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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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계대출이 한국 경제의 위험요인으로 부상한 이후 가계부채 관리는 역대 금융당국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였다. 대출을 억제하기 위해 셀 수 없이 많은 대책이 나왔다. 특히 집값과 직접적 연관을 갖는 주택담보대출은 다양한 정책 수단들이 도입됐다. LTV(주택담보인정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 낯설었던 이 용어들이 이제는 추가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일상화됐다. 하지만 정부가 쉽사리 손대지 못한 대출도 있었다. 전세대출이다. 전세대출을 제한하려던 시도는 '전세는 서민들의 주거 방식', '세입자는 약자'라는 논리에 번번히 막혔다. 2018년 8월 전세대출 보증에 소득기준을 도입하려던 시도가 대표적이다. 정부는 소득 제한이 없던 전세보증 대상을 부부합산 소득 7000만원 이하로 제한키로 했다. 이 방안은 그해 4월 당정이 서민·실수요자 주거안정 금융지원 방안으로 발표한 내용이었다. 세금으로 이뤄지는 보증이니 소득이 낮은 서민들에게 제공하겠다는 계획이었다
2011년 12월 스위스의 다국적제약사 로슈를 취재할 기회가 있어 바젤을 찾았다. 도시를 가로지르는 라인강 주변에 위치한 로슈를 보며 부러움을 느꼈던 기억이 있다. 그곳엔 로슈의 본사, 연구소, 생산시설이 12만㎡에 이르는 지역에 펼쳐져 있었다. 건물과 건물사이에 넓은 잔디밭이 펼쳐져 있어 마치 대학 캠퍼스를 연상시켰다. 당시는 우리 바이오산업이 태동하던 시기던터라, 스위스 바이오기업들의 월등히 좋은 환경을 보며 부러워했던 기억이 난다. 그보다 더 부러웠던건 연구개발(R&D)에 진심이었던 로슈의 전략이었다. 당시 로슈의 매출은 60조원이 넘었는데 R&D에 10조원이 넘는 돈을 썼다. 이는 삼성전자나 토요타의 R&D투자규모보다 더 큰 수준이었다. 지정학적으로 스위스는 우리와 유사한 면이 많다. 땅덩이가 넓지 않고, 독일, 프랑스,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등 강대국에 둘러싸여 수많은 외침에 시달렸다. 게다가 국토의 4분의1이 알프스산맥이어서 별다른 천연자원이 없다. 스위스인들은 지식과 기
화학자 중에 이름을 아는 인물을 한 명만 대라면 프랑스 사람 앙투안 라부아지에를 드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라부아지에는 화학이라는 학문을 창시한 인물로 '근대 화학의 아버지'라고 불린다. 학창시절 단골 시험문제였던 질량보존의 법칙을 확립한 이가 라부아지에다. 생물이 호흡하고 물질이 연소하는 데 산소라는 물질이 필요하다는 것을 밝혀낸 것도 그의 업적이다. 라부아지에는 50세에 파리 콩코드광장에서 단두대의 이슬이 됐다. 화학 지식을 이용해 가짜담배 밀수를 적발하는 일을 맡았는데 루이 16세 치하에서 세금징수조합 간부로 있었던 게 화근이었다. 프랑스혁명은 평민계급에 편중된 세금 부담 때문에 발발했다. 세금 징수원들에 대한 증오가 팽배했고 라부아지에는 반혁명분자로 낙인찍혔다. 혁명재판소 판사는 "정의는 연기될 수 없다"('홍성욱의 그림으로 읽는 과학사'에서 인용)며 사형을 언도했다. 남은 생을 화학연구를 하며 살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에 대한 대답이었다. 혁명정부의 공포정치도 라부아지에가
"당신이 누구인가보다 당신이 어디에 사는가가 더 결정적이다." 경제적 격차가 지리적 격차에서 기인한다는 엔리코 모리티 교수(UC버클리, 경제학)가 저서 '직업의 지리학'에서 말한 핵심 주장이다. 같은 일을 한다고 해도 어느 지역에 사느냐에 따라 소득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는 실리콘밸리처럼 혁신(첨단기술) 부문이 발달하고 생산성이 높은 곳과 그렇지 못한 곳의 차이를 비교한다. 부유한 주의 고졸과 가난한 주의 대졸 임금이 역전될 수 있음도 지적한다. 그에 따르면 혁신은 주주와 임직원이 누릴 경제적 지대를 창출하고 이는 의사,변호사, 교사, 미용사, 간호사, 배관공, 목수, 웨이터 등과 같은 지역적 서비스 종사자들의 일자리와 소득에 영향을 미친다. 첨단기술 부문의 일자리 하나는 비첨단기술 부문의 일자리 여러 개를 만들기 때문에 미숙련 노동자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최선의 방법은 첨단기술 기업을 유치하는 것이 된다. 모리티 교수가 미국을 대상으로 연구했지만, 동일한 논리를 국가와 국가 간에
