수 있었던 곳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벤처기업으로는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한 네이버나 '전국민의 싸이열풍'을 불러온 싸이월드도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그 이후로도 잠시 소강국면을 맞긴 했지만 닷컴은 여전히 젊은 창업가들에게 '희망의 땅'이었다. 특히 손수제작물(UCC)로 대변되는 웹2.0 열풍과 더불어 너도나도 '제2의 네이버 신화'에 도전장을 던졌다. 하지만 최근 닷컴업계에 그야말로 총체적 위기다. 경제위기에 따른 직간접적인 영향 때문만은 아니다. 이보다는 '토양' 자체를 위협하는 정부
"자꾸 안 된다, 안 된다 하니까…" 서울 낙원동 285-6번지에 자리잡은 '악기의 메카' 낙원상가엔 요즘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장사가 안된다는 불안감보다 이러다 낙원상가가 영영 문을 닫을지 모른다는 주변의 우려가 상인들은 더 부담스럽다. 한 상인은 "방송국에서도 몇 번씩 왔다 갔는데, 방송 나가는 것 보면 모두 부정적인 내용 뿐"이라며 기자의 취재 요청에 손사래를 쳤다. 그런 그를 겨우 설득해 대화를 나눴다. 분명 낙원상가가 예전보다 쇠락한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전성기는 80년대였다. 낙원상가는 밤무대 연주자들의 사랑방이자 인력시장으로 밤낮없이 붐볐다. 그러다 90년대 노래방 기계가 등장하자 연주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낙원상가도 내리막길을 만났다. 인터넷이 보급돼 온라인 악기시장이 탄생하자 낙원상가는 다시 타격을 입었다. 도시 재정비를 위해 낡은 건물을 철거할 거란 소문도 상인들을 불안하게 한다. 그러나 낙원상가는 아직도 살아 있다. 지금도 하루 방문객이 2000명가량으로 추산된
이 기사는 03월13일(17:48)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직장인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상사는 무능한 상사도 아니고 성격이 나쁜 상사도 아닌 '그냥' 부지런한 상사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너무 부지런해 이것저것 부하직원들의 실무까지 직접 챙기고 간섭하는 부지런함이 오히려 일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거기다 실무를 잘 모르고 부하 직원에게 괜한 부담만 주면 일이 꼬이게 된다. 최근 국내 기관들의 해외 채권 투자에 대한 논란이 딱 그 모양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발행한 채권을 국내 기관들이 대거 사들이면서 진정한 외화 조달의 의미가 퇴색했다는 비판에 청와대가 불끈했다는 후문이다. 청와대는 금융기관을 통해 관련 정보를 대거 수집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후속보도를 한 언론들은 외화 유동성이 부족한데 '이게 왠 일이냐'며 달려들어 청와대의 '불끈함'에 힘을 실어줬다. 그런데 언론의 비판과 청와대의 불끈함이 잘못
이 기사는 03월12일(08:39)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범(凡)현대가에게 현대상사는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옛 현대그룹의 흥망성쇠를 함께 한 상징적인 기업이기 때문이다. 1976년 설립된 현대상사는 중공업과 자동차 분야를 중심으로 성장한 현대그룹의 수출 첨병 역할을 담당했다. 현대가 성장한 만큼 현대상사의 매출도 급성장했고 1999년에는 매출액이 38조원에 육박했다. 현대와 한 몸이나 다름없던 현대상사는 2000년 '형제의 난'으로 현대 계열사가 뿔뿔이 흩어지면서 회사경영에 큰 타격을 입었다. 결국 2003년 해외법인 부실이 심화되면서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돼 채권단 공동 관리를 받게 됐다. 최근 옛 현대계열사로 생사고락을 함께했던 현대상사가 경영정상화를 이루면서 M&A 매물로 나왔다. 이에 시장의 관심은 범현대가가 인수전에 참여할지에 쏠리고 있다. 현재 범현대 계열인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KCC, 현대상선 등이 유력
