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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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중심복합도시인 세종시를 특징짓는 단어 중 하나가 바로 '안개'다. 안개로 인해 아침 출근길 시정거리가 5m도 채 안되다 보니 요즘 주변 차량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비상등에, 거북이 걸음이다. 세종살이가 얼마 되지 않은 3단계 이주 공무원들이 잦은 접촉사고 등 '아찔한' 경험에 노출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얼마나 안개가 자주 끼고 짙었으면 '안개(연기를 연상케 함)가 많아 옛 지명이 연기군'이라는 농담이 생겨났을까. 물론 안개와 연기군(燕岐郡)의 지명에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 세종시 안개는 오래 전 부터 악명이 높았다. 원수산, 전월산 등 해발 200~300m 높이의 산들로 둘러싸인 분지(盆地)라 다른 곳에 비해 일교차가 심한데다 주변에 금강과 여러개의 호수가 위치하다보니 습도가 높아 안개가 자주 발생했다. 대기 포화상태에서 기온이 내려 갈 경우, 공기내 수증기가 물방울로 맺히며 생겨나는 게 안개인데 세종이야말로 안개 생성지로는 최적지인 셈이다. 기상학에서는 안개가 끼었을 때
옛날 어떤 나라의 신하들 간에 격론이 벌어졌다. 이웃나라에서 어떤 사람이 단단한 철을 쉽게 만들어내는 기술을 알아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몇몇 대신들은 백성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술이니 얼른 배워, 널리 퍼뜨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칼이나 농기구 등의 도구를 철로 만들 수 있으니 쓰임새가 늘고 효용도 커질 것으로 기대했다. 다른 대신은 이와는 반대로 사람들이 철을 쉽게 만들게 되면 무기가 늘어나 치안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존 철 기술자들이 일을 못하게 되면 먹고 살 방법이 없어지고 세금도 제대로 걷을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그 나라의 대신들은 철 만드는 기술을 배워 와야 할지 말지, 의견을 정하지 못해 시간만 보냈고 결국 철 기술을 가장 마지막에 쓰는 나라가 됐다. 갑자기 늘어나는 무기를 어떻게 통제할지, 예전 기술자들을 어떻게 교육시킬지 아무 대책도 마련하지 못한 채 말이다. 아무 것도 없는 빈 항아리만 손에 든 채 안에 물건을 담을지 말
중국인들이 즐겨 먹는 '샤즈꽈즈(바보 씨앗)'는 1970년대 중국 개혁·개방의 상징이다. 안후이성 우후시에서 과일 행상을 하던 넨광지우라는 인물은 샤즈꽈즈라는 브랜드로 호박씨 같은 구운 씨앗을 팔아 신중국 최초의 백만장자가 됐다. 투기죄로 3번이나 감옥에 갔다 왔을 정도로 넨광지우의 삶은 파란만장했다. 또 한편으로는 중국이 얼마나 지난한 과정을 거쳐 자본주의 경제를 도입했는지 잘 보여준다. 넨광지우는 타고난 장사꾼이었다. 그는 과일 장사로 큰 돈을 벌었다는 이유로 하루아침에 공안(경찰)에게 끌려가 9개월을 감옥에서 보냈다. 법원이 그에게 씌운 죄명은 사과 투기죄였다. 1963년 당시 중국은 입에 풀칠 할만한 돈 이상을 벌면 감옥에 가야 하는 시절이었다. 출소 직후 그는 과일이 싫어졌고, 우연히 볶은 호박씨 장사를 하게 된다. 넨광지우는 손님들이 원하던, 원하지 않던 호박씨 한 봉지를 사면 한 봉지를 덤으로 줬다. 그런 그를 사람들은 바보라고 놀렸다. 그가 파는 꽈즈도 자연스럽게 '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해외도박설을 접한 건 수년도 더 된 일이다. 2012년 미주한국일보에서 보도됐다고 하는데 우리 언론은 추종보도 하지 않은 걸로 기억한다. 이른바 찌라시를 통해 접했다. "사업 구상하면서 좀 놀았나 보다", "공소시효도 지났다는데 뭘". 김 의장에겐 미안하지만, 이런 식의 술자리 안주거리였다. 잊힌 줄 알았던 내용이 기사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공소시효가 지났어도 수사할 수 있다"는 비실명 검찰 관계자 말까지 인용된다. 새누리당 의원은 대놓고 수사를 촉구했다. 적어도 2014년 10월 옛 다음커뮤니케이션 합병을 결정한 후부터 김 의장과 카카오에는 시련이 닥쳤다. 1년 전, 감청을 둘러싼 정부와 대립은 꽤 곤혹스러웠을 것이다. ‘감청 거부’를 선언한 카카오는 사정 당국에 ‘괘씸죄’로 밉보일 만하다. 보완 장치를 뒀지만, 감청을 다시 허용했다. 집권여당은 네이버와 함께 카카오에 좌편향 딱지를 붙여 닦달한다. 올 국정감사에는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공정위원회, 국토교통
