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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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이후 몇 년간 활발하게 주택사업을 영위해 온 중견건설기업 A사가 최근 부도위기를 어렵게 넘겼다. 돌아온 어음을 막지 않을 경우 1차 부도 처리될 수 있는 상황에서 막판에 간신히 위기를 벗어난 것이다. 이 회사는 업계에서조차 상식을 벗어난 '고가(高價)' 전략을 펴오면서도 외형은 물론 브랜드 인지도를 상당히 높혀왔다. 그만큼 수도권은 물론, 전국 각지에 수많은 아파트 건설현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만약 이 회사가 무너진다면 그 파장은 최근 잇단 부도로 업계에 '줄도산 공포'를 전달한 한승건설, 신일, 세종건설 등과는 사뭇 다르다. 이미 한 차례 부도를 맞아 주인이 바뀐 지방 B건설사도 최근 다소 사그라들었지만, 도산 가능성이 여전히 꼬리를 물고 있다. 최근 결과도 없는 해외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C건설과 그룹사로 커버린 지방 D건설도 연내 부도설이 나돌고 있다. 이런 상황만 보면 주택건설업계의 부도 공포는 단순히 경고성 만은 분명 아니다. 나름의 사유는 다양하지만, 궁
"요즘 휴대폰 시장에서는 '이슈'가 중요합니다. 웬만한 사람들이 하나씩 갖고 있는 휴대폰을 하나씩 더 사게 하려면 내놓고 자랑할 만큼 '갖고 싶은' 휴대폰을 만들어야 시장에서 먹힙니다. 그게 '이슈'죠." 휴대폰 제조업체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는 한 임원의 말이다. 한 때 중국에서 삼성 '애니콜' 신제품 한 대면 선망의 `명품족'에 끼던 때가 있었는데 요즘은 옛말이 됐다고 한다. 사람들이 갖고 싶어 하는 휴대폰에서 한국 제품들이 빠지고 있다고 한다. 애플의 '아이폰'을 보자. 제품이 시장에 선보이는 날 수많은 소비자가 '아이폰'을 사기 위해 밤샘을 하면서까지 줄을 서 기다렸다. 중국에서는 통화도 안되는 '아이폰' 짝퉁이 비싼 값에 팔리고 있다고 한다. 요즘은 기세가 조금 꺽인 듯 하지만 시장의 눈길을 끌어모으는 이슈 주도력이 정말 대단했다. 노키아는 음악서비스 '오비'와 게임 서비스를 공개하면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당연히 이 서비스들을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휴대폰에 관심이 모아
"의사들도 같이 혼내주세요." 제약업계 리베이트 관행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제약업계의 볼멘소리다. 우리는 약자이니 어쩔 수 없이 갖다바칠 수밖에 없었다는 하소연. 어떤 쪽이 겨가 묻었는지, 똥이 묻었는지는 모르겠으되 하여튼 문제가 심각하긴 심각한 모양이다. 한 제약사 임원은 "병원과 제약사는 철저한 갑과 을의 관계"라며 "제약회사 영업사원은 의사가 해달라고 하면 집에 가서 애들도 봐줄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잘못은 인정하지만 여기서 치이고, 저기서 치이는 제약사 신세를 한참동안 한탄했다. 그리곤 한마디 쏘아붙인다. "제약사만 잡는 것은 공정위의 불공정한 조사 아닌가”라고... 공정위는 내달중 17개 제약사를 대상으로 벌인 실사결과를 토대로 불공정거래를 행한 업체에 대한 과징금 처분 또는 고발 등 조치를 내릴 예정이다. 과징금 규모가 업체당 최대 100억원 이상이 될 것이라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과잉금 액수가 크다보니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구
현대자동차가 10년의 진통 끝에 '무파업 합의'라는 옥동자를 낳았다. 해마다 만성적인 파업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은터라 옥동자를 바라보는 기쁨은 배로 컸다. 하지만 탄생의 기쁨보다 아쉬움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현대차가 무분규 합의안을 마련하기 위해 너무 많은 것을 양보했기 때문이다. 우선 신차종 개발과 해외 공장 신증설 및 차종 투입 등을 노사 공동으로 심의, 의결한다는 내용을 포함해 경영권에 해당하는 사항을 양보했다. 또 임금피크제 없는 정년 연장, 주간 2교대 조기 실시는 노동생산성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고율의 임금 인상을 양보하면서 경영에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겼다는 점이다. 동종업계 최고 수준의 올해 합의안에 따라 단순 계산하면 1인당 490여만원의 임금 효과가 발생한다. 노조원이 4만4800여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차는 대략 2200여억원의 비용을 추가로 지출해야 된다. 지난해 영업이익(1조2344억원)의 6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매년 막대
