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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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여름.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보고펀드 대표)이 검찰에 기소됐다는 소식에 과천 관가가 술렁였다. 2001∼2004년 금정국장 시절 외환은행이 론스타로 팔리는 과정에 불법 개입하고 현대차그룹의 채무탕감과 관련해 로비를 받았다는 혐의였다. 이 중 현대차그룹 로비 건에 대해서는 지난해 초 무죄 판결이 내려졌지만 변 대표는 이미 '부패관료'라는 여론의 조리돌림을 받은 뒤였다. 외환은행 매각 건은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이다. 변 대표는 지금도 "당시 외환은행 매각은 금융권 부실을 막기 위한 정당한 조치였다"는 주장에 변함이 없다. 재판 결과는 알 수 없지만, 변 대표 사건은 공무원들에게 "소신대로 열심히 일 해봐야 나만 손해"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2008년 여름. 또 한명의 관료가 소신대로 정책을 편 대가로 쏟아지는 비난의 화살을 맞고 물러났다. 최중경 전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다. 고환율을 부추겨 물가급등을 초래했다는 게 경질의 이유였다. "물가상승은 전 세계적 현상이
어렸을 때는 자기 확신이나 신념이 강한 사람을 만나면 존경심이나 외경심이 생기곤 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그 존경심과 외경심이 두려움과 거부감으로 바뀌었다. 아마도 대학 때나 사회에서 접한 잡다한 사상, 경험들의 영향일 것이다. 어떤 친구는 자신이 믿고 있는 종교를 나만 모르고 있어서 너무 안타깝다고 했고, 어떤 친구는 민족해방과 통일의 한 길에 기꺼이 몸을 던지자고 했다. 또 어떤 친구는 노동해방을 얘기했고, 또 다른 친구는 시민운동이 새로운 대안이라고 했다. 그러나 나는 그 어떤 집단에도 쉽게 빠져들지 못했다. 집단 속 그들은 몸은 피곤할지언정 마음만은 편해 보였다. 나는 반대였다. 그래서 내 속에 똬리를 튼 의심과 경계를 강제로 몰아내려고도 해봤다. 하지만 잘 안됐다. 기자가 방황 끝에 마음의 안정을 찾게 된 것은 뜻밖에도 짧은 문구 하나 때문이었다. ‘자기반성 없는 계몽주의가 곧 파시즘이다.’ 파시즘에 대해 새롭게 정의내린 이 문구 하나가 '그들'에 꽂혀 있던 내 시선을 '나
지난 7일 1순위 청약접수에 들어간 서울 마포구의 한 주상복합아파트. 국내 대형 건설사가 시공하는 이 건물은 사업 규모나 위치보다도 터무니없이 비싼 분양가 때문에 주목을 끌어 왔다. 실제 이 주상복합아파트의 분양가는 3.3㎡당 최고 3500만원대로, 인근 시세보다 배 이상 비싸다. 이는 최근 같은 시공업체가 서초구 반포동에서 선보인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건설업계 추산으로 미분양 주택 물량이 전국 25만가구를 넘어섰다. 연일 이어지는 고유가 속에 원자재 가격은 1년새 배 이상 뛰는 등 원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건설업체들마다 자금압박에 시름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자체 어음을 할인받으려 해도 높은 할인율은 물론 별도의 수수료를 얹어줘도 거부당하는 기업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때 잘나갔던 일부 중견건설사들의 경우 올 여름을 넘기지 못할 것이란 소문도 끊이지 않고 있다. 건설시장을 둘러싼 현재 분위기다. 공사 물량이 줄고 분양시장이 완전히 침체되면서
그야말로 '포털 수난시대'다. 촛불정국과 맞물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특정 게시글 삭제조치가 내려진데 이어, 댓글 방치로 인한 명예훼손 손해배상, 음악 저작권과 관련된 형사소송 등 또다른 악재까지 겹쳤다. 여기에 방송통신위원회와 한나라당은 명예훼손 피해신고 게시글에 대해 포털이 즉각 임시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한다거나 포털에만 적용하던 본인확인제를 게임, 음악사이트로 확대키로 하는 등 인터넷 규제강도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최근 일련의 규제 움직임들은 정작 '역기능 해소'보단 촛불정국과 맞물려 비난여론을 잠재기 위한 '인터넷 여론 통제'로 비쳐질 소지가 다분하다는 점이다. 시기적으로도 그렇지만,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적잖은 논란이 야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정부의 지나친 규제가 자칫 토종포털에 대한 역차별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이다. 세계적 명성에 걸맞지 않게 국내에선 트래픽 유입량이 적었던 동영상사이트 유튜브가 최근 트래픽이 늘면서 다음, 판도라TV, 엠엔캐스트에