건설산업은 크게 종합건설과 전문건설로 나뉜다. 종합건설업체는 발주처로부터 공사를 수주해 원도급자로서 전체적인 계획과 관리 조정 역할을 하고 전문건설업체에 하도급을 통해 시공을 맡긴다. 이 같은 역할분담은 관련 법이 개정됐던 1958년 이후 50년 넘게 이어져 왔다. 이런 구도는 정부가 2007년 법 개정을 통해 '종합적인 계획이나 관리 및 조정이 필요하지 않은 3억원 미만의 소규모 복합공사는 예외적으로 전문건설업체들도 원도급으로 공사할 수 있다'는 내용의 '소규모 복합공사제도'를 도입하면서 깨졌다. 이 제도는 국내 건설업계의 업역간 대표적 갈등으로 '밥그릇 싸움'이란 비아냥까지 들어가며 수많은 논란 끝에 4년 뒤인 2011년 11월 시행에 들어갔다. 그리고 또다시 4년이 흘렀다. 올 4월10일 국토교통부가 소규모 복합공사 적용 범위를 기존 3억원 미만에서 10억원 미만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건설산업기본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또다시 논란이 시작됐다. 앞서 2013년 11월
“정부는 국내 쌀 산업 보호를 위해 현재 추진중이거나 앞으로 추진 예정인 모든 FTA(참여결정시 TPP포함)에서 쌀을 양허 대상에서 제외하겠다”(이동필 농림축산식품장관, 2014년 7월18일, 쌀 관세화 발표시) 70여만 가구에 이르는 국내 쌀생산 농가의 걱정을 진심으로 헤아려서였을까.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은 지난해 쌀시장 개방을 선언하면서 앞으로 양허(상품의 관세를 일정세율이상 올리지 않거나 서비스의 경우 특정업종을 개방하기로 한 약속) 대상에 결코 쌀을 포함시키지 않겠다는 대목에서 유독 힘을 주었다. 그는 또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이 정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높은 관세율을 설정해 국내 쌀 산업을 보호 하겠다”며 당시 쌀시장 개방을 반대하는 농민들을 설득했다. 그로부터 1년여가 지났다. 이동필 장관은 그동안 취약해진 국내 쌀 농가의 권익보호와 이를 위한 시장대책 마련에 주력했지만 그 효과를 농민들이 체감하기에는 현실과의 괴리가 여전히 큰 것 같다. 현재 80kg 쌀 값은 지
다시 노벨상 시즌이다. 노벨상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우리나라는, 해마다 이맘때만 되면 무슨 연례행사를 치르듯 비슷한 제목의 글과 기사가 쏟아진다. 요지는 ‘왜 우리는 노벨상 수상자를 못 내느냐’는 것이다. 마치 올림픽 경기에서 메달을 집계하는 것처럼 국가별로 배출한 수상자 수를 보여주기도 한다. 수상자들이 어떻게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성과를 냈는지, 어디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는지 하는 이야기도 살짝 고명처럼 곁들여서. 사정이 이렇다보니 어떻게 하면 노벨상을 받을 수 있을 지를 정부 차원에서 정책과제로 연구할 정도다. 노벨상 수상자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거는 기관도 나온다.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해야 한다는 '당위'는 자연스럽게 연구개발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다른 나라들은 이렇게 돈을 많이 투자했는데 우리는 거기에 한참 못 미친다는 식의 지적이 매년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분야를 중심으로 거의 비슷하게 나온다. 전통의학 연구가 인정을 받으면 한의학 분야에
혹자는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청춘이 고통받는 시대’다. 꿈과 희망마저 빼앗는 고통의 시간은 결코 ‘내일을 위한 성장통’이라는 위로의 말로 미화될 수 없어서다. 무엇보다 청춘을 힘들게 만드는 것은 일자리 문제다. 부푼 희망을 안고 학교를 졸업해도 마땅한 일자리를 찾기 힘들다. 올해 6월 기준 국내 청년실업률은 10.2%에 달한다. 외환위기 이후 최대치다. 여기엔 취업을 스스로 포기한 청년을 비롯한 비경제활동인구는 포함되지 않았다. 체감으로는 청년 3명 중 1명이 백수라는 분석도 있다.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춘들은 학생도 아닌 그렇다고 직장인도 아닌 어쩡쩡한 신분으로 주변부를 맴돈다. 그 과정이 길어질수록 꿈과 희망은 좌절과 자포자기로 바뀐다. 최근 인터넷에서 '3포세대', '4포세대' 등 포기세대를 넘어 ‘흙수저’ ‘헬조선’ 등의 단어들이 유행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문제의 심각성은 청춘의 좌절이 개인적 자포자기를 넘어 사회에 대한 분노로 표출