금융정책을 뜯어보면 일선 담당자들이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이 자주 든다. 좋은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표적인 것이 최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환승론'이다. 금융감독원은 서민들이 쓰는 고금리 사채대출을 낮은 금리의 제2금융권 대출로 전환해 주자는 취지에서 이 상품을 만들어냈다. 올해 상반기 캐피탈,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을 독려해 대부업 법정 금리보다 10%포인트가량 낮은 환승론을 출시했는데, 정당이나 시민단체는 "낮춰도 고금리"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환승론은 대부업 대출금리 상한선 하향(66%→49%)에 맞춰 금리를 45%에서 38%가량으로 낮추고 대출승인 요건도 완화한 것이다. 하지만 시민단체는 여전히 "성에 차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지금까지 환승론으로 대출된 금액이 20억원에 불과하니 효과 자체가 없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환승론의 실적이 아직 미미한 것은 사실이지만 대부업 팽창을 억제하는 성과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예수 믿으세요. 예수 믿으면 천당갑니다” 주말 서울 시내 백화점 정문 앞, 대여섯 명의 교인들이 절규하듯 확성기에 입을 대고 외친다. 비슷한 시각, 불륨을 한껏 높인 확성기를 매단 00교회 소속의 한 승합차가 “예수에 귀의하라”고 소리치며 도로를 활보한다. 인파로 북적이는 주말 서울시내에서 낯설지않은 풍경이다. '암호'같은 외신과 싸우느라 다소 피곤한 몸을 이끌고 전망 좋은 술집에서 맥주 한잔 하는 순간에도 종교를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창밖을 내다보면 어림잡아 대여섯 개가 넘는 십자가가 눈에 들어온다. ‘한국에 기독교를 믿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나’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가끔 ‘나에게 오라’는 강요처럼 와닿는다. 탈레반에 납치된 샘물교회 신자들이 개종을 강요당했다고 한다. 샘물교회 목사는 “탈레반이 개종 서약서를 작성하라고 강요하는 등 인질들을 이슬람교로 개종하려 했으며 구타까지 했다”고 말했다. “인질들이 아무도 개종하지 않고 끝까지 버텼다”고도 했다. 새삼 한국 교인들의 강인
"CIA(美 중앙정보국) 국장도 '내가 협상 주역이었다'고 외치고 다닙니까?" 아프간 피랍사태와 관련, 김만복 국가정보원장의 언론 인터뷰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김 원장은 신속한 의사결정 등 효율적인 협상을 위해 아프간 행을 강행했다고 한다. 북핵 문제, 남북정상회담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정보 라인의 최고책임자가 장기간 자리를 비운 것이 바람직하냐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여김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김 원장의 언론 인터뷰와 국정원 요원의 노출은 이해하기 어렵다.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노력했을 뿐"이라는 게 김 원장의 설명이지만 "이처럼 많은 수의 인질을 무사히 구해낸 것은 예를 찾기 힘들다"는 김 원장의 자평은 쓴웃음을 짓게 한다. 김 원장은 석방된 인질들과 카불에서 기념촬영까지 하고 이 사진은 언론사를 통해 공개됐다. "김 원장이 국회의원 나올 모양"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올 정도다.
