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글로벌 R&D 신뢰도 괜찮나

[광화문] 글로벌 R&D 신뢰도 괜찮나

김유경 정보미디어과학부장
2024.12.09 04:00
 이종호 전 과기정통부 장관(오른쪽)과 일리아나 이바노바 EU 집행위원이 3월 25일(현지시각) 한국의 호라이즌 유럽 준회원국 가입 협상 타결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종호 전 과기정통부 장관(오른쪽)과 일리아나 이바노바 EU 집행위원이 3월 25일(현지시각) 한국의 호라이즌 유럽 준회원국 가입 협상 타결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로 대한민국은 하루하루 긴박하게 돌아간다. 정부부처들은 대부분 긴급히 예정한 행사나 보도자료를 취소했다.

국정마비가 우려되는 가운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6일 낸 보도자료가 눈에 띄었다. 미국, 유럽, 아시아에 권역별로 총 8개 전략거점센터를 만들어 국제협력을 강화한다는 게 골자다. 얼핏 국제협력 강화를 핑계로 거액을 들여 해외거점을 만드는 전시행정인가 싶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이미 운영 중인 과학기술·ICT(정보통신기술) 해외센터 또는 정부출연연구소(출연연)의 해외거점을 활용한다는 것이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관련 해외센터 및 해외거점은 총 13개국, 35곳에 달한다. 해외센터가 18곳, 출연연 해외조직이 12곳, 전략기술센터가 5곳이다. 내년 설립 예정인 곳까지 합하면 36곳이다. 이중 글로벌 R&D(연구·개발) 지원에 특화된 8곳을 글로벌 전략거점센터로 지정한다는 것이다. 미주 4곳, 유럽 2곳, 아시아 2곳이다.

지정이 예정된 곳은 미주 동부지역의 경우 △한국혁신센터(KIC) 워싱턴DC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보스턴브리지센터(2025년 설립 예정)이며, 서부지역의 경우 △KIC 실리콘밸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미주연구협력센터(실리콘밸리)다. 유럽은 △한-유럽연합(EU) 과기협력센터(벨기에 브뤼셀) △KIST 유럽(독일 자르브뤼켄)이, 아시아·태평양은 △한-인도연구혁신센터(뉴델리)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인니산업기술협력센터(자카르타)가 지정됐다.

전략거점센터는 권역 내 다른 해외센터들과 연계·협력을 주도하면서 국제공동연구, 인력교류, 디지털기업의 해외진출 등 글로벌 협력의 허브역할을 담당한다. 파편화됐던 현지 협력체계를 효율화하고 국제협력을 다방면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해외센터들을 집적화하고 재정비하는 한편 기능과 운영성과를 분석해 조직효율화 방안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출연연, 기업, 타 부처 기관 등도 공동활용할 수 있게 개방형 협력공간으로 운영한다는 게 핵심이다.

또 내년 1월1일부터 한국도 유럽 최대 R&D 프로그램인 '호라이즌유럽'에 준회원국 자격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된 만큼 유럽과 공동연구를 추진하려는 한국 연구자가 많을 것이라고 예상해 벨기에 브뤼셀에 '글로벌 R&D 헬프데스크'도 시범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이를 위한 예산은 내년 예산안 기준으로 20억원 정도가 추가 반영될 것이란 게 과기정통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해외 주요 지역에 센터나 거점을 새로 마련하려면 임대료와 유지비, 인건비 등 비용이 수십억 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효율적인 셈이다.

글로벌 R&D는 갈수록 중요해진다. 특히 대규모 투자와 인력이 필요하면서 R&D 속도가 빠른 AI(인공지능)나 우주항공 등의 분야는 해외 우수 연구기관들과의 협력이 필수다. 실제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에 따르면 세계 각국이 AI R&D를 확대하는 가운데 미국의 경우 지난해 5월 개정한 AI R&D 전략에 국제협력 대응방안을 추가했다. 영국, 독일, 프랑스 등도 AI 연구를 위해 유럽 및 국제협력 강화에 투자한다.

문제는 국제협력이 한쪽의 바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제 연구과제는 대부분 장기 프로젝트여서 국제적 신뢰가 중요하다. 자국 정부의 안정성과 정책연속성이 우려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과기정통부와 출연연들은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하지만 한국은 현재 비상계엄 사태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국제 신뢰도는 하락했다. 내년 해외기관과의 국제협력사업 연구비가 증액된 상황이라 고무적이지만 내년부터 새로 추진하는 국제협력 사업들이 계획대로 이뤄졌을 때 얘기다. 한 출연연 관계자의 말처럼 글로벌 R&D사업들이 당초 계획대로 추진되기를 바랄 뿐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유경 정보미디어과학부장

안녕하세요. 정보미디어과학부 김유경 정보미디어과학부장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