TV를 없앤 지 두 달 반이 지났다. 거실 한가운데를 차지한 TV 때문에 괜한 싸움도 잦고, 특히 채널이 많아지면서 시간만 아까운 프로그램이 많아 결단을 내렸다. TV를 워낙 좋아한 내가 40 여년의 인생 동안 TV 없이 살기는 처음이었다. 중국에 거주하는 동안 중국 TV까지 열심히 보았고, 나중에는 위성 안테나를 설치해 한국 TV를 보기도 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TV가 소음으로 다가왔다. 더 이상 연예인 A씨의 이혼과 정치인 B씨의 막말에 필요이상으로 분개하고 싶지 않았다. 북한의 누군가 머리스타일을 바꾸었다는 걸 내가 왜 알아야 하지? 일단 TV를 없애자 금단현상까지는 아니어도,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뭘 해야할지 헤맸다. 보통 퇴근하면 거실 소파에 기대앉아 리모콘으로 TV를 켠다. 이 행위는 “나는 휴식모드에 돌입했다”를 나 자신과 가족에게 알리는 것이다. TV 내용과는 상관없는 일종의 세레모니다. 수십년간 몸에 배인 이 절차가 없어지다 보니 다음 단계로 나아가지
버스 안내양이 있던 시절, 버스 출입문 위에 ‘개문발차, 절대금지’라고 빨간 글씨가 씌여 있었다. 승객이 다 내리거나 타지도 못했는데 문도 못 닫은 채 출발하는 일이 흔하던 만원버스, 앳된 소녀 안내양들이 문 양쪽 손잡이를 잡고 매달려 온몸으로 승객을 쑤셔 넣으려 안간힘 쓰는 모습은 지금 떠올려도 애잔하다. 그런 장면을 떠오르게 하는 ‘개문발차(開門發車)’가 언제부터인지 정치권 용어가 됐다. 준비나 절차 다 따질 여유가 없으니 일단 가고 본다는 말이다. 선거의 계절이 다가오면 '신당'이 등장하고, 그때마다 회자되는 말이 '개문발차'다. 일반 사람들이 보기엔 별로 새로워 보이지 않고, 기존 정당하고 뭐가 다른건지 잘 구분도 되지 않는데다가, 심지어 누가 함께 가는지도 모르는데 일단 '오라이' 발차시키고 본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어김없이 개문발차 대열이 시작됐다. 23일엔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을 맡고 있던 박주선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해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그보다 사흘전엔 천
요즘 베이징의 한국 기업 주재원들 사이에선 "도대체 중국 경기가 언제쯤 살아날 것이냐"가 단연 화제다. 중국 경기침체로 지난해보다 매출이 눈에 띄게 줄다 보니 내로라하는 경력의 현지 법인장들이 잇따라 교체되고 있어서다. 이 과정에서 원래 주재원 2명이 맡던 일을 1명이 맡거나 아예 후임이 없어지기도 한다. 베이징에서 10년 넘게 근무한 베테랑 주재원조차 "주재원 입지가 이렇게 위축될 정도로 중국 경기가 나빴던 적은 없었다"고 말할 정도다. 이런데도 중국 정부는 여전히 "경제성장률(GDP) 7%는 이상 없다"는 공언만 하니 한국 주재원들에게 중국 GDP는 더 이상 신뢰를 잃었다. 사실 중국 국가통계국이 경제 지표를 분위기에 따라 맞추는 이른바 '통계 맛사지'는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경제성장률 뿐 아니라 재정 수입, 신용 대출, 수출입 통계까지 조작은 전방위적으로 이루어진다는 퇴직 관리의 양심선언도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세수 증가율이 전년대비 마이너스로 떨어진 지방정부가 이를
김무성 새누리당 당 대표가 사위 마약 사건에 얽혀 연일 화제다. 양형기준을 모르니 오해살 만도 하고, 인물의 무게감을 생각하면 의혹 살 만도 하다. 하지만, 요 며칠 그를 주목한 더 큰 이유는 다른데 있다. “포털 편향, 포털, 여당에 부정적”이라는 발언. 여권 당 대표, 아니 ‘대권 잠룡’의 인식 때문이다. 김 대표는 5만236건의 포털 기사를 분석한 보고서를 근거로 제시했다. 정부와 여당, 야당에 부정적인 기사가 각각 1029건, 147건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5만여 건 중 1천여 건이면 겨우 2.34%다.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평을 주로 받은 보고서[본지 9월 10일자 5면]도 답답한데, 심지어 용역을 발주한 기관은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다. 국정감사 코앞,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자신들이 발주한, 수준 낮은 보고서를 토대로 당 대표가 포털을 비판한다? '작정했다'는 오해를 사기 충분하고, 결코 가볍게 지나칠 일이 아니다. 문득 ‘포털’이 궁금해졌다. 14일 오전, 네이버와 구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