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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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언론포털 검색창에서 산업은행을 치면 리먼브러더스가 연관 검색어로 뜨기 시작했다. 정확히 말하면 산은이 세계적 투자은행(IB) '이었던' 리먼을 인수할 수 있다는 외신 보도 이후다. 정작 산은에선 '리먼'이라는 단어가 금기시됐다. 임원급 인사들은 리먼이라는 말만 나오면 "아는 게 없다"고 손사래를 칠 정도. 파이낸셜타임스나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오락가락한 보도를 내놓을 때도 모르쇠로 일관했다. 가격협상에 차질이 있지만 불씨는 살아있다는 정도만 시장관계자들을 통해 알려질 뿐이다. "좋은 상품은 비싸고 나쁜 상품은 싼 것이 시장원리라면 우리는 좋은 상품을 더 싸게 사려는 거고 리먼은 더 비싸게 팔려는 것"이라는 산은 관계자의 말마 따나 리먼은 산은이 세계적 IB로 클 수 있는 매력적인 먹잇감임에 틀림없다. 2012년 민영화를 앞둔 산은의 발목을 잡는 건 정부의 그림자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정부 산하기관이 과도한 부담을 안는 주체가 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민간이 주도해야 한
"'저탄소 녹색성장'을 뒷받침하고 석유 이후의 시대를 대응하기 위한 장기 에너지정책의 비전을 제시했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27일 확정된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 대해 이같이 평했다. 정부가 배포한 보도자료 제목은 ''녹색성장'의 주춧돌 국가에너지 기본계획 수립'이었다. 내용에도 '녹색기술' '그린에너지' 등의 단어가 다수 등장했다. 계획은 정부가 지난 13일 열린 공청회에서 내놓은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른 것이 있다면 당시는 한번도 등장하지 않았던 '녹색'이 유난히 강조됐다는 것. 계획이 이처럼 '색깔'을 띠게 된 것은 지난 15일 이명박 대통령이 '저탄소 녹색성장' 비전을 선포한 것이 계기였다. '녹색성장'이 키워드로 나서면서 상대적으로 원자력발전소 증설에 대한 주목도는 크게 떨어졌다.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석유·가스 자주개발률 제고는 장기 계획의 특성상 방향성 제시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원전 부분은 다음달부터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에 대한 공론화에 들
미국 발 변수에 한국 증시는 울고 웃는다. 코스피지수가 조금 크게 오르거나 떨어질라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말이 '미국발 악재/호재'다. 매일 아침 국내 투자자들은 간밤 미국 증시를 꼼꼼히 체크한다. `커플링`은 연인끼리만 나누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한국 발 변수에 미 증시가 요즘 요동치고 있다. 세상 모를 일이다. 실제로 미 뉴욕 증시를 들썩이는 두 플레이어의 한 축은 산업은행(KDB)을 필두로한 한국이고, 다른 한 축은 세계 투자은행(IB) 규모 4위인 리먼브러더스이다. 그 것도 우리가 매수자 입장이고 신용경색에 따른 유동성 위기로 `제 2의 베어스턴스`로 불리는 리먼이 매도자 입장이니 참 격세지감이다. 미 증시의 `일희 일비(日喜日悲)`는 지난 21일부터 시작됐다. 리먼이 산업은행, 중국 씨틱증권과 지분 50% 매각을 위한 협상을 벌였으나 결국 결렬됐다고 파이낸셜 타임스 등이 보도하면서 이 소식은 곧 증시에 충격파를 던졌다. 리먼 매각 불발 소식에 금융위기감이 증폭되며 금융주
역대 정부와 마찬가지로 이명박 정부도 숫자를 매우 좋아하는 것 같다. '747' 공약에 고교다양화 300 프로젝트, 2080 평생학습 플랜, 비핵개방 3000 등 주요 정책 목표마다 숫자가 많이 들어가 있다. 아마도 국민들에게 정부 정책을 쉽고 간결하게 전달하기 위한 것일 테다. 그러나 본말이 전도된 경우도 자주 본다. 최근 발표한 '577전략'이 대표적인 예다. 올림픽에 묻혀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577전략'이란 연구개발투자 규모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수준으로 확대하고, 7대 기술분야를 중점 육성해 과학기술 7대 강국에 진입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5%라는 숫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최초 제시한 숫자다. 불과 8개월전 노무현 정부는 이 숫자를 3.5%로 제시했지만 정권이 바뀌어 5%로 갑자기 껑충 뛰었다. 투자를 많이 하겠다는 것에 반대할 이유는 없다. 문제는 실현 가능성과 방법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현실적으로 가능한 숫자를 추산하고 부족한 부분을 어
