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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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토요일 오후 홍콩 구룡반도에 있는 샹그릴라 호텔. 돋보기 안경을 쓴 할머니 한 둘이 들어서기 시작하더니 40~50대 아저씨, 아기 엄마, 20대 아가씨 등등 다양한 사람들이 줄지어 몰려든다. 600석 홀은 어느새 꽉 찼다. 홍콩 맥쿼리증권이 마련한 주식워런트증권(ELW)증권 투자설명회다. 회갑연이나 대학축제에서나 볼 법한 전문MC까지 동원돼 'TV 쇼' 열기를 방불케 한다. 2시간 넘게 진행된 설명회에서 기념품만 챙겨 먼저 나가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오히려 교육이 끝나자 앞다퉈 질문하기 바쁘다. "내 주식자산의 위험을 헤지하려면 어떤 ELW로 투자하면 되죠?" 60대 할머니의 질문이 투자 전문가 수준이다. 신문은 물론 TV 방송에서조차 쉽게 접할 수 있을 정도로 홍콩인들에게 ELW는 친근한 상품이다. 홍콩 맥쿼리증권의 키이스 챈 ELW 마케팅 담당자는 "일반인들도 이미 ELW의 위험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ELW 광고나 TV 프로그램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은행들이 잇따라 예금금리 인상에 나섰다. 특히 '빅4'로 불리는 국민·우리·신한·하나은행의 경쟁이 치열하다. 국민은행이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5%포인트 인상했고 최근에는 우리은행과 함께 흔치 않은 5년만기 은행채권도 발행, 자금 끌어모으기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국민은행은 중소기업 대출까지 중단할 정도다. 하나은행도 예금금리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지난 9월에는 고금리 보통예금 통장도 시판했다. '빅4' 은행이 자금 끌어모으기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신한은행은 그다지 다급한 모습이 느껴지지 않는다. 신한은행은 최근 정기예금 전결금리를 0.3~0.4%포인트 정도 인상한 것 외에는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한 이렇다할 '액션'을 취하지 않고 있다. 은행 측은 지난 해부터 시작한 리스크 관리계획이 주효했다고 해석한다. 신상훈 행장이 지난해 연말부터 리스크 관리에 신경을 쓰도록 직원들을 독려한 결과 자금조달에 다소 여유가 생겼다고 말한다. 이
미국 추수감사절 연휴에 미국인들의 소비수준이 비교적 견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미소매협회(NRF)에 따르면 이 기간 유통업체의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5% 감소했다. 연휴 첫날 이른바 '블랙 프라이데이'에 8.3% 증가한 데 비하면 부진하지만 고유가와 주택 침체 등의 악재를 고려하면 '선방'으로 볼 수 있다. 26일 아시아 증시가 방증이다. 추수감사절 매출이 주목을 받은 데는 이유가 있다. 지난 여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발 신용 경색이 불거진 이후 세계는 미국 경제의 침체를 우려했다. 여기에 국제유가 및 식료품값 급등을 비롯한 인플레이션 관측이 더해지면서 미 경제가 '스태그플래이션'(저성장 속 고물가)에 진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증폭돼 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인한 위기는 내년에 더 악화될 것"이라며 "변동금리를 적용하는 대출 규모가 3620억 달러에 달하며 대출금리 인상 여파로 연체율도 늘어날 것"이라고 분
다음달 19일 치러질 17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건설교통부 공직자들의 정치권 줄대기가 한창이다. 일부 고위직의 경우 여권인 통합신당과 일정 거리를 두고 이미 야권 유력 후보에 줄을 섰다는 후문도 들린다. 심정적으로는 이해도 되고 동정이 간다. 정권을 누가 잡느냐에 따라 자신의 공직 운명도 판가름날 수 있어서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발표된 부동산정책 상당수가 건교부 공직자들의 고민에서 나온 것이란 점을 감안할 때, 꼬인 실타래를 푸는 것 처럼 잘못된 제도나 규정을 바로 잡는 일도 이들이 해야할 것이다. 우려되는 것은 앞다퉈 이뤄지는 공직자들의 권력을 향한 '해바라기 성 줄서기'가 기본적인 정책의 틀마저 완전히 뒤바꿔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정책을 둘러싸고 현 정부와 정치권간 시각차는 상당하다. 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양측 간에 적잖게 날을 세우고 있다. 주택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세제책이 대표적이고 주택공급 확대책 역시 방법론적으로 차이가 크다. 정책적 시각차