지난 12일 본지에 인사이트펀드 분쟁조정에 대한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의 각하 결정이 단독 보도된 이후 시장에선 오히려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판결 불가’란 금감원의 애매한 결정 때문이다. 이는 분쟁 당사자들은 물론 자산운용업계와 펀드 손실로 분쟁조정을 신청했거나, 준비 중인 투자자들까지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금감원은 각하결정 이유로 “인사이트펀드가 중국에 과도하게 투자한 측면은 있지만 펀드 운용은 운용사의 몫으로 약관위반은 아니다"며 "섣불리 결정하기보다는 각하가 더 낫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쪽도 저쪽도 아니라면서 중간만 가겠다는 정치적 판단을 내린 것이다. 우선 자산운용업계가 '무책임한 금감원'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이번 결정으로 자칫 자산운용업의 근간이 흔들 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자산운용사 한 대표이사는 “법적으로 펀드 운용은 운용사의 몫이며, 운용사는 선관의무에 따라 최선을 다해 운용하되 투자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는 것이 바로 신탁이고 펀드”라고 강조했
"진짜 은행에서 돈 빌릴 수 있나요." 은행이 저신용자 전용 대출상품을 판매한다는 기사가 나간 직후 전화 1통을 받았다. 정말이냐고, 진짜 은행에서 연 10%대의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냐는 문의전화였다. 자신있게 "그렇다"고 대답했다. 저신용자 대출상품을 만들기 위해 한달 가까이 야근을 밥 먹듯이 한 사람들을 잘 알고, 믿기 때문이다. 독자는 "정말이죠"라고 되물었다. 그제야 덜컥 겁이 났다. 정부가 중소기업대출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다음날에는 어김없이 항의메일을 받은 기억이 떠올랐다. 은행 창구에 가보라고, 1시간만 지켜보면 대출 못받고 돌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알게 될 거라고 꾸짖는 내용이었다. "대출전용 상품이 나오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겁니다." 기자는 한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은행은 4월에 상품이 나오고 ○○은행은 7월에 상품이 출시될 예정이네요…." 자꾸만 말이 길어진다. 자신감이 없어진 탓이다. 저신용자 대출상품 판매실적도 눈에 들어왔다. 지난해 저신용자
씨티그룹이 당당해졌다. 올 들어 두달간 최고 실적을 올렸다며 어깨를 쭉 편 모습이 정부의 천문학적 구제금융으로 연명하고 있는 회사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이다. 비크람 팬디트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는 10일(현지시간) 사내 메모를 통해 올 1~2월에 190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고, 이는 최근 1년만에 가장 좋은 분기 실적이라며 위기설을 일축했다. 매출도 좋고, 수익도 나고, 위험자산도 줄었다며 조기 회생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최근 6개월간 세번이나 정부에 손을 벌리더니 살아났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초스피드'다. 씨티를 '최악의 상징'으로 여겨온 월가와 언론은 씨티그룹의 갑작스런 태도 변화와 '장밋빛 전망'에 영 석연치 않다는 반응이다. 아직 1분기가 끝나려면 한달이 남아 있는 상황에 최고 실적 운운은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주가급락을 진정시키고 직원들의 동요를 막기 위한 '액션'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팬디트 CEO 역시 "시장상황 변화에 따라 수치는 변할 수
이 기사는 03월10일(11:26)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어린 나이에 상경해 전셋집을 전전한 A. 평소 집 한 칸 마련하는 게 소원이었던 그는 어렵사리 번 1억 원 중 9800만원을 들여 내 집 마련에 성공한다. 꿈에도 그리던 보금자리 마련에 성공했지만 종자돈을 다 쏟아 부은 그에게 친구들의 재테크 성공 스토리는 먼 나라 얘기일 뿐이다. # 수년째 사옥을 물색해오던 교원그룹은 지난해 말 중구 을지로 내외빌딩을 1340억원에 매입했다. 평소 무차입으로 유명한 이 그룹은 1000억원이 훌쩍 넘는 사옥 마련에도 은행 돈 한 푼 빌리지 않았다.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평당 2000만원이 넘는 빌딩을 평당 1400만원대에 마련하게 된 교원그룹은 불황기 '이삭줍기'에 성공한데다 이자 부담 걱정도 덜었다며 쾌재를 불렀을지도 모른다. # 게임 회사 지분을 매각해 1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진 한 청년 사업가는 최근 강남
