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은행에서 돈 빌릴 수 있나요."
은행이 저신용자 전용 대출상품을 판매한다는 기사가 나간 직후 전화 1통을 받았다. 정말이냐고, 진짜 은행에서 연 10%대의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냐는 문의전화였다. 자신있게 "그렇다"고 대답했다. 저신용자 대출상품을 만들기 위해 한달 가까이 야근을 밥 먹듯이 한 사람들을 잘 알고, 믿기 때문이다.
독자는 "정말이죠"라고 되물었다. 그제야 덜컥 겁이 났다. 정부가 중소기업대출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다음날에는 어김없이 항의메일을 받은 기억이 떠올랐다. 은행 창구에 가보라고, 1시간만 지켜보면 대출 못받고 돌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알게 될 거라고 꾸짖는 내용이었다.
"대출전용 상품이 나오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겁니다." 기자는 한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은행은 4월에 상품이 나오고 ○○은행은 7월에 상품이 출시될 예정이네요…." 자꾸만 말이 길어진다. 자신감이 없어진 탓이다.
저신용자 대출상품 판매실적도 눈에 들어왔다. 지난해 저신용자 대출상품을 출시한 한 은행은 100억원을 목표로 설정했지만 현재 실적이 9억원에 불과했다. 2006년 9월에 상품을 출시한 은행도 500억원 목표에 135억원에 그쳤다.
이런 속도라면 은행의 목표 1조3600억원을 달성하는 데 몇 년이나 걸릴까. 답이 나오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최근 3개월 내에 연체한 사실이 없어야 한다는 둥 대출상품이라면 당연히 따라붙는 대출요건도 나와 있지 않다.
'지금이라도 말을 바꿔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때쯤 저쪽에서 먼저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어주었다. 참으로 다행이다.
하지만 자료에서 눈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한' 은행이 하나 발견됐다. 전북은행은 2007년 7월에 전용상품이 나왔는데 1000억원 목표에 728억원의 대출이 이뤄졌다. 1년반 만에 이 정도면 희망을 가져볼 만하지 않은가.
이번에는 은행들이 나를 거짓말쟁이로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