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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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리스트 몸값 거품이 심각한 수준입니다. 잘하고나 연봉을 올려달래야지 너무 무책임한 것 같네요" 최근 애널리스트 충원계획을 포기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의 하소연이다. 알만한 대기업에 대한 증권사 리포트를 모아놓으면 논리가 판에 박힌 듯 똑같고 단지 단기실적에 대한 내부정보를 입수해서 먼저 공개하는 것이 '분석능력'인 것처럼 위장한다며 이 센터장은 지적했다. 그는 무책임하게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는 틀려도 업계 관행이 그럴 뿐이라고 아랑곳않는 자세도 비판했다. 능력과 신뢰성에서 제 몸값을 못하는 전문가들이 많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 센터장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전문가들의 안일한 전망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금융위기가 불거졌을 때 대다수 전문가들은 대수롭지 않다며 강세론을 주장했다. 또 상승률 20%를 넘는 물가를 잡기위해 베트남정부가 강도 높은 긴축을 실시하면서 베트남 주가지수가 반토막나고 IMF(국제통화기금)에까지 손을 벌릴 수 있는 외환위기론을 제기돼
"진실보다 강한 것은 없다"고 한다.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 문제를 둘러싸고 촛불시위에 나섰던 시민들은 이제 미국내 여론이 바뀌고 있음을 감지한다. 조용한 외침이 마침내 큰 울림이 되어 안전한 식단을 담보하는 성과를 이끌어 내고있는 것이다. 당초 미국 언론(여론)은 자국 쇠고기에 대한 한국인들의 '불신'을 '몽니' 정도로 치부했다. 일상 상용하는 자국 쇠고기의 안전문제를 제기하는 한국인들의 주장에 어이없어하며 그 기저에는 지레 '반미감정'이 자리잡고 있을 거라는 식으로 간단히 상황을 정리했다. 그러나 한달여를 끌며 최대의 촛불 물결을 끌어낸 '6·10집회'를 계기로 미국내 여론은 변화의 조짐을 보였다. 서울의 심장부를 밝힌 촛불(시위자)들이 '미국 쇠고기 반대'를 외치는 모습에 받은 충격은 "도대체 왜?"라는 진지한 자문으로 이어졌다. 최초의 반향은 뉴욕타임스에서 나타났다. 역시 최고 유력지라는 이름값대로 '명불허전'이다. 뉴욕타임스는 11일 '6·10 촛불집회' 사진을 1면에 게재
"자기 부처 일도 아니면서 주제 넘게…." 모 정부부처가 고유가 대책으로 특정 제도의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 제도 주무부처 공무원이 발끈했다. 수화기를 통해 들려온 그의 목소리는 영역을 침범당했다는 노여움이 묻어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부처간 협력을 강조해왔다. 당선인 시절인 지난 2월19일에는 경기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각료 내정자들을 상대로 '부처간 벽 허물기'를 역설했다. 지난 3월3일 취임 후 첫 국무회의에서는 "새 정부는 부처간 협력을 통해 국정 효율화를 가져와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부처간 '영역 챙기기' 또는 '소통의 부재'는 곳곳에서 목격된다. 고유가 대책만 해도 △연비 1등급 차량에 대한 세제 혜택 △경유차 환경개선부담금 폐지 △휘발유 환경규제 완화 등을 둘러싸고 기획재정부와 지식경제부, 국토해양부, 환경부간에 갈등이 표면화됐다. 확정되지 않은 정책이나 방침을 언론에 흘리는 이른바 '풍선띄우기'는 미리 여론의 반응을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검찰이 '우연한 구설수'에 시달리고 있다. 새 정부와 '코드'를 '우연'히 함께하는 검찰 수사가 적지 않아서다. 새 정부 출범 직후 '대선선거사범' 수사에 착수했다가 야당 인사들을 겨냥한 표적수사란 의혹을 받았고, '공기업비리수사' 때도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추진과 맞물린 게 아니냐는 오해를 샀다. KBS 정연주 사장에 대한 소환 방침도 수많은 억측을 낳고 있다. 검찰은 이때마다 '우연의 일치'라고 항변했다. 혐의가 있는 곳에 검찰의 칼날이 겨눠지는 것은 당연하다. 수사는 '숨 쉬는 생물'이어서 어디로 향할지 모른다. 하지만 각 사안마다 우연의 일치치고는 타이밍이 너무 절묘했었다. 6월 정국을 뜨겁게 달군 촛불시위 관련자가 구속됐다. 검찰이 영화파일 불법 유통을 조장한 혐의로 촛불집회 현장 생중계로 유명세를 탄 인터넷방송 '아프리카(www.afreeca.com)' 운영업체인 '나우콤'의 대표를 전격 구속한 것. '아프리카'는 개인이 찍은 동영상을 인터넷상에