"이럴 때일수록 납작 엎드려 있어야죠."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에 육박하는 초고유가 시대를 맞아 정유업계의 표정은 미묘하다. 기름값이 오르면 오를수록 정유업계가 폭리나 취하는 것처럼 보는 시각을 우려한다. 올 2분기 정유업계의 실적은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업계는 물론 증권가 전망도 밝다. SK에너지와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개사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등이 지난해 동기나 올 1분기와 비교해 좋은 실적을 올릴 것이란 전망이 많다. SK에너지의 경우 영업이익이 1분기 3991억원보다 크게 늘어난 6500여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정유업계는 내수 판매가 아닌 수출 증가가 실적 향상의 이유라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도 최근 한 포럼에서 진행한 강연을 통해 "정유산업은 2007년 매출 기준 52%를 수출하는 등 수익의 많은 부분을 수출을 통해 창출함으로써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전화를 걸었다가 어리둥절하며 수화기를 내려놓은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화요일로 평일인데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시행되는 첫날이었지만, "오늘은 휴무일"이라는 안내멘트가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7월1일은 건보공단의 창립기념일이다. 1999년 12월 국민건강보험법이 제정, 2000년 7월1일부터 시행된 것을 기념해 정해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도 마찬가지다. 건보공단은 가입자 및 피부양자의 자격관리와 보험료 부과·징수, 보혐급여 관리, 자산관리·운영 등을 한다. 전국 6개 본부에 178개 지사, 1만2000명이 근무하고 있다. 심평원은 진료비 적정성을 평가하고 신약 등에 건강보험 적용여부, 진료비 가격산정 등이 주업무다. 병의원.약국 등에서 청구된 진료비를 심사.평가한다. 1700명 정도가 7개 지원에서 일하고 있다. 각종 대민 업무를 하고 제약사, 병원 등과도 업무가 직접 연결되는 건강보험의 양대 공공기관이 평일 하루를 창립기념 휴무일이라며 쉰 것이다. 이들
"다들 대형 IB가 목표라지만 핵심인력을 갖춘 곳은 드뭅니다. 신규채용이나 한 두 명 스카웃해서 될 일이 아니니 기존 증권사 인수나 팀단위 스카웃이 절실합니다"(A증권사 임원) "IB를 강화하려고 한 두 명 데려와도 기존 은행 방식에서는 한계가 있더군요. 차라리 IB에 특화된 중소형 증권사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중입니다"(B은행 관계자) 자본시장통합법(이하 자통법) 시행을 앞두고 고급인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중소형 증권사의 인수합병(M&A)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신규업체 진출과 기존 업체의 영업력강화 등 수요가 급증하면서 증권인력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이적료라는 웃돈까지 요구하는 상황이다. 이같은 '거품'때문에 신설증권사나 IB 등 특수인력이 필요한 당사자들은 "차라리 기존 중소형 증권사를 인수하는 것이 낫겠다"고 말한다. 이미 상당수 산업자본과 은행이 증권업에 진출했지만 여전히 중소형 증권사의 M&A설이 꾸준히 제기되는 데는, 이같은 인력수요도 원인이 되고 있다. 자
"대출을 줄이겠다고 하면 당장 피가 마르는 것은 우리 같은 작은 회사죠. 비 올 때 우산은 뺏지 않겠다고 말하지만…." 한 중소기업 사장의 말이다. 어렵사리 은행에서 대출을 받았지만 정부가 올 하반기 유동성 억제를 위해 대출규제에 나서면 만기 연장도 어려워질 것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정부는 2일 넘치는 유동성이 은행의 자산확대 경쟁과 대기업 인수·합병(M&A) 자금수요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보고 은행의 건전성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브레이크 없는 전차처럼 고삐가 풀린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고육책으로 읽힌다. 기업환경이 악화되면서 중소기업 연체율이 지난 5월 1.6%까지 올라간 가운데 기업대출의 잠재적 부실 가능성을 경고한 것도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하지만 대출규제에 따른 유동성 관리는 결과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들의 숨통을 조일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 정부 정책에 민감한 은행들은 대출자산에 대한 건전성 강화를 이유로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떨어