입주를 앞두고 있거나 미분양분을 보유하고 있는 수도권 각 아파트 사업장마다 온통 난리다. 정부가 8.21대책을 통해 발표한 '전매제한 기간 완화' 대상에서 배제됐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들 물량은 이번 전매제한 기간 완화 대상에서 왜 빠졌을까. 8.21대책 발표 전 만해도 "판교신도시에 대해서도 전매제한 기간을 완화해 줄 것"이란 의견에 무게가 실렸다. 과거에도 소급 적용이 일반적인 원칙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는 당연해 보였다. 국토부 고위층조차도 사석에서 "(소급 원칙을)안지킬 이유가 있냐"고 말할 정도였다. 하지만 대책 발표 이틀 전인 지난 19일부터 국토부 내부에서 이상한 기류가 감지됐다. '불소급'에 점점 힘이 들어가는 분위기였던 것이다. 이유인즉 "판교신도시 등 주요 입주예정지의 전매제한 기간이 줄어들 경우 시장이 불안해 질 수 있다"는 논란 때문이었다. 이 같은 논란에 부담을 느낀 국토부는 소급에서 불소급으로 방향을 급선회했다. 8.21대책 자료에서도 '신규주택분으로 한정
"일부 서비스 긴급 점검에 들어갑니다" '클리셰(cliche)'라는 말이 있다. 인쇄할 때 사용되는 연판(鉛版)을 뜻하던 프랑스어다. 흔히 진부한 표현을 일컬을 때 사용되는 말이다. 포털 업계에서 '긴급 점검'이라는 표현은 이미 클리셰의 영역에 들어선 지 오래다. 그래서 서비스 오류에 대한 해명임에도 진심이 묻어나지 않는다. 더욱이 오류를 일단 덮고 넘어가자는 얄팍한 '수'로까지 읽힌다. 최근 어김없이 이 표현이 등장했다. 지난 18일이었다. 포털 업체 드림위즈 e메일 서비스는 이날 오전 9시부터 '먹통'이 됐다. 그러자 '예상대로' 드림위즈는 "메일 서버 긴급 점검 및 정비에 들어간다"는 공지를 내걸었다. 긴급하게 이뤄질 것 같던 점검은 이틀이 지나서야 끝났다. 영문을 알지 못하던 이용자들은 고스란히 피해를 봤다. 물론 중간중간 오류의 원인을 밝혔지만 미덥지 않았다. 그나마 일부 오류는 아직까지도 완전히 복구되지 않은 상태다. 문제는 포털 업체 전반적으로 '긴급 점검'이라는 미명
"우리 자원외교는 이제 막 초등학교 졸업하고 중학교에 들어간 단계입니다" 최근 러시아 정부가 탐사계약 연장을 해주지 않아 국내 업체의 서캄차가 유전개발 사업이 무산위기를 맞고 있다. '자원외교 책임론'이 비등하고 있는 것과 관련, 에너지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이재훈 지식경제부 제2차관은 무엇보다 인내심이 필요한 분야가 자원외교라고 설명했다. 서캄차카 프로젝트는 러시아 최대 석유기업 로즈네프트와 석유공사 등 한국컨소시엄이 6대4의 지분을 갖고 설립한 캄차카네프트가즈(KNG)가 추진하는 사업. 러시아 정부가 최근 탐사계약 불이행을 이유로 연장계약 요구를 거절했다. 특히 지난 7월 G8 정상회담에서 이명박 대통령까지 나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지원했는데도 연장되지 않아 실무자들을 더욱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명박 정부가 인수위 당시 야심차게 발표했던 '이라크 쿠르드 지역 유전개발 및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사업'도 자금조달 문제로 사실상 중단된 상태여서
최근 한 투자자문사 고위직으로부터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다. 몇해전 한 증권사에서 직원들을 상대로 우리사주를 나눠줬다. 보호예수 기간이 끝나는 무렵 증시가 활황을 맞아 증권주가 연일 치솟았던 시기였다. 당시 이 증권사에 몸담고 있던 이 고위직이 주식을 처분한 직원들을 살펴보니 고위급부터 말단 순으로 주식을 처분했다는 것이다. 처분 가격은 주식을 가장 먼저 판 고위급이 가장 싸게 팔았고 말단이 가장 비싸게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급은 증권주가 당시 연일 오르자 조만간 고꾸라질 것이라는 공포감에 제일 먼저 서둘러 주식을 처분했다. 이어 부장급과 과장급 등이 윗 선에서 파는 움직임을 감지하고 추격 매도를 서둘렀다는 설명이다. 말단은 윗분들의 주식 매도 소식을 들어도 요지부동이었다고 했다. 부서의 직속상관이 주식을 팔아치웠음에도 불구하고 말단들은 가격의 움직임에 구애받지 않았다. 1년 이상을 더 주식을 들고 있던 말단들은 자금이 필요할 때 천천히 매도에 나섰다. 결과적으로는 가장 높