"저는 젊을 때부터 '물류 전문가'였습니다. 이번에 모든 물류기능이 국토해양부로 합쳐진 만큼 정부가 제대로 해 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화물연대의 총파업 돌입 하루 전인 지난 12일.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이 화주·물류업계 관계자들과 가진 긴급 간담회에서 조속한 협상 타결을 강조하며 꺼낸 말이다. 전문가답게 위기 상황을 피하겠다는 '호언장담'에도 불구하고 화물연대는 결국 13일 0시부터 총파업을 강행했다. 파업 첫날 정 장관은 여전히 브리핑에서 자신을 '물류전문가'로 자처하며, 조만간 사태가 해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장관의 경력을 살펴보면 말 그대로 '물류통'이다. 행시10회로 건설교통부 수송정책실장 등 교통행정 주요보직을 두루 거친 뒤, 철도청장과 한국철도시설공단 초대 이사장까지 지냈다. 하지만 정 장관의 낙관적 전망은 빗나갔다. 파업이 나흘째로 들어서면서 컨테이너 운송이 중단되고 일부 항만이 마비되는 등 사태는 악화 일로로 치닫고 있다. 문제는 화물연대가 다단계 주선과 지
이제는 감사원까지 나섰다. 더군다나 전문가도 쉽게 아는 척 하기 어려운 '과금체계 개선(10초 단위를 1초 단위로)'에 대한 내용이다. 지난 11일 방송통신위원회의 '저소득층 요금 감면 확대' 정책 발표에는 한나라당 대변인이 브리핑을 자처했는데 감사원까지 합세했다. 핵심은 '요금인하'고, 그야말로 전방위다. 모두가 요금인하에 숟가락을 하나씩 얹겠다는 생각 아닌담에야 어쩌면 이리도 일사분란하게 움직일까. 아니라면 내각과 정치권에 '통신전문가'들이 이토록 많았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울 뿐이다. 감사원 발표는 지난 4월 방통위에 이미 통보된 내용이다. 지난해 말 정기 감사차원에서 옛 통신위원회와 정통부 방송통신정책본부를 감사한 결과다. 감사원측에서는 모든 감사결과 전문은 법에 근거해 계속 공개해왔고, 이번 건 역시 60일 이내 공개한다는 원칙에 따라 발표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타이밍을 보면 의도된 '오비이락'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내용이 문제다. 현 과금 체계는 10년 전 선택한
이건희 삼성 회장이 1995년 대선자금 수사와 관련해 법정에 선 이후 13년 만인 12일 서울중앙지법 417호 형사대법정에 섰다. "모두 제 불찰이고 그에 따른 책임을 제가 다 지겠다" "저와 법정에 선 사람들의 잘못이 있다면 제 책임 하에 있는 일이니 선처를 간곡히 부탁드린다" "지난 20년간 외국기업과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신념 하나로 앞만 보고 달려왔고, 지금 와서 보니 주변을 돌아보는데 소홀했음을 깨달았다." 이 회장은 착잡한 표정으로 모두발언을 했다. 사람이 살다보면 공과가 있기 마련이지만 법정은 '공로'와 '과오' 중 과오를 따지는 자리다. 그 과에 대해 이 회장은 스스로에게 잘못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말하고 긴 공판의 길에 들어섰다.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기에 이 회장도 이날 과오만을 평가받는 자리에 섰다. 잘못이 있으면 당연히 그에 합당한 법의 적용이 필요하다. 하지만 법정이라는 곳이 과를 따지는 곳이다보니 공은 묻힌다. 삼성은 국내에서 18만명의 종업원을 포함해 2
"삼성과 대우의 가장 큰 차이점은 유상증자 투자자들을 만족시켰느냐, 실망시켰느냐에 있다" 한 코스닥 업체 CFO는 유상증자를 앞두고 "주가부양을 위한 IR은 절대 안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무리하게 주가를 올려 유증가격을 높이면 유증참여자들은 주가 하락으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이처럼 투자자들을 실망시키면 향후 유증에 참가할 투자자들은 자연히 없어진다. 자본금 좀 더 늘리려다가 결국 나중에 어려울 때 도와줄 투자자들을 잃는 '소탐대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증권사 IB부문에서 20년을 몸담았던 이 CFO는 과거 대우그룹이 유상증자 전에 주가를 '반짝' 끌어올리는 사례가 많았다고 한다. 때문에 대우그룹 유상증자에 참여해서 손해 본 사람이 많았지만, 삼성그룹 유상증자는 돈을 번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최근 상장기업의 유상증자 시점에 주가가 급등하는 사례가 수도 없이 발생하고 있다. 유증은 일반적으로 주가에 악재지만, 유증 시점 전에 호재를 발표하면서 주가 관리에 나서기