지난 20일 저녁. 와이탄이 내려다 보이는 근사한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았다. "내가 쏜다!" 친구 넷과 배 좀 채우고 맥주 한 잔씩 하고나니 계산서에 187$ 라는 가격이 눈에 확 들어왔다. 상하이가 만만한 데가 아니구나. 중국 음식을 파는 식당은 좀 쌀까 해서 양식 레스토랑을 애써 피해 왔다. 후난음식을 파는 북적이는 식당. 종업원이 과일주스를 권해 "과일이 싼 나라니까" 하고 맘 놓고 한 병 시켰더니 80위안(한화 약 1만3000원)이란다. 맙소사. 아무리 상하이가 중국에서도 물가가 가장 쎈 곳이라지만 그 곳 물가는 상상이상이었다. 중국은 이제 더이상 '만만한' 나라가 아니다. 원자재, 인건비 상승에 위안화 가치까지 올라 국내 기업들은 줄지어 '컴백홈'한 지 오래다. 중국 내에서도 생산비용이 늘어난 데다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줄도산 위기에 처한 기업이 한둘이 아니라고 한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비용 증가로 중국 수출업체들이 위기에 직면했다"며 중국 홍허의
"편파보도를 하는 '머니투데이'에는 협조할 수 없습니다." 얼마 전 열린 촛불시위 참가자들의 사법처리 현황을 취재하려는 기자에게 서울경찰청 홍보실 직원이 던진 말이다. 시위와 관련된 언론 홍보를 전담하고 있다는 이 경찰관은 기자의 문의전화에 "시민단체와 시위대 입장을 위주로 보도하는 언론에 대해서는 자료제공도 할 수 없고 전화도 사절 한다"고 잘라 말했다. 촛불시위의 근본 원인이 국민과 '소통부재'에 있는데 경찰에 유리한 기사를 쓰지 않는 언론과는 '소통'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권위주의 시절 '빗나간 공권력'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조차 했다. 특히 경찰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무차별 폭력을 휘두르는 모습을 보면 자신들의 치부를 숨기기에만 급급했던 80년대 '민주항쟁' 시절로 되돌아간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경찰이 실정법을 어기며 사회 안전을 위협하려는 세력을 단속하고 처벌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인 동시에 '존재이유'다. 하지만 '유리한 쪽으로만 자료를 제공하고 그렇지 않은
"디자인사업은 뉴타운사업과 다릅니다" 최근 서울시가 주최한 한 특강에서 오세훈 시장이 한 말이다.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디자인 사업'은 단시간에 눈에 띄는 사업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다음달 1일이면 서울시장에 취임한 지 정확히 2년이 되는 오 시장의 마음을 가장 잘 표현한 말로 해석된다. 오 시장은 취임이후 지금까지 많은 일을 했다. '창의시정'을 내세우며 공무원 사회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켰다. 디자인서울 프로젝트, 장기전세주택사업, 한강르네상스, 남산르네상스, 도심재창조 프로젝트 등 추진하고 있는 굵직굵직한 사업만 해도 10여 가지가 훨씬 넘는다. 하지만 적잖은 시민은 오 시장이 보여 주기 위한 '전시행정'을 펼친다고 비판한다. 피부로 느낄 만큼 서울 생활이 크게 나아진 게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컨설팅회사의 조사에 따르면 서울은 올해 세계에서 '살기 좋은 도시' 86위를 기록했다. 오 시장이 경쟁도시라고 언급했던 싱가포르(32위)나 도쿄(35위)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
즐겨보는 드라마 가운데 MBC '스포트라이트'가 있다. 기자들의 세계에 카메라를 들이댄 전문직 드라마다. 얼마 전 손예진이 맡은 주인공 서우진 기자는 대기업 관계자들이 재개발 지역 부당 전입 사례를 보도하는 특종을 터뜨렸다 곧 뭇매를 맞았다. '편법'을 '불법'으로 잘못 표현했기 때문이다. 단순한 말실수라지만 충분히 오해의 소지가 있고 반박의 여지가 없다. 내부적으로는 질책과 반성, 외부적으로는 사과와 정정보도가 이어졌다. 극적인 재미를 살리느라 단순화와 과장이 더해졌지만 '스포트라이트'의 이 에피소드는 정확한 보도의 중요성을 분명하게 일깨운다. 뉴스와 보도에는 정확성이 생명이며 늘 책임이 뒤따른다. 기자들이 목숨을 거는 특종에는, 특히 잘못을 꼬집는 비판 보도에는 더한 책임과 섬세함, 신중함이 요구된다. 지난 4월 29일의 'PD수첩' '긴급취재!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는 한국을 뒤흔든 보도임에 틀림없다. 제대로 걷지도 못하며 도축장으로 끌려가는 미국 소들의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