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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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전쯤에 일산에서 빠져나가 마포 홍대 주변 미분양 아파트를 잡았어요. 확장이니 인테리어니 신경 많이 써줘 돈 좀 굳었죠. 남은 돈에다 전세를 끼고 무리해서 반포 아파트를 매매해 재미 좀 봤습니다." 얼마전 만났던 지인의 부동산 투자 성공기다. '재미 좀'이라고 겸손해했지만 적어도 두어번 거래에 연봉의 대여섯배는 번 것처럼 보였다. 물론 투자가 실패해도 내가 들어가 살면 되지 하는 대비책과 '이자를 감당할 수 있는' 든든한 직장이 있음에 가능한 일이었을 터. 주변을 둘러봐도 온통 부동산 얘기뿐이다. 1억 ~ 2억(물론 이렇게 쉽게 말할 금액은 결코 아니다)만 있으면 대출 좀 끼고 수도권 재건축 아파트 분양권이나 전세 낀 아파트 하나쯤 사서 ‘몇천만원 남기는 것은 일도 아니다’라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전국적으로 '광풍(狂風)'이 몰아쳤던 2006년 전후와 비교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명확한 차이가 있다. 그때는 있었고 지금은 거의 희미해지는 ‘부동산 말고도 돈을 벌 수 있다는 희망
점심을 먹고 오후 1시30분쯤 사무실로 돌아오니 모 금융사 홍보부장이 기다리고 있었다. 기자가 취재해 쓰려는 기사에 대해 할 말이 있다는 용건이었다. 그 날은 하필 신문에 기획 면을 하나 더 만들어야 하는데다 오후 2시30분부터 인터뷰 약속도 잡혀 있었다. 2시엔 인터뷰 장소로 출발해야겠기에 “죄송하지만 담당 기자에게 말씀하시면 인터뷰 갔다 와서 기자에게 얘길 듣겠다”며 양해를 구했다. 인터뷰를 다녀와 기자가 작성해놓은 기사를 읽었다. 금융사가 소비자에게 혜택이 되는 서비스를 도입했는데 법적 규제 때문에 한계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기사를 쓴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규제 문제를 제기해 금융사에 좋은 기사인데 그 금융사가 할 말이라는 게 뭐냐”고 물었다. “규제 때문에 일을 못한다는 식의 기사가 나가면 금융감독원한테 찍힐 수 있다고 걱정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황당했다. “금융사가 느끼는 불합리한 규제에 문제 제기하는 것도 언론의 역할인데 금감원 눈치 보느라 그런 기사도 못 쓰냐”고
최근 이사를 하면서 마침 3년 약정이 끝난 인터넷 서비스를 다른 회사 상품으로 바꿨다. 인터넷 서비스와 함께 결합상품으로 봐왔던 IPTV의 주요 채널이 접속 안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등 서비스 품질이 떨어져서였다. 사실 약정이 끝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인터넷 통신업체들 때문이 아니었다. 약정 만료 서너달 전부터 하루에 적게는 대여섯통에서 십여통씩 걸려오는 통신업체 대리점들의 스팸 전화 때문이었다. 발신번호가 '070'으로 시작되는 텔레마케터들의 스팸 전화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마구잡이로 걸려왔다.(이 기간동안 족히 200통 이상 걸려온 듯 싶다) 전화를 받지 않거나 강제 종료를 하면 스팸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말그대로 '공해'에 가까웠다. 기억은 안나지만 휴대폰을 비롯해 각종 온라인 사이트를 가입할 때 기계적으로 마케팅에도 '동의'했을 터이니 무차별적인 전화 공세를 막을 수는 없었다. 어느 통신업체든 상관없이 가입을 권유하는 텔레마케터들이 전달하는 내용 대부분은
‘삶’을 ‘지옥’이라 여긴다면 그 논리적 귀결은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이다. ‘한국’을 ‘헬조선’으로 인식하는 이가 많아질수록 출산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역대 최저인 올 상반기 국내 출생아 숫자(21만5200명)는 우리가 사는 시대나 상황의 ‘거울’ 같은 수치다. 반전의 조짐도 없다. 같은 기간 혼인건수(14만4000건)는 1년 전보다 7.6% 감소했다. 결혼 2년 안에 첫 아이를 갖는 비율이 70%란 점을 고려하면 2년 뒤 출생아 수는 더 줄어든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수 있는 평균 자녀 수(합계출산율)가 지금처럼 1.24명에 머문다면 출생아 수가 60만명대던 1984~1990년생들의 결혼적령기엔 출생아 수가 30만명대가 된다. 통계청은 2030년부터는 인구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하는데, 그 무렵부터 사회 각 분야에서 부작용이 시작될 것은 쉽게 예견할 수 있다. 그렇지만 대다수는 당장 내 눈앞의 현실이 아니어서 저출산 문제를 겉으론 이해해도 속
