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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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 러시아 언론인에게 그루지야인에 대해 물었더니 '맨 손으로 호랑이를 때려잡는 산악인'이라고 답했다. 쉽사리 길들여지지 않는 야성의 변방인이라는 뜻이리라. 러시아대륙에서 크림반도로 통하는 길목의 그루지야는 모반의 땅이다. 지정학적 위치상 기독교와 이교도인 이슬람, 아시아계 유목민족 등과의 분쟁이 끊이지 않으며 거칠고 척박한 풍토를 만들어 냈다. 이 땅이 다시 화염을 내뿜으며 전세계적 관심의 대상지가 됐다. 민족 문제로 불거진 러시아와 그루지야간의 갈등이 분쟁의 도화선이 됐지만 실상은 더 위태롭다. 범 슬라브주의의 부활을 꿈꾸는 블라디미르 푸틴의 러시아와 이를 견제하려는 미국 등 서방세계의 상충하는 이해가 표출된 때문이다. 해양 대(對) 대륙 세력의 충돌이라는 고전적 대치관계로 인해 91년 소련 붕괴와 함께 종말을 고한 냉전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고조된다. 실제로 그루지야 분쟁 한 켠에는 미국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다. 인구 460여만명에 불과한 그루지야의 미하일
천정부지로 치솟던 국제 유가가 하락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배럴당 200달러 선도 그리 멀어 보이지 않았던 유가는 이제 100달러 선에 보다 가까이 다가섰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9월 인도분의 경우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지난 6일 한때 117달러 대까지 내려가며 2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보였다. ‘S(스태그플레이션)의 공포’까지 들먹이게 만들었던 유가가 떨어지는 것은 정점에 달한 무더위 속에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올 들어 서민들의 지갑을 얄팍하게 만들고, 중소기업들을 궁지로 몰았던 것이 다름 아닌 고유가였다. 그러나 최근 유가 하락세에 환호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원유 공급이 늘어난 게 아니라 경기 침체로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유가가 떨어지고 있는 탓이다. 유가 하락 이면에 더 큰 복병이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고유가 충격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돼 경기가 둔화했거나 그 조짐을 보이는 것은 이제 ‘전지구적인’ 현상이 됐다. 유가가 설사 100달러대 까지 내려가더라도 경기 문
국내 기업들이 실적을 발표했다 하면 사상 최대인데도 어쩐 일인지 '경제위기론'이 득세하고 있다. 정치권은 여야 할 것 없이 '경제위기'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 가운데 2000년 이후 최대 기록을 세운 업체가 무려 94개사(대신증권 집계)에 달하지만 이들 실적을 크게 보도하기도 민망할 지경이다. 주식시장은 악재에 민감해지고 호재에 둔감해졌다. 10년 호황을 누려온 조선업계에서 대우조선 등의 수주가 몇 건 해지됐다는 소식에 당장 '조선업 위기론'이 등장하고 조선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좋은 조건의 계약만 골라 수주하는데 한두 건의 투기성 계약이 해지돼도 문제되지 않는다는 해명은 먹히질 않는다. 심지어 하이닉스반도체와 같은 대기업이 유동성 위기설에 시달려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당국은 공매도(주가가 떨어질 것이란 예상 아래 주식을 빌려 파는 것) 세력이 가세했다는 혐의를 잡고 조사 중이라고 한다. '위기(Crisis)'라는 말을 다시 찾아 봤다. 생사의 분기점이
모두가 전문가다. 무슨 문제든 다들 모두 전문가다. 쇠고기에 대해서도, 독도에 대해서도, 헝클어진 정치문제에 대해서도 저마다 해법을 내놓는다. 유가, 환율 등 복잡한 경제문제에서도 해박한 지식을 뽐내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요즘 자리에 가면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질타가 대표적 안줏감이다. '이런 점이 잘못됐다' '저런 점이 잘못됐다' '이렇게 풀어야 한다' '저렇게 풀어야 한다' 각자 내놓는 해법이 천양지차다. 그래도 이 대통령이 문제라는 데 있어 일단 뜻을 같이하면 싸울 일이 없다. 얘길 들어보면 이 대통령보다 못한 사람이 없다. 한승수 총리보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보다 훨씬 뛰어난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인재가 넘쳐나는 나라다. 노무현 정부 때도 그랬다. 모두 노 대통령 때문이었다. 경제가 안좋은 것도, 사고가 나는 것도, 주가가 떨어지는 것도, 교통이 막히는 것도, 무엇을 막론하고 나쁜 것은 노 대통령 때문이었다. 요즘엔 기상청의 예보가 계속 빗나가자 '기상청 슈퍼컴퓨터를