"지나가는 똥개도 알 일을 교육부는 왜 몰랐답니까?" 고3 수험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의 말이다. 올해 처음 도입되는 '수능 등급제'를 두고 여론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요점은 "이미 예고된 혼란에 대해 교육부가 손을 놓고 있었다"는 것. 지난 2004년 교육부는 내신(학생종합기록부)을 강화하기 위해 '수능 등급제'를 도입했다. 수능의 위상을 '자격시험' 정도로 떨어뜨려 학교수업의 정상화를 유도하겠다는 의도였다. 그러나 이 좋은 의도가 일선 교육현장에서는 꼬여서 나타났다. 다른 학교에 뒤지지 않기 위해 '내신 퍼주기' 현상이 나타났고, 대학들은 내신에 변별력이 없다며 다시 논술과 수능에 주목했다. 교육부와 대학이 티격태격하는 동안 '모르모트'가 된 1989년생 고3 수험생들은 1학년 때는 내신, 2학년 때는 논술, 3학년 때는 다시 수능에 '올인'하는 혼란을 겪어야 했다. 수능 위상을 떨어뜨리려 했지만 돌고 돌아 오히려 위상이 강화돼 버린 것. 게다가 입시설명회마다 '논술 파괴력을
"이제 한국 반도체 산업은 비메모리를 중심으로 한 성장이 필요합니다" 최근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주덕영 부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들은 말이다. 이를 비롯해 최근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 전반에 걸쳐 비메모리 분야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하게 일고 있다는 느낌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중심으로 D램과 낸드플래시 등 전 세계 반도체 시장 20%를 차지하는 메모리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D램 분야에서 1992년 처음 1위로 올라선 후 15년간 단 한번도 선두자리를 내준 적이 없다. 반면, 반도체 시장의 나머지 80%를 차지하는 비메모리 분야는 우리나라에서 여전히 미개척 분야로 남아있다.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이 기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일각의 비판도 이 때문이다. 시스템LSI로 대변되는 비메모리는 소품종 대량생산에 의존하는 메모리와는 달리,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메모리에 비해 부가가치가 높다. 각각 PC와 휴대폰에 들어가는 비메모
"수년동안 싸워왔던 정통부와 방송위가 몇개월만에 합의 보기가 쉽겠습니까?" IPTV 법안과 함께 논의됐던 방송통신 통합기구법안의 정기국회내 처리가 불발하자 관계부처의 한 관계자가 시큰둥하게 내뱉은 말이다. 국회 방송통신특별위원회는 20일 법안심사소위원회와 전체회의를 잇따라 열고 IPTV법안을 의결, 23일 본회의에서 처리키로 했다. 하지만 기구법안은 이날 회의에서 논의하지 못했다. 그동안 IPTV법안과 기구법 병행처리 원칙을 강조해 왔던 방통특위는 IPTV 법안만이라도 정기국회 안에 처리하기 위해 의원간 의견차가 큰 기구법안 처리를 고집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법안심사소위 소속 의원들이 강조하는 것처럼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의 첨예한 의견 대립에 발목이 잡혀 오랫동안 표류해온 IPTV 법안을 이번에 타결지은 것도 큰 성과일 수 있다. 급한대로 한시법 형태의 방송특별법에 규정을 마련하면 IPTV가 출범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구법안을 마무리 하지 않은 상태에서 IPTV법안만 처
"미래에셋이 해외에서 메릴린치, 피델리티와 경쟁해서 승산이 있습니까. 예전 율산그룹처럼 전락할 수 있다고 봅니다."외국계 금융사 출신으로 지금은 국내은행 계열사에 몸담고 있는 한 임원의 말이다. 미래에셋 `인사이트펀드'가 나온 뒤 여의도 증권가가 술렁이고 있다. 설정 보름 만에 4조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들이며 초대형 '공룡펀드'로 성장하자 우려의 목소리가 넘쳐난다. `묻지마 펀드' '몰빵펀드'라는 등의 비난도 나온다. 웃지 못할 광경도 벌어지고 있다. 겉으로는 "성과 검증이 안된데다 벤치마크도 불분명한 위험한 펀드"라며 견제의 시각을 보내면서도 영업일선에서는 "우리도 미래에셋 '인사이트펀드' 팝니다. 우리 지점에 오면 빨리 가입할 수 있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한다. 경쟁업계의 시기와 질투가 당연하다 싶을 정도로 `인사이트펀드` 열풍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 예측이 틀릴 경우 많은 투자자들이 손실을 볼 가능성도 물론 열려있다. 미래에셋에 대한 비난이 한국기업에 만연한