주말에 작정한 영화를 봤다. 시쳇말로 공원과 산자락에서 만나는 ‘바카스 아줌마’가 주인공인 ‘죽여주는 여자’다. “그렇게 죽여준다며?” 정도로만 드러난 주인공은 실제 ‘죽여주는’ 여자가 된다. 사람을 죽여준다. 살인(방조)이고 범죄다. 하지만 복수나 폭력, 박진감 혹은 비장함 따위와는 거리가 멀다. 영화를 보는 동안 내 몸은 60세쯤의 나이가 됐다. 계단이나 비탈길을 오를 때 얕은 숨을 토하는 주인공의 느린 속도를 따라야 했다. 내 10년, 15년쯤 후의 미래가 ‘죽여주는 여자’가 될 가능성이 없다고? 그렇다 쳐도 죽여달라고 부탁하는 여자가 돼 죽여주는 남자를 찾지 말라는 장담도 할 수 없다. 기회가 될 때마다 가족에게 내 죽음에 대한 의지 몇 가지를 얘기한다. 우선 무덤을 만들지 말라는 것이다. 화장해 풍장 하거나 수목장 중 하나를 택할 작정이다. 돌보기 어려운 무덤을 생각하면 덜 미안하고 덜 서러운 일이다. 병들었을 경우, 인위적인 연명 작업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 더 중요한
"돈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끊임없이 흐른다" 베이징 동북쪽 외곽의 4환과 5환 사이 차오양구 왕징 대서양신청 아파트는 유난히 빈집이 많았다. 1년 8개월 전 베이징 특파원으로 처음 이곳에 정착했을 때 우리 앞집도 빈집이었다. 한국 돈으로 200만원이 넘는 월세를 받을 수 있는데도 집주인이 빈집으로 놔두는 게 이해되지 않았다. 의문은 1년이 지나 풀렸다. 지난 4월부터 집을 보러오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느는가 싶더니 이내 매매 계약이 이뤄졌는지 내부 공사가 진행됐다. 부동산 중개업소는 매매가가 1400만위안(당시 환율 24억5000만원)이라고 귀띔했다. 입주 15년차가 넘는 방 3개짜리 130㎡ 아파트다. 매매가가 이 정도다보니 집주인은 세입자 때문에 골치 아픈 월세보다 단 한번의 매매를 원한 것이다. 최근 아파트 곳곳에는 내부 공사가 유난히 눈에 많이 띈다. 베이징 집값이 이렇게 오르고, 거래도 척척 되는 것은 어찌보면 중국 인민은행이 바라던 바였는지 모른다. 인민은행은 201
"신약개발 과정에서 새로운 위험과 경쟁이 갑작스럽게 출현할 가능성은 언제나 있는 일이다. 3세대 폐암 신약 '올무티닙'(제품명 올리타) 개발을 포기하기로 한 베링거인겔하임의 결정을 존중한다." 개천절 연휴를 하루 앞둔 2일. 이관순 한미약품 대표는 서울 송파구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장에 섰다. 지난 1년간 8조5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 규모의 신약 기술수출을 성사시킨 주역인 이 대표의 목소리는 떨렸다. "세계 시장에서 퍼스트 인 클래스(First-in-class 기존 치료제가 없는 혁신신약)로 평가받는 신약이라는 점에서 애착이 많은 약물이다." 베링거인겔하임의 계약해지 결정을 알리면서도 이 대표는 올무티닙에 대한 짙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도 그럴 것이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올무티닙은 말기 폐암 환자들에게 구세주와 같은 존재로 평가됐다. 3월 방한한 게르드 스텔 베링거인겔하임 부사장은 한미약품과의 계약 과정을 거론하며 "차기 신약 후보물질을 찾던 중 한미의 3세대 표적항암제를 알게
'AI(인공지능), VR(가상현실), IoT(사물인터넷)...'. 글로벌 IT(정보기술) 시대의 빠른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단어들이다. 세상은 이렇게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한국의 대학들은 '지방 캠퍼스'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겉으로는 '글로벌 대학'을 외치고 있는 서울의 주요 대학들이 '지방 캠퍼스' 건립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과 '지방', 어울리지 않는 이 두 단어가 현재 한국 대학의 수준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 대표적인 곳이 최근 총장이 사퇴한 서강대다. '남양주 캠퍼스 건립'에 올인(?)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던 유기풍 총장은 지난달 29일 돌연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이장규 남양주캠퍼스 설립기획단장(대외부총장)도 유 총장에 앞서 28일 사퇴했다. 이들은 학내 갈등만 키워 놓고 결과적으로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았다. 이들이 사퇴하기 직전 본지는 '서강대 남양주 프로젝트 검토 보고서'를 입수해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서강대 법인이사회가 남양주