내년 1월20일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양대 경제정책은 무역적자 감축을 위한 관세 인상과 경제 성장 촉진을 위한 세금 감면이다. 이 정책들은 미국 경제를 더욱 탄탄하게 만들기 위해 고안됐지만 미국 달러 가치의 변동성을 키워 글로벌 자산시장을 뒤흔들 가능성이 적지 않다. 관세 인상과 세금 감면이 미국의 무역적자와 재정적자를 확대시켜 미국 달러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고민을 깊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관세 인상은 무역적자 축소가 주요 목표다. 하지만 데스몬드 라크먼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 연구원은 지난 18일 배런스 기고문에서 관세 인상이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도 무역적자를 줄이는데 실패했다며 관세로 무역적자를 줄이겠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주요 무역 상대국에서 수입하는 대부분의 철강과 알루미늄, 35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15~20%의 관세를 부과했다. 하지만 미국의 무역적자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1년 전
# 2024년 11월 5일. 세계는 달라졌다.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다. 진화한 트럼프는 더 충직한 사단을 거느리고 워싱턴 D.C.에 들어간다.(그는 플로리다에서 워싱턴을 대체하고 있다). 워싱턴 입장에선 보면 그는 여전히 아웃사이더다. 미 공화당 내에서도 비주류였던 트럼프지만 이젠 아니다. 공화당을 장악했고 가치·이념의 담론 속 겉치레만 요란한 워싱턴 주류를 비웃는다. 미국 우선주의는 '최우선주의'로 강화됐다. 세계의 경찰 등 이윤없는 장사는 생각도 안 한다. 미국 최우선주의는 '힘'을 자랑하는 게 아니다. '힘'은 돈과 이익을 얻는 수단 중 하나다. '동맹'도 마찬가지다. '경제 안보'란 개념도 이젠 철저히 경제의 관점 하에 재구성된다. 트럼프 2기의 성격은 그래서 명확하다. 기업가 정부, 그 자체다.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의 등장은 단적인 예다. 머스크는 정부효율부(DOGE) 장관 내정자이기도 하다. 미국 의회의 예산안
극심한 내수 부진과 수출 둔화로 어려움을 겪는 한국 경제가 탄핵 변수까지 맞물리며 꼬여들고 있다. 가계와 기업들 모두 불확실성 때문에 움츠린 상황에서 정부 부문까지 흔들릴 조짐이다. 당장 내년도 본예산을 집행하기도 전에 추경 논의가 시작된 것은 국회와 정부의 무신경과 무책임이 상승 작용을 일으킨 결과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9일 국회 본회의에서 673조3000억 원의 내년도 예산안을 단독 의결한 것은 거듭된 충돌의 산물이었다. 민주당은 애초에 지난달 29일 정부 원안에서 4조1000억원을 줄인 예산안을 예결위 차원에서 단독 처리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감액예산안을 철회하지 않는한 협상은 없다고 했고 민주당은 정부·여당이 증액을 원하면 먼저 수정안을 가져오라고 맞섰다. 예산안 처리시한(12월2일)은 이렇게 넘어갔고 이튿날 야당의 '예산 폭거' 등을 빌미로 든 계엄 선포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이후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 계엄 해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제출과 한
신한금융그룹은 1981년 신한동해오픈이라는 남자 프로골프 대회를 만들었다. 한국 골프산업에 힘을 주자는 취지였지만 다른 한편으론 고(故) 이희건 신한은행 명예회장 같은 재일동포들이 모국에 지니고 있던 마음을 담은 행사이기도 했다. 이름부터가 그렇다. 한국에서 동해는 재일동포들이 사는 방향이고, 일본에서 본 동해는 고향땅 방면이다. 이들의 피에는 태극기가 흘렀다. 대회는 레이크사이드, 제일, 한성, 레이크우드 등 재일동포들과 연관이 있는 골프장에서 열리다가 2011년부터 인천지역으로 옮겨간다. 인천에 잭 니클라우스, 베어즈베스트 청라 등 신흥 명문 골프장이 생겼고 공항과도 가까워 선수들과 관계자들이 오가기 편했다. 2011~2014년 동해오픈은 잭 니클라우스에서 열렸는데, 2015년 프레지던츠컵 개최 관계로 신한동해오픈이 베어즈베스트 청라로 장소를 옮겼다. 이후 7번의 대회를 여기서 치렀다. 문제가 생긴건 2017년. 하나금융은 인천 청라에 대규모 사옥을 짓는 장기계획을 추진하고 있었
