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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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이 저에겐 기회가 될 것 같아요” 40대 중반의 여성 기업 홍보· 마켓팅 담당자가 점심 식사 중 이런 얘길 했다. 남성 중심 조직에서 20년간 이런저런 접대문화를 해왔던 그다. 업무상 여러 사람들과 접촉하면서 관계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술자리, 골프 등의 시간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들었다고 한다. 오히려 접대문화가 간소화되면 본인에게는 늘그막(?)에 새로운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했다. ‘김영란 법’으로 통칭 되는 청탁금지법이 어느 자리에서나 화제다. 머니투데이 더300·더L도 다양한 사례에 어떻게 이 법이 적용되는지 시리즈로 내보내고 있다. 그런데 법을 들여다볼수록 어렵다. 문제투성이다. ‘입원날짜 좀 당겨달라’는 부탁을 병원 지인을 통해 했을 때, 국립병원이면 처벌, 민간병원이면 처벌받지 않는다. 또 민간병원이더라도 청탁을 들어준 의사가 교수를 겸하면 처벌받는다. 병원의 지인을 통하지 않고, 환자가 직접 부탁하면 그 환
2011년 가을, 중국 베이징에서 단기 연수를 하며 대륙의 민낯을 잠시나마 들여다본 적이 있었다. 그때 연수를 했던 베이징항공항천대에는 유난히 아프리카에서 온 학생들이 많았다. 빈 강의실 곳곳에서 이디오피아나 잠비아 등에서 온 유학생들이 한자를 거의 그리다시피 하며 쓰기 연습에 몰두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당시 학생들에게 “그게 무슨 뜻인지는 알고 쓰냐”고 물으면 “숙제야, 바빠”라며 웃곤 했다. 그때 만난 아프리카 학생들은 대부분 중국 정부의 장학금을 받고 온 학생들이었다. 중국은 기본적으로 ‘이경촉정’(경제적 접근을 통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한다)을 너무 잘 하는 나라다.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를 깨려면 아프리카부터 자기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현실도 잘 알고 있다. 중국은 이미 남중국해에서 출발해 스리랑카 함반토타 항, 파키스탄 과다르 항을 거쳐 아프리카 지부티 오보크 항, 탄자니아 바가모요 항, 남아프리카공화국 리처드만 항, 나미비아 월비스 만에 이르는 이른바 ‘진주목걸이 전략’
"죄송합니다." 4분간의 경기를 마치고 매트를 내려오는 26살의 여자 유도대표 정보경은 끝내 눈물을 보였습니다. 경기장을 빠져나갈 때까지 너무 서럽게 울어서 중계를 보던 이들마저 눈시울이 불거질 정도였습니다. 너무 울어서 눈이 퉁퉁부은 채 인터뷰를 하던 정보경은 “꼭 금메달 따고 돌아가고 싶었는데...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라며 또한번 연신 눈물을 훔쳤습니다. 경기 종료 직전 4점짜리 큰 기술을 성공했음에도 무심한 심판이 2점으로 판정, 16강에서 패한 남자 레슬링대표 김현우. 그는 패자부활전에서 동메달을 확정지은 후 매트에 정성스럽게 놓은 태극기 위에서 큰절을 하다가 한없이 울었습니다. 김현우는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금메달을 기다렸을 가족과 국민에게 보답을 못해 죄송합니다”라며 굵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남자 유도대표팀 김원진도 패자부활전에서 패한 후 “코치님, 부모님, 동료들께 죄송합니다”라며 흐느꼈고 단체전 금메달 주역이 됐던 남자 양궁대표팀 김우진 역시 개인전에서 탈락한
기자 생활 후반부로 넘어오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지청구 하나가 학위에 도전하지 않는다는 거였다. “20년 동안 남들 다 하는 석사 하나 안 하고 뭐 했대. 그건 당신이 게으른 거지.” 인생 이모작을 새롭게 풀 수도 있는데 왜 준비를 안 하느냐는 충고였다. ‘OOO 최고위 과정’, ‘OOO 리더십 과정’ 등을 듣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변의 잔소리는 더 심해졌다. ‘그 시간에 정식 학위를 따라’는 거였다. “시간 남아서 한다고 생각하지 마. 평생교육이 자기한테는 해당 안 되는 줄 알아?” 흘러가는 뉴스에 지치는 일상이다. 체계적인 이론 공부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평생교육이라…. 이러던 중 ‘이화여대 사태’를 접했다. 이른바 ‘평생교육 단과대학’ 프로젝트. 학교 측의 철회 발표에도 총장 사퇴 압력까지 받고 있는 이대 사태는 학교 측은 물론 교육부가 톡톡히 망신을 산 사건이다. “교육부 공무원들도 자기 애 입시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모를걸. 교육부의 명은 (사립대학에) 먹히