거인 SK텔레콤에 맞서온 전통의 연합군, KTF와 LG텔레콤 사이의 균열 기류가 심상치 않다. LG텔레콤의 'EV-DO 리비전A' 서비스 개시가 임박한 가운데 '리비전A'의 식별번호 문제를 놓고 두 업체가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 영상전화와 고속데이터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리비전A'에 대해 KTF는 분명한 3세대(3G) 서비스인 만큼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과 마찬가지로 010 식별번호를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LG텔레콤은 기존 1.8GHz 주파수 대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2G의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다며 01X의 기존 번호 부여를 요구하고 있다. KTF와 LG텔레콤은 각자 의견을 펼치는 데서 나아가 서로 상대회사가 원칙을 어기고 있다며 직접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최근에는 정일재 LG텔레콤 사장이 국회를 방문, 의원들에게 '리비전A'의 번호 문제에 대한 입장을 전하는 등 번호논란이 국회에까지 번진 모습이다. 30일 열린 유영환 정보통신부 장
"100∼132m²(30∼40평형)대 이상, 최고 330㎡(100평형)대에 달하는 임대주택을 짓겠다." "공공성뿐 아니라 수익성을 추구해야 한다. 해외사업과 에너지사업처를 신설하는 등 수익사업을 적극 발굴하겠다." 올 3월 부임한 박세흠 대한주택공사 사장이 2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경영전략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민간 CEO(전 대우건설 사장)출신으로서 공기업인 주택공사에 불어넣을 변화의 바람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박 사장이 던진 화두는 수익성. 그러나 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적지 않다. 국민임대 공급 등 공적역할을 수행해야할 공사가 장삿속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민주노동당은 "임대주택에 대한 인식전환을 빌미로 주공이 집장사에 본격 나서겠다는 의도"라며 "주공은 부유층에게 저렴한 주택을 공급하라고 만들어 진 것이 아니다"면서 중대형 임대 공급에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주공의 수익성 추구 의지는 일반 국민에게도 부정적으로 비춰지는 게 사실이다. 일부 주공아파트
"해외 법인장의 30%를 현지인으로 뽑겠다" 최근 남용 LG전자 부회장이 한 말이다. 미국 법인장은 미국인에게, 유럽 법인장은 유럽인에게 맡긴다는 얘기다. 지금까진 해외 법인의 99% 이상이 한국인을 파견했다. 남용 부회장은 또 해외 법인의 평가 잣대 중 하나로 시장점유율 대신 투자자본 이익률과 공헌이익 등을 따지겠다고 밝혔다. 해외 법인이 얼마나 현지화에 성공했느냐를 보겠다는 얘기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조직내 갈등이 생길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조직슬림화로 가뜩이나 자리가 줄고 있는데, 그나마 있는 자리를 외국인들에게 넘기면 어쩌냐는 불만이다. 해외에 투자할 바에야 한국에 투자하라는 얘기도 나왔다. 그러나 거꾸로 보면 어떨까. 우리나라에 투자했다가 실패한 외국기업들의 대부분은 한국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실패한 경우가 많다. 한국의 정책과 제도, 문화에 대한 이해없이 본국의 잣대를 그대로 적용하려다 실패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해외에서 성공하려면 해외 현지화에 성공
일주일 전쯤, 그러니까 22일에 외교통상부 기자실 문을 처음 두드렸다. 이전까지 과천정부청사를 출입하다 세종로 중앙청사라는 새로운 취재처에 대한 기대와 설레임으로 한껏 부풀어 있었다. 그러나 외통부 기자실에 대한 첫인상은 그야말로 어수선함 그 자체였다. 장기전에 돌입한 아프간 피랍 사태로 눈이 퀭한 기자들이 여기저기 눈에 띄는 와중에 기자실 통폐합 문제까지 겹쳐 대책회의를 열고 있었다. 출입기자로 등록도 돼 있지 않고 출입증도 없어 회의를 뒤로 한 채 우선 등록절차부터 밟았다. 그런데 뜻밖의 말부터 들려왔다. 등록 업무가 국정홍보처로 이관됐기 때문에 서류를 받을 수 없다는 것. 이야기 끝에 기자실 이전 문제가 난관에 봉착한 상황이니 되든 안되든 일단 서류는 접수하고 보자는 쪽으로 합의를 봤다. 등록이 안됐다고 기사를 안쓸 수는 없으므로 우선 보도자료 e-메일 서비스는 받기로 했다. 문제는 교육부 쪽에서 터졌다. 출입기자 신규등록 업무가 전면 중지됐고, e-메일도 보내줄 수 없으며,
"좀 이상하네요. 외국계 회사들이 인수·합병(M&A) 계약 전 진행상황을 '컨펌'(확인)해주는 경우가 거의 없거든요." 최근 외환은행 재매각과 관련해 론스타와 HSBC가 배타적 협상 사실을 공식 확인한 데 대해 외국계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의아해 했다. 협상의 '고수'들이 아무런 생각없이 행동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얘기다. 금융계 고위관계자는 외국계의 '일거양득'으로 해석했다. 빠른 시일내 한국 내 자산을 정리하려는 론스타는 탈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금융감독당국에 "국내 은행이 안된다면 차라리 외국계에 팔겠다"는 압박을 가하고, 한국 내 영업확장을 꾀하는 HSBC의 경우 "외환은행은 결국 우리가 인수한다"는 인식을 주려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금융감독 당국의 기류에 국내 은행들이 외국계 보다 민감하다는 점을 감안한 론스타는 여기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외국계를 물색했고, 결국 자산규모 세계 3위로 금융비주력자 논란도 비켜갈 수 있는 HSBC를 협상파트너로 삼았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