한국만의 고유 예술 형태가 있다. 숱한 해외의 예술가와 예술 평론가, 문화연구가들이 감탄했던 창조적인 형식이 있다. 21세기 새로운 예술의 형태를 미리 보여준다는 찬사를 듣기도 한다. 바로 '마당극'이다. 마당극에서 배우와 관객은 호흡을 나눈다. 배우의 목소리와 몸짓, 심지어 숨소리마저 관객에 고스란히 전달된다. 종내 배우와 관객이 뒤섞여 한바탕 춤으로 마무리하는 경우도 있다. 신분과 나이를 뛰어넘어 하나가 되는 장소다. 그곳에 참여한 이들은 '즐거운 에너지'를 나눠 갖는다. 집단유희다. 촛불집회는 서울 한복판에서 역사상 최대 규모로, 그것도 장장 40여일 가까이 진행된 '마당극'이다. 유모차를 타고 나온 아기들이 마냥 신기한 눈빛으로, 오가는 수많은 사람들을 쳐다본다. 학생들은 민주주의를 제대로 느껴보겠다며 수업을 마치고 발길을 재촉한다. 말끔한 정장을 입은 회사원은 밤샘 집회를 마친 뒤 피로를 털어내며 일터로 향한다. 계층, 연령, 학력, 사회적 지위 등 장벽을 넘어선 '하나됨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 집회는 한국 '스트리트 저널리즘(1인 미디어 또는 시민 저널리즘)'에 한 획을 그었다. 시민 기자들은 거리로 총출동해 수많은 이슈를 생산해 냈다. 시위대와 경찰의 대치는 물론, 김밥 할머니 폭행 사건 등 연일 화제를 뿌렸다. 전경이 여대생을 군화로 짓밟는 동영상이 유포돼 전국적인 이슈가 되기도 했다. 사실 길거리 저널리즘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6mm카메라가 처음 보급됐을 때 최초의 PD저널리즘이 가능해졌듯, 핸드폰 카메라와 휴대용 디카의 보편화는 스트리트 저널리스트들을 양산해 냈다. 이들은 찍고, 찍고, 또 찍는다. 그리고 올린다. 스트리트 저널리스트들이 생산하는 정보는 이제 더 이상 '카더라' 수준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른바 웹2.0 시대에 이들은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 남들보다 빨리 신제품을 사서 써 보아야만 직성이 풀리는 소비자군)'라는 이름으로 맛깔나게 포장됐다. 이제 매스미디어라는 단어는 예전처럼 자주 쓰이지 않는
한나라당과 정부가 세금을 현금으로 돌려주는 방식의 고유가 대책을 발표했다. 국내에선 처음 시행되는 세금 환급이다. 10조원의 현금을 1380만명에게 나눠주는 방식이다 보니 '쇠고기 정국을 돈으로 해결하려 한다', '대중 영합주의다' 등의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런 지적을 예상한 듯 "4주 이상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당하고 협의해 고유가 대책을 마련했다"며 오랜 고민 끝에 내놓은 대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국제유가 오름세가 가팔라져 무엇보다 저소득층에 대한 직접적이고 신속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정책 수립의 배경을 설명했다. 문제는 이번 대책이 그간 이명박 정부가 내세워온 경제정책 방향과 어긋난다는 점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를 살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 속에서 탄생했다. 정부가 어려운 대외여건에도 불구하고 그간 계속해서 '성장'을 외쳐왔던 이유도 여기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그간 인프라 건설, 일자리 확충 등을 통해 성장잠재력을
촛불집회 밤샘취재를 마치고 아침 6시경 집으로 가기 위해 택시에 무거운 몸을 실었다. 시위의 모습들이 머리를 무겁게 짓누른다. 일부 시위대가 경찰의 강경 진압에 부상을 당하는 모습, 경찰 버스가 일부 시위대에 의해 저지선 밖으로 끌어내져 무참히 파괴되는 모습….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하고 있던 뒤쪽에서 들려오는 기타와 봉고의 아름다운 선율, 넋을 놓고 그 선율에 젖어들던 시위대의 모습…. 머릿속을 가장 어지럽힌 것은 "어떻게 해야 시위대들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하는 질문이었다. 아무리 선의이더라도 집회만 하면서 살 수는 없다. 미국과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하라는 주장은 미국 정부의 입장에서 보면 가능성이 낮은 해답이다. '자율적인 결의'로 수입 대상을 조절하겠다는 대안역시 시위대에게는 '조삼모사' 정도로 비춰지고 있다. 시위대의 요구는 한반도 대운하,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 반대 등으로 확산되고 있어 촛불이 꺼지는 시기를 가늠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청와대는 각계 각층의 의견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