농협중앙회는 거대 조직이다. 조합원 수 235만여명, 자산은 약 400조원, 계열사만 31개. 임직원 수는 8만8000여명에 이른다. 대도시는 물론 전국 중·소도시 마다 농협하나로마트에는 서민들의 장바구니 행렬이 늘 줄을 잇는다. 기자도 가끔 ‘외조(外助)’ 한다며 이 대열에 합류했었다. 농협중앙회의 경제활동은 또 어떤가. 유통은 물론, 수출무역, 은행, 보험, 상호금융 등 국민경제에 관여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상한 부실기업 문제에도 관련이 있다. STX조선해양 등 조선·해운업 회사채에 투자했다가 대규모 손실을 본 곳이 바로 농협이다. 지방선거, 국회의원 선거, 대통령 선거 등 각종 선거마다 농협과 어떻게든 ‘선’을 대려는 정치꾼들의 기웃거림도 이런 어마어마한 ‘힘’을 의식해서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월 새 농협중앙회장으로 선출된 김병원 회장의 등장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었다. 그동안 영남세(勢)가 지배한 조직에서 사상 처음으로 호남 출신의 선출직 회
꼭 햇수로 10년 전이다. 신동빈 그룹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으로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지만 롯데 사태의 씨앗이 언론에 처음으로 드러난 그때가 말이다. 롯데 사태는 경영권 승계와 상속 과정의 편법과 롯데그룹 일가에 대한 그룹 차원의 부당지원으로 요약된다. 롯데그룹 수사과정에서 꾸준히 이름이 오르내렸던 신유미씨는 2007년 10월 당시 23세의 나이로 롯데의 식품계열사 롯데후레쉬델리카의 주식 35만주(9.3%)를 보유하게 됐다고 공시했다. 유미씨의 롯데그룹 계열사 주주 등재는 이때가 처음이었다. 유미씨는 신격호 회장과 서미경씨(현재는 검찰로부터 귀국을 종용받고 있음에도 일본 체류중) 사이에 태어난 딸이다. 당시 한주당 2560원으로 돈은 8억6000만원이 들어갔다. 아버지는 조 단위 부자라고 했지만 직장생활을 하지 않았던 20대 초반 여성이 그런 돈을 조달하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머니투데이를 시작으로 언론에서 유미씨의 주식 취득에 대해 ‘롯데 재산 분배의 시작’이라고 의미를 부여
# 다 자식들 탓이다. 올해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뉴스를 장식한 인물들의 마음속 변(辯)이다. 먼저 이제는 전(前) 공사가 된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의 외교관 태영호. 아버지가 항일 빨치산 1세대로 알려지며 백두혈통으로도 불렸던 인물이다. 그런 태 전 공사 가족의 한국 귀순은 둘째 아들의 영국 명문대 진학과 태 공사의 북한 복귀를 앞둔 시점에 단행된 것으로 보인다는게 영국 언론들의 보도였다. 올 여름 임기를 마치고 북한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던 태 전 공사는 차남의 학업에 지장이 생길 위기에 몰리자 자식의 장래를 위해 탈북을 결심했을 수 있다는 해석이 제기되는 것이다. 해외 최전선에서 체제 우위를 강변하던 이데올로그가 ‘지극히 사적인’ 아들의 장래문제에 흔들린 것이다.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현직 부장판사 김모씨. 대법원장까지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했던 전대미문의 법조 게이트의 그늘에도 일그러진 부정(父情·不正)이 개입됐을 수 있다. 김 부장판사는 정
2006년 4월, 1960~70년대 반공 드라마에서나 봄직한 사건이 대한민국 군대에서 발생했습니다. 공군 소속 한 부대에서 병사 2명이 부하 사병에게 전기를 이용한 가혹행위, 일명 '전기고문'을 한 혐의로 구속된 것입니다. 구속된 고참 병사들은 내무반에서 휴식시간에 부하 사병에게 한 TV 개그프로그램을 흉내내도록 한 뒤 이를 잘하지 못하자 220V 전기가 흐르는 전선을 신체에 접촉시키는 등의 가혹행위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당시 이 사건은 '신종 가혹행위'로 불리며 군대 내부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상당한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특히 한 해전인 2005년 논산훈련소 인분사건과 GP(전방감시초소) 총기난사 사건으로 군내 가혹행위 문제가 논란이 일었던 터여서 충격은 더욱 컸습니다. 그리고 9년 뒤인 2015년 4월, 인천의 한 특전사 부대에서 선임 병사들이 일처리가 미숙하다는 이유로 후임 병사에게 전투시 사용되는 전화기의 전선 끝부분을 양손으로 잡게 하고 전류를 흘려보내는 '전기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