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굿바이, 병신년(丙申年)!

[광화문]굿바이, 병신년(丙申年)!

강기택 경제부장
2016.12.07 06:01

-한국경제를 위한 기도문

 새해에는, 세계 어느 곳에 내놓아도 손색 없는 대통령을 갖게 해주소서.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조항을 마음에 새긴 대통령, 자신의 생각을 글과 말로 표현하며 토론할 수 있는 대통령, 높은 수준의 정치철학과 경제적 식견으로 무장한 대통령, 그럼에도 다른 의견을 경청하고 포용할 줄 아는 대통령, 휴일도 잊은 채 집무실에서 늦은 밤까지 일할 수 있는 체력을 갖춘 대통령, 주름살 늘어가는 것에 개의치 않고 국민들에게 헌신하는 대통령, 그런 대통령을 갖게 해주소서.

 새해에는, 한국경제가 ‘성장 같은 성장’을 하게 해주소서. 빚더미 위에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모래성을 짓는 일이 없게 하시고, 궁극적으로는 살아야 할 집이 ‘돈 놓고 돈 먹는 투전판’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해주소서. 경제부총리가 할 일이 경제적 강자를 위한 ‘해자’를 만드는 데 앞장서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약자를 위한 ‘발판’을 다지는 데 있음을 알게 하소서. ‘정권의 성과’가 아니라 ‘국가의 성과’를 내기 위한 정책을 펴려는 관료들이 기를 펴게 하소서. 그들이 기업들로부터 돈 걷는 일에 동원되지 않고 소신과 지혜로 본업에 전념하게 하소서.

 새해에는, 정치가 경제의 앞길을 가로막지 않도록 해주소서. 대통령 될 욕심에 표심 잡는다고 나라 망치는 법안 만들지 않게 하시고, 국민을 위해 반드시 만들어야 할 법안 저버리지 않게 해주소서. 정치적 혼란을 틈타 쪽지예산으로 나랏돈 빼먹은 의원들은 국회에 설 자리가 없게 해주소서. 정권을 잡는 일이 이권을 챙기는 일이라 여기는 자들, 민생이 파탄나면 그들의 정치생명도 다함을 깨닫도록 해주시고 자신들의 생계를 위한 정치가 아니라 경제의 백년대계를 위한 정치를 하게 해주소서.

 새해에는, 기업들이 위정자 눈치 보지 않고 먹거리를 마련하게 해주소서. 혁신의 기운과 세상에 없던 기술로 글로벌 정글에서 살아남게 하시고, 그리하여 국가는 부강하며 국민들의 밥벌이도 늘 안정적으로 지탱되게 해주소서. 기업의 주인이라고,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다고 ‘갑질’하는 자들은 추상 같은 법의 힘으로 심판받게 하시고 입만 열면 노동자를 위한다면서 제 이익만 셈하는 자들의 영혼도 씻겨 주소서. 묵묵히 일하는 ‘미생’이 일터에서 노예와 같은 ‘잡생’에 머물지 않고 순간순간 살아 있음을 느끼며 ‘완생’으로 나아가게 인도해주소서.

 새해에는, 가장들이 가족 앞에 뿌듯한 한 해가 되게 하소서. 자신의 재능과 노동으로 길어올린 맑은 우물물 같은 소득으로 따뜻한 밥 먹게 하시고, 편안히 몸 누일 집 걱정 없게 해주소서. 정부에 세금 내고 은행에 이자 내고 건물주에 임대료 내다 삶이 마감하지 않도록 해주소서. 무너진 중산층들 학원비 내느라 노후자금 탕진하지 않도록 하시고, 늙음이 빈곤의 동의어가 되는 시대, 아이를 안 낳는 게 생존전략이 되는 시대를 더 이상 방치하지 마소서. 온 가족이 모여 오순도순 저녁 먹고 이웃들과 함께 내일을 꿈꾸게 해주소서.

새해에는,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도록 해주소서. 한국사의 가장 자랑스런 한 페이지에 살았음을 후손들에게 말할 수 있도록 최선의 선택을 하게 해주소서. 광화문이 대통령 물러나라며 촛불을 드는 집회의 장이 아니라 한국이 나아가야 할 길을 위해 고민하고 논쟁하는 장, 이름 그대로 한국의 미래가 축복처럼 밝혀지는 ‘빛’의 광장이 되게 해주소서. 세상살이 고달프지 않은 시절이 없었지만 새해는 그래도 살림살이 넉넉해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살 수 있도록 해주소서.

 정유년(丁酉年)을 앞둔, 저무는 한 해의 끝자락에서 간절히 기원해 봅니다. 굿바이, 병신년(丙申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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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택 논설위원

비즈니스 저널리즘의 최고 경지, 머니투데이의 일원임을 자랑스레 여깁니다. 독창적이고, 통찰력 넘치는 기사로 독자들과 마주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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