지난 3분기 우리나라 가구는 보험료로 월평균 9만1000원을 썼다. 월평균 소비지출액 290만7000원의 3%가 넘는다. 소비지출 중분류에서 보험료보다 많은 항목은 외식비(식사비·44만원), 학원·보습교육(17만2000원), 실제주거비(12만6000원), 기름값(운송기구연료비·11만3000원), 통신서비스(10만원) 뿐이다. 보험료에 쓰는 돈이 가뜩이나 많은데 내년엔 더 쓰게 생겼다. 우선 '제2의 건강보험'이라고 불리는 실손의료보험료가 오른다. 실손보험료는 높은 손해율 때문에 매년 올랐다. 보험연구원이 지난 5일 개최한 '건강보험 지속성을 위한 정책과제 세미나'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실손보험 손해율은 118.5%로 지난해(118.3%) 수준을 넘어섰다. 특히 4세대 손해율은 131.4%로 지난해(115.9%)에서 크게 악화했다. 보험사는 높은 손해율을 이유로 매년 두자릿수의 인상을 추진했으나 당국과의 논의를 거쳐 매번 인상률을 최소화했다. 2년째 인하된 자동차보험료는 내
지난달 24일 막을 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전 세계 야구 랭킹 중 상위 12개국이 참여해 대결을 펼치는 국가대항전)'에서 한국 국가대표팀은 조별리그 탈락이란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해결사 '김도영(기아타이거즈 소속)'이란 걸출한 스타를 보는 괘감도 맛봤지만 '넘사벽(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이 돼버린 일본 야구의 저력을 재확인하면서 씁쓸한 뒷맛을 남기기도 했다. 그간 우리 야구는 'WBSC 프리미어12' 초대 우승을 비롯해 20개국이 경쟁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 아시안게임 금메달 등 주요 국제 대회에서 최고의 성과를 올리면서 기적의 명승부를 연출해 국민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줬다. 이후 '예선 탈락'과 같이 기대를 져버린 결과들이 하나 둘 나오면서 '헝그리 정신'이 없는 젊은 선수들의 근성을 탓하는 기성 세대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사실 이런 분위긴 대부분의 스포츠 경기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들이다. 역대 최고의 라인업을 보유한 '축구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로 대한민국은 하루하루 긴박하게 돌아간다. 정부부처들은 대부분 긴급히 예정한 행사나 보도자료를 취소했다. 국정마비가 우려되는 가운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6일 낸 보도자료가 눈에 띄었다. 미국, 유럽, 아시아에 권역별로 총 8개 전략거점센터를 만들어 국제협력을 강화한다는 게 골자다. 얼핏 국제협력 강화를 핑계로 거액을 들여 해외거점을 만드는 전시행정인가 싶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이미 운영 중인 과학기술·ICT(정보통신기술) 해외센터 또는 정부출연연구소(출연연)의 해외거점을 활용한다는 것이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관련 해외센터 및 해외거점은 총 13개국, 35곳에 달한다. 해외센터가 18곳, 출연연 해외조직이 12곳, 전략기술센터가 5곳이다. 내년 설립 예정인 곳까지 합하면 36곳이다. 이중 글로벌 R&D(연구·개발) 지원에 특화된 8곳을 글로벌 전략거점센터로 지정한다는 것이다. 미주 4곳, 유럽 2곳, 아시아 2곳이다. 지정이 예정된 곳은 미
지구상 인구 4분의 1이 투표한다는 '선거의 해'가 저물어간다. 선거는 내 생각을 표로 드러낼 기회다. "후보가 다 거기서 거기"라면서도 조금이라도 더 나와 사회에 도움될 사람을 뽑는다. 결과 자체도 흥미를 주지만 남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기회가 된다. 적어도 이때만큼은 정치인들도 국민에게 눈높이를 맞추고 이들이 뭘 필요로 하는지 들여다본다. 선거가 없다면 국민의 뜻을 덜 민감하게 읽을 것이다. 국민은 선거를 통해 그들의 뜻을 표출하고, 결국 그 시기의 민심에 맞고 민심을 잘 읽은 인물이 선택된다. 세계에서는 연초 대만 총통 선거를 시작으로 지난달 미국 대통령 선거까지 굵직한 선거들이 이어졌다. 결과에선 역시 민심이 확인된다. 1월13일 치러진 대만 총통 선거는 제3후보인 민중당의 커원저가 26.4%나 득표하며(3위) 현지 정가를 흔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친중-반중 구도를 이룬 양강 후보와 달리 그는 저임금, 높은 집값 등 민생 문제에 집중하면서 젊은층 중심으로 호응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