너무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주택담보대출이 중소기업 대출로 바뀌었을 뿐. 시기도 정확히 1년만이다. 지난 14일 국민은행이 신규 중소기업 및 소호대출을 중단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중기대출로의 쏠림현상에 대해 금융감독당국의 경고가 잇따르고 있는 터였다. 이어 다른 은행들도 중소기업 대출 관리 강화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다음날인 15일 중소기업중앙회는 성명서를 내고 "중소기업 대출을 경쟁적으로 확대해 놓고 금융당국의 지시에 따라 일시에 대출을 축소하는 국민은행의 영업전략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중소기업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이번엔 감독당국 차례. 감독당국은 15일 "국민은행에 확인한 결과 신규 (중소기업) 대출을 전면 중단한 사실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 없다"고 해명했다. 은행측이 언론을 통해 신규 대출을 중단했다고 밝히고 있는 가운데 감독당국은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촌극이 벌어진 것이다. 이런 혼란
16일 오후 2시 삼성 본관앞. #풍경1=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한 '삼성 특검 도입' 집회가 있는 쪽 삼성 본관 정문은 닫혀있다. 집회 장소로 발길을 돌리니 삼성 본관 앞 노점에서 장사를 하는 가판대의 70대 주인이 메가폰을 들고 시위대를 향해 '길을 비키라'로 소리친다. '삼성 특검 도입'을 주장하는 선언문을 낭독하는 서슬퍼런 민주노총 행사참가자도 장사에 방해가 된다고 메가폰을 들고 소리치는 연약한 가판대 노인에게는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연신 미안하다고 참아달라며 쩔쩔맨다. #풍경2=한국 대표 기업 삼성 본관을 빼곡히 둘러싼 경찰차량과 전의경의 모습 사이로 30여명의 일본인 관광객과 같은 무리들이 삼성 본관 후문으로 들어간다. 어디서 온 사람들인지를 물으니 포럼엔지니어링이라는 일본 회사의 엔지니어들이란다. 삼성 본관 1층 전시장에 전시된 첨단 제품들을 시찰하기 위해 온 삼성 방문단이란다. #풍경3=바로 이들의 뒤를 이어 파란색 눈의 남녀 외국인 20여명이 경찰 기동대 차량 사이를
게임이론에 ‘공약(公約)’이라는 용어가 있다.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의 일부를 스스로 봉쇄함으로써 약속의 신빙성을 높이는 전략을 가리킨다. ‘배수의 진'이라는 군사용어와 유사하지만 늬앙스는 약간 다르다. 배수의 진은 불리한 상황에 처한 아군의 사기를 높이겠다는 의미가 강하지만 ’공약‘은 자신의 손을 묶어둠으로써 어떤 상황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과시하는 것이다. 한국은행을 비롯한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도입한 인플레이션 목표제도 게임이론의 관점에서 보면 일종의 ‘공약’이다. ‘현 상황에서 금리를 올릴 수 밖에 없으니 잔말말고 따라오라’는 일종의 경고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통화정책 투명성 제고 방안을 들고 나왔다. 경제전망치 발표 횟수를 늘리고 범위를 넓힌다는 것이다. 실업률과 인플레이션 예측치도 발표하겠다고 했다. 버냉키 의장은 취임 이전부터 인플레이션 목표제 도입을 수시로 주장해왔다. 하지만 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이 강력하게 반대하고
휴게소 비빔밥, 소고기국밥, 따로국밥, 기사님식당…. 이회창 대선후보의 변신이 심상찮다. 지난 12일부터 시작된 3일치 지방버스 투어에서 이 후보는 간단한 국밥과 해장국으로 매 끼니를 때웠다. 동행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지방투어가 아니라 국밥집 순례"라는 우스개 소리가 나왔을 정도. 숙소도 마찬가지. "호텔방 아니면 안 묵는다"는 말이 나올 만큼 귀족이미지가 강했던 이 후보는 거리낌 없이 16.5㎡(5평)짜리 4만~5만원대 모텔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5년전 '옥탑방'이 뭔지 제대로 답하지 못해 '위장서민'이라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그다. 딱딱하고 냉철한 기존이미지와 달리 이른바 '촛불개그'(자기를 희생하는 개그)도 여러차례 선보였다. 13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계란봉변'을 당한 이 후보는 14일 부산의 한 강연에서 "어제 계란마사지를 했더니 못난 얼굴이 좀 예뻐 보이죠"라고 유머감각도 발휘했다. 고속도로 휴게실에서는 기자들과 '호도과자 간담회'도 가졌다. 이 후보는 탁자 위에 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