어린 시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한 여름 밤을 떠올려 본다. "엄마, 잠이 오지 않아요" 라고 말하면 매번 "자 눈감고 1부터 100까지 세어보자"고 말씀하시던 기억이 난다. 그때 실수하지 않으려 바짝 긴장해 숫자를 세다보면 어느 새 거짓말처럼 꿈나라로 빠져들곤 했다. 매번 똑바로 100까지 세려 집중했지만 안타깝게도 그대로 된 적은 거의 없다. 90, 91, 92…. 거의 다 왔다 싶었지만 거기까지 였다. 지금 생각해 봐도 정말 신기한 '수면유도기술'이 아닐 수 없다. 전국적인 무더위가 보름가량 이어지면서 많은 이들이 지쳐가고 있다. 한 의료 통계에 의하면, 열대야로 인한 수면부족 등으로 최근 한 달새 병원을 찾은 환자가 1000여명이 넘는다고 한다. 이쯤되면 '잠들지 못하는 자의 고통'이 결코 가벼이 들리지 않는다. 혹여 이들에게 어린시절 추억을 들려주며 '숫자세기'를 권한다면 무어라 말할까. 아마 세상에서 가장 고약판 표정을 지으며 '너나 하세요'라고 쏘아부칠 것 같다. 그
‘5공만도 못 하다’ ‘5공식 발상’ 주로 정치권에서 쓰이긴 하지만 상대를 비하할 때 자주 등장하는 말이다. 12.12쿠데타와 5.17계엄, 체육관 선거로 당선된 전두환 대통령의 5공은 민주적 정통성이 없는 정권의 대명사로 꼽힌다. 물가 안정이나 올림픽 유치, 과외 금지 등 5공의 업적으로 꼽히는 것들이 있지만 그것들을 모두 덮고도 남을 폭력적인 억압이 워낙 도드라진 탓이다. 하지만 그런 5공의 치적으로 꼽힐 만한 것으로 덜 알려진 것이 한가지 더 있다. 위원으로 참여했다는 것만으로도 안 좋은 딱지가 붙는 국가보위입법회의(국보위)를 통해 1980년 12월에 법률안으로 제정된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이 그것이다. 당시 94개의 법률안 중 56개의 경제관련 법률 중 하나였고 언론에 보도된 법률안 설명도 한줄이었다. ‘일정 규모 이상의 주식회사에 대한 외부감사 의무화’를 통해 기업의 투명한 회계를 이끌어내보자는 법이었고 파급력도 컸다. 일정규모 이상의 법인(시행 초기에
국내 신용카드사들이 처한 상황을 보면 천상 천덕꾸러기 미운 오리 새끼다. 안에서는 국회와 금융당국에 얻어터지고 밖으로는 국제 브랜드 카드사에 당한다. 밖에서 뺨 맞고 집에 돌아와도 아무도 편들어 주는 이 없고 벌어놓은 돈이나 내놓으라고 구박받는 처지랄까. 비자카드는 지난 5월에 국내 카드사에 해외 결제 이용수수료를 1%에서 1.1%로 올리겠다고 통보했다. 비자카드는 지난 1분기 기준으로 한국의 해외 카드 이용금액 중 54%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인 지위를 갖고 있다. 국내 카드사들은 비자카드의 일방적인 수수료 인상이 부당하다며 여신금융협회를 통해 항의서한을 보내는 한편 공정거래 위반 소지가 없는지 검토에 들어갔다. 비자카드의 독과점적 구조 아래에서 국내 카드사들은 일방적인 수수료 통보를 따를 수 밖에 없어 불공정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내 카드사가 비자카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한들 원하는 성과를 얻기는 어려워 보인다. 공정위나 금융당국이나 국제 분쟁의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적극적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7.3% 오른 시간당 6470원으로 확정됐습니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정한 이번 인상률은 최근 10년간 연평균 인상률과 정확하게 일치합니다. 이번 결정으로 올해 월 기준(209시간) 126만270원인 최저임금이 내년엔 135만2230원이 됩니다. 20대 국회 4년간 이같은 인상률이 이어질 경우 2020년엔 시간당 최저임금이 7993원, 월 기준 167만537원이 되는데요. 연봉으로 환산하면 2004만6444원이 됩니다. 이중 소득세(근로·지방)와 국민연금, 건강·고용보험료 등 8.7% 가량을 뗍니다. 노동계는 ‘최악의 인상률’이라며 반발했고 경영계는 ‘불황속에 높은 인상률’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정치권 반응도 엇갈려 당초 시급 1만원을 공약했던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포용정치에 배치된다”며 유감을 표한 반면, 여권은 “경제상황 고려해 속도 조절 필요하다”고 논평했습니다. 좀 더 들여다 볼까요. 경영계는 이번 결정과 관련, “영세·중소기업의 부담이 한층