"모두 물속에서 잠수를 하고 있다. 참지 못하고 누가 먼저 물 밖으로 나오느냐의 문제다" 최근 만난 한 은행장은 은행권의 외형확대 경쟁과 이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대해 이처럼 우려를 나타냈다. 그의 말이 기우가 아니라는 점은 수치로 확인된다. '총자산순이익률(ROA) 1%, 자기자본이익률(ROE) 15%, 순이자마진(NIM) 3% 이상'. 우량은행을 판가름하는 척도지만 올 상반기 이를 충족한 은행이 한 곳도 없었다. 연체율 착시 현상도 눈여겨봐야 한다. 자산이 증가한 덕에 은행권 연체율 자체는 1%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 겉으로 보면 건전성에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 올 상반기 연체액은 크게 늘었다. 2005년 자산 증가 경쟁에 불을 지폈던 부동산 담보대출의 거치기간도 곧 돌아온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연체율 상승이 우려된다. 자금조달 환경도 좋지 않다. 금융채 인기가 떨어지면서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나고 있다. 산업은행이 최근 연 7.1%에 1년 만기 환매조건부채권(
"린먀오커는 생김새가 귀여워 뽑혔지만 노래는 부르지 않았다. 노래를 부른 진짜 주인공은 통통하고 이도 못생긴 7살짜리 양페이이였다."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음악을 총감독한 사람의 인터뷰 내용이다. 어이쿠, '립싱크'였단다. 개막식의 불꽃쇼는 컴퓨터 그래픽이 호화로움을 더했단다. 개막식의 요란한 박수소리가 우리 오락 프로그램처럼 가짜라는 의혹, 체조선수 나이를 속였다는 논란 등은 이제 새롭지도 않다. 중국 정부와 중국인들은 베이징 올림픽에서 '안되는 것을 되게 할' 정도로 열정을 다하고 있지만 과연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을 내건 그들의 구호가 세계인의 상식과 소통하고 있는지는 모를 일이다. 중국의 과도한 '집착' 은 경제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8일 보고서에서 "올림픽 기간내 오염을 줄이기 위해 공장 가동과 건설을 억제키로 한 것 때문에 8~9월 중국 경제 성장률은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과 그 인근지역은 중국 경제의 26%를 차지한다. 실제 성장세
결국 경제였다. 고심에 고심을 했다던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와 민심의 갈림길에서 경제를 선택했다. 건국 60주년을 맞아 단행한 8.15 특별사면에 경제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을 명분으로 재계 총수 등 경제인들을 대거 포함시킨 것이다. 예상대로 여론은 부정적이다. 야당, 시민단체는 국민 동의 없이 '범법' 재벌 총수들에게 면죄부를 준 조치라고 비판했다. 인터넷 민심도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재연이라며 들끓었다. 형이 확정된 지 2달(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3달(최태원 SK 회장) 밖에 안됐고, 보복폭행(김승연 한화 회장) 등 사회적 물의를 빚은 인사들까지 포함된 만큼 이런 반발도 무리는 아니다. 청와대 내부 분위기도 좋지 만은 않다. 민정, 경제 쪽에서는 대폭적인 사면을 요구했지만 정무라인에서 견제에 나서는 등 의견이 엇갈렸다고 한다. 한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사면 직전인 11일까지도 "경제회생도 좋지만 국민들에게 손가락질 받을 만한 일을 할 수 있겠냐"며 일부 재벌 총수의 사면에 부정
"도대체 누구 말이 맞는건가요? 부동산 규제 완화한다는 선심성 멘트는 여기저기서 쏟아지는데 내용은 모두 다르니…. 이젠 고객들 투자 상담하기가 두렵습니다." (A은행 PB팀장) "B일보에 수도권 아파트 전매제한이 5년으로 단축된다는 기사가 나왔던데요. 정말인가요? 지방 규제 더 풀어준다는 얘기는 없나요?" (C건설 아파트 분양팀장) 정부와 정치권의 부동산 규제 완화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정책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수요자들이 많다. 하지만 관련 정부부처는 물론 여당인 한나라당 국회의원들마저 저마다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어 시장에 혼선이 일고 있다. 지난 8일 오전에는 한나라당이 이달중 수도권 아파트 전매제한기간을 5년으로 단축한다는 내용의 미분양후속대책을 공식 발표한다고 알려졌다. 결국 당일 오후 임태희 정책위의장이 9월 정기국회에서 개편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정리하는 헤프닝으로 끝났지만 시장에 또 한번 혼선을 주기에 충분했다. 한나라당은 종부세와 양도세 인하부터 분양가·금융·재건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