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돈주는 IPTV, 모르면 '호갱'

[광화문] 돈주는 IPTV, 모르면 '호갱'

문성일 통합뉴스룸1부장
2016.10.19 06:05

최근 이사를 하면서 마침 3년 약정이 끝난 인터넷 서비스를 다른 회사 상품으로 바꿨다. 인터넷 서비스와 함께 결합상품으로 봐왔던 IPTV의 주요 채널이 접속 안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등 서비스 품질이 떨어져서였다.

사실 약정이 끝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인터넷 통신업체들 때문이 아니었다. 약정 만료 서너달 전부터 하루에 적게는 대여섯통에서 십여통씩 걸려오는 통신업체 대리점들의 스팸 전화 때문이었다.

발신번호가 '070'으로 시작되는 텔레마케터들의 스팸 전화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마구잡이로 걸려왔다.(이 기간동안 족히 200통 이상 걸려온 듯 싶다) 전화를 받지 않거나 강제 종료를 하면 스팸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말그대로 '공해'에 가까웠다.

기억은 안나지만 휴대폰을 비롯해 각종 온라인 사이트를 가입할 때 기계적으로 마케팅에도 '동의'했을 터이니 무차별적인 전화 공세를 막을 수는 없었다.

어느 통신업체든 상관없이 가입을 권유하는 텔레마케터들이 전달하는 내용 대부분은 비슷했다. 이용하고 있는 통신업체를 옮기면 현금과 상품권을 준다는 것이다.

통신업체 본사에서 주는 상품권과는 별개로 각 대리점에서 제시하는 금액은 대략 30만~40만원. 통상 3년 약정을 하면 월 1만원이 넘는 금액이다. TV와 인터넷, 전화를 묶어 사용할 경우 월 이용료가 3만~4만원 정도임을 감안할 때 30% 가량 돌려받는 셈이다.

이처럼 유선통신시장에서 인터넷 등 가입자에게 현금이나 상품권을 줄 수 있는 이유는 소위 '단통법'(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적용 대상에서 빠져 있어서다. 그만큼 현재와 같은 유선통신시장의 영업 구조가 가능한 것이다.

이동통신시장과 마찬가지로 유선통신시장 역시 '복마전'이다. 통신업체들은 공정거래 시비가 붙어 몇 년 전부터 본사 차원에서의 직접 영업은 할 수 없다. 때문에 대리점들이 유통시장에 뛰어들어 '거간' 역할을 하고 있다. 대리점은 통신업체를 대신해 영업을 하고 그 대가로 리베이트를 받는다.

리베이트는 통상 건당 베이스이고 통신업체마다 상황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다는 게 관련업계 관계자의 귀띔이다. 통신업체가 대리점들에게 할당 등 갑질을 한다는 얘기도 있지만, 통상 대리점들은 통신업체들이 제시하는 리베이트나 관련 조건에 따라 움직이기도 한다. 즉 더많은 리베이트를 제시하는 통신업체로 갈아타거나 동시에 여러 통신업체의 영업을 하는 등 '무한의 충성'은 없는 것이다.

리베이트는 고객 유치(설치)뿐 아니라 이용료에서도 지급된다. 인터넷과 관련 장비 설치후 해당 통신업체가 유해사이트 접속 차단 등의 명목으로 추가적인 유료 서비스 신청을 권하는 이유도 결국 통신업체는 물론 대리점의 돈벌이 수단이 되는 셈이다.

이용자의 장기계약 유도는 대리점도 하겠지만 통신업체 본사가 더욱 절실하다. 약정기간 만료후 다른 통신업체로 갈아타려는 움직임이 포착되면 요금 할인과 함께 일정액의 상품권 지급 공세를 펼친다. 반면 이용자가 별다른 움직임없이 자연스럽게 계속 이용할 경우 할인없이 종전 요금을 그대로 적용한다. 그만큼 이런 내용을 모르면 '호갱'이 된다.

사실 따지고보면 신규 가입하거나 통신업체를 옮기면서 현금이나 상품권을 받는 것은 혜택이라기보다 '내 돈내고 내가 받는 식'이다. 마치 이용자가 소액대출을 받아 통신업체에 매달 갚아 나가는 구조와 같다. 현금을 받는 만큼 이용료가 올라간다. 결국 조삼모사인 셈.

휴대폰(이동통신) 가입시 단말기 할인을 받을 것인지, 요금 할인을 받을 것인지 선택하는 것과 매한가지다. 애당초 기본요금을 낮춰주는 것이 소비자 입장에선 가장 편하고 좋다. 유선통신시장 역시 썩좋은 유통 구조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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