제조업은 한국 GDP의 28.5%(최근 5년 연평균)를 차지한다. 제조업의 성장기여도가 떨어지고 있다지만 제조업에 대한 정책 지원은 정부가 GDP를 끌어올리는 효과적인 수단이다. 기획재정부가 꺼리던 추경을 편성하면서 ‘조선업 살리기’로 방향을 잡은 것 역시 이런 맥락이다. 거제, 울산, 군산 등의 지역경제가 무너지는 것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수출입은행에 1조원, KDB산업은행에 4000억원을 현금출자해 조선업 등에 투입할 실탄을 마련하고 중소 조선소엔 관용선, 군함 등 선박 61척을 정부가 직접 발주키로 했다. 그런데 혈세가 들어가는 이 정책의 수혜자들은 ‘파업’을 선택했다. 수은을 거덜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성동조선해양은 노조원 350명이 금속노조가 주도한 조선업 구조조정 반대 파업결의대회에 참여했다. 수은이 대주주인 이 회사는 7년간 자율협약 상태고 누적 적자가 2조원에 달한다. 국책은행이 돈을 대고 삼성중공업이 영업·구매·생산 등을 돕는다. 독자생존이 불가능한
터키에서 이상야릇한 쿠데타가 벌어졌다. 발발부터 진압 과정까지 베일에 가려있지만 쿠데타 이후의 터키 정국은 더욱 우려를 낳고 있다. 구 소련(러시아)의 실패한 쿠데타(1991년)가 3일만에 마무리된 반면 25년 뒤 터키 쿠데타는 6시간 만에 상황이 종료됐다. 터키 일부 군부 세력은 쿠데타 초반 최대도시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 국제공항과 보스포러스해협 대교 2곳, 국영방송 등을 장악하는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휴가 중이었던 에르도안 대통령이 SNS를 통해 ‘쿠데타 진압에 국민이 나서달라’며 호소하는 등 전국적인 저항 분위기가 고조되며 쿠데타군은 지리멸렬했다. 결국 에르도안 대통령은 쿠데타 발생 6시간 만에 이스탄불 국제공항을 통해 복귀해 '쿠데타는 실패했다'고 선언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쿠데타군은 공중파 방송을 통해 '정국을 장악했다'고 엄포를 놨지만 SNS를 타고 흘러다니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반격은 파급력이 훨씬 컸다. 대통령 지지자들은 수도 앙카라와 이스탄불 등에서 군부의 탱크를
진시황의 천하통일 기틀을 닦은 중국 역사상 최고의 개혁가 상앙(?~ BC 338년). 법가(法家) 사상가인 상앙은 두 차례 변법(變法)을 성공시켜 진(秦)나라를 강대국으로 만들었다. 상앙은 개혁을 통한 부국강병을 역설했고, 이를 위해 무엇보다 법에 대한 백성의 믿음이 필요하다고 봤다. 상앙이 하루는 큰 기둥을 도성 남문에 세우고 '이 기둥을 북문으로 옮기는 사람에게 금 10냥을 주겠다'는 방을 붙였다. "기둥을 옮겼다고 10냥을 줄 사람이 어디 있어?" 진나라 백성들은 웃으면서 지나쳤다. 다음날 상금을 20냥으로 올렸을 때도, 또다시 하루 뒤 50냥으로 올랐을때도 비웃음만 살 뿐이었다. 하지만 지나던 한 사내가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기둥을 북문으로 옮기자 관리가 나타나 그 자리에서 금 50냥을 줬다. 이 일화처럼 상앙은 법에 따라 공을 세운 이에게 반드시 상을 줬다. 반대로 잘못한 사람에게는 반드시 벌을 줬는데, 예외가 없었다. 태자가 잘못을 범하자 그 스승의 코를 벨 정도였다
한반도 사드 배치는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사드 배치의 전 조짐은 곳곳에서 감지됐다. 우선 ‘세계의 경찰’로 불리는 미국은 2011년부터 ‘아시아 재균형 전략’(피봇 투 아시아, Pivot to Asia)을 통해 중국의 ‘대국굴기’(대국으로 우뚝 일어섬)를 견제하기 시작했다. 이전까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 중동 문제에 집중해왔다면 이제 주 무대를 아시아로 옮긴 것이다. 미국의 피봇 투 아시아는 G2로 급부상한 중국을 누르려는 포석이 가장 커 보인다. 일본 아베 정부가 헌법까지 개정해 전쟁을 할 수 있는 국가가 되겠다는것을 미국이 용인해 준 것도 일본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속내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일본은 2012년 7월 이후 센카쿠 열도 등에서 동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치열하게 맞서고 있다. 미국의 중국 견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미국은 중국과 남중국해를 사이에 놓고 맞닿아 있는 필리핀이나 베트남을 통해서도 중국 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