기획재정부 국제금융라인은 지난 열흘간 가욋일로 바빴다. 이코노미스트, 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쟁쟁한 글로벌 미디어들이 '단기외채'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하며 한국경제를 동유럽 수준으로 매도한 데 대한 대응이 필요했다. 외신 보도는 대부분 '사실'보다 사실을 보는 '시각'에서 정부와 차이를 드러냈지만 정부는 사실 그 자체에도 오류가 있다고 설명했다. FT가 손실난 회사채를 제외하면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1700억달러로 추정된다고 보도한 것이 대표적이다. 정부가 외신의 보도내용에 대응하기 여념이 없던 바로 그 시점에 인터넷 경제논객 '미네르바'의 활동무대였던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방 '아고라'에 모 개인 경제연구가가 '가용 외환보유고가 바닥났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 연구가는 정부가 지난 2월말 현재 2015억원으로 발표한 외환보유액은 장부상 수치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는 투자손실로 현금화할 수 있는 부분이 얼마 안되고 이중 상당액은 시중은
이 기사는 03월09일(10:03)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커피빈은 2001년 한국에 입점한 뒤 100개가 넘는 분점을 낸 커피전문점이다. 벤처캐피탈업계는 이렇게 지속적으로 수익을 내는 프랜차이즈 지점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건물 임대료에서 주방기기까지 고정비용에 대한 자금을 지원하는 대신 지점운용 수익을 투자지분 비율에 따라 나눠 갖는다. # 테마파크도 이들의 관심대상이다. 놀이공원이 들어서면 주변에 호텔 등 숙박시설과 온천 같은 위락시설도 생기고 주변 부동산도 개발된다. 벤처업체들은 부지개발을 맡은 건설사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투자하고 시설이 완성되면 운용수익을 배분받는다. 위 두 사례는 가상으로 꾸며본 시나리오일 뿐이다. 현실에선 그림의 떡이다. 커피빈은 음식점업에, 테마파크 주변 호텔은 숙박업에 포함되면서 투자금지 업종에 묶이기 때문이다. 테마파크 주변 토지나 건물에 투자하면 부동산 투자 금지 조
"메일 내용이 내가 말한 원칙과 일맥상통한다" 이용훈 대법원장이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시위자 재판 개입 논란과 관련해 지난 6일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이 대법원장은 "촛불재판을 현행법대로 하라는 것은 재판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간섭이냐, 사법이냐의 문제는 철저한 법률적 판단이 필요하고 델리케이트(미묘한) 문제라서 판단을 유보한다"고 말했다. 그는 진상조사에 착수하기 전 "메일을 보낸 것이 무슨 문제가 되느냐"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이 대법원장의 발언을 놓고 "사법부가 '제 식구 감싸기식'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야당과 일부 시민단체 등 진보세력들은 신 대법관은 물론 이 대법원장의 '자질론'을 문제 삼아 '탄핵'까지 거론하며 사법부를 몰아 부치고 있고 국민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물론 사법부 얘기처럼 조사 주체가 한솥밥을 먹는 식구들이다보니 억울하게 의심받거나 오해를 살 수도 있다. 하지만 오해와 의심을 하는 이가 적지 않다면 다시 한 번
이 기사는 03월05일(11:16)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수출입 기업들이 무역금융을 제 때 받지 못해 난리다. 특히 은행의 외화자금 사정이 좋지 않아 단기 차입금인 은행 유산스(Banker's USANCE)를 이용하던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기업들은 새롭게 거래할 은행을 찾아다니기 바쁘다. 신용장 개설이 순탄하지 않아 부랴부랴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 유산스를 상환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월까지 발행한 16조원의 회사채 가운데 약 2조원이 외화차입금을 갚는데 쓰였다. 대부분의 정유사와 철강 회사는 지난해 유산스 이용을 크게 줄였다. 기업의 유산스 상환은 단기차입금을 갚아 유동성 위험을 회피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위험은 더욱 커진 모습이다. 유산스가 급격히 줄면 기업의 재무구조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이자비용이 상승하거나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특히 지난해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