챔버린 영국 총리는 회담을 마치고 귀환하는 비행기안에서도 히틀러 독일 총통의 평화 제스처를 믿었다. 그러나 누가보더라도 당시 히틀러는 이미 스페인 내전개입, 오스트리아 합병, 라인하르트 진주, 군비확장 등 끝모를 야심의 일단을 내보인 상황이었다. 히틀러의 팽창야욕 앞에 1차 세계대전 전후 평화를 지탱해주던 베르사이유 체제는 힘없이 무너지고 있었고 포성만 들리지 않을 뿐 전운은 유럽 전체에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 챔버린은 끝까지 유화론을 고집하다 영국과 영국인, 나아가 전세계 모두가 호된 곤욕을 치루는 결과로 이어졌다. 챔버린의 이러한 행동은 두고두고 연구 대상이다. 많은 학자들은 냉엄한 국제정세속에서 이성적 판단이 초래한 대표적 이상주의적 행동이라고 예시한다. 1차 대전의 참화에서 겨우 벗어난 유럽에서 울리는 단 한 방의 총성도 공멸로 가는 신호탄과 다름없다는 판단이 근거이다. 때문에 전쟁은 절대 일어나서도 안되고 일어날 수도 없다는 것이 상식적 판단이다. 챔버린은
정부가 개인정보보호를 명분으로 포털에 대한 규제강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명예훼손을 이유로 댓글삭제를 요청했을 때 불응하는 포털은 처벌하고, 하루 방문자수가 20∼30만명인 사이트에만 적용됐던 게시판 본인확인제도 10만명 이상으로 확대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까지 거들고 나섰다. 오프라인 형법에 존재하는 '모욕죄'가 사이버공간에서 적용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사이버모욕죄'를 신설하겠다고 공언했다. 포털 입장에서 보면 숨이 막힐 지경이다. 한편으론 개인정보 탈취를 목적으로 한 해킹 세력과 싸워야 하고, 다른 한편으론 악성댓글을 올리거나 청소년유해물을 게시하는 세력을 눈을 부릅뜨고 감시해야 한다. 거기에 명예훼손 댓글 방치에 대한 손배소송과 저작권 관련 형사소송까지 당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다음커뮤니케이션은 '한메일' 로그인 오류로 회원들의 개인정보가 대량 노출되는 사고까지 냈으니, 포털들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살얼음판'이다. 사실 포털에 대한 규제필요성이 제기된 것은 어제 오늘
'빌 클린턴 성추문 사건'은 세계적인 흥미거리였다. '성'(性)문제를 소재로 다룬데다, 미모의 여성과 세계 최고의 권력가인 미국의 대통령, 그의 부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해서다. '대통령의 은밀한 섹스'를 다룬 이 사건의 과정은 흥미진진했으나, 추문을 들춰내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각이 제대로 잡혀있는 미국 사회의 면모를 충분히 보여줬다. '빌 클린턴 성추문 사건'을 맡은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는 대통령의 불륜과 위증, 위증교사, 권력남용 등에 초점을 맞춰 수년간 조사한 끝에 탄핵 사유가 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했다. 대통령 탄핵안은 하원을 통과하고 상원에 회부됐다. 상원은 클린턴의 반대진영인 공화당 의석이 훨씬 많아 그의 탄핵은 불 보듯 뻔했다. 그러나 경륜 높은 상원은 의외의 선택을 했다. 탄핵안을 부결시킨 것이다. 미국의 도덕성과 체면을 땅에 떨어뜨린다며 클린턴을 눈엣가시처럼 경멸하던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들이 그를 정치적 위기에서 구해내고, 미국을 이끌 기회를 부여한
연말연시도, 주주총회 시즌도 아닌데 '인사편지'를 종종 받습니다. 금융회사를 경영하다 갓 물러났거나 새로 사령탑에 오른 분들의 퇴임 및 신임 인사입니다. 유례를 찾기 힘든 금융공기업 기관장의 일괄 사표 여파이기도 하지만 e메일에 익숙해져 버린 요즘 받는 편지는 언제나 신선합니다. 이 중 이종휘 우리은행장의 편지는 여러 번 꺼내 읽도록 만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인사말 마지막에 안도현의 시 '너에게 묻는다' 전문을 남겨서입니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평소 시를 좋아하는 이 행장이 의례적인 인사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덧붙였다고 합니다. 사실 아주 짧은 이 시는 경영자들도 자주 읊습니다. 그만큼 각별히 해석되는 듯 합니다. LIG손보의 김우진 사장은 지난 연말 연탄배달 봉사활동을 하면서 이 시를 인용했습니다. 그는 "고객과 사회에 뜨거운 그 무엇이 될 수 있도록 모두 함께 봉사의 리더십을 발휘해달라"고 직원들에게 당부했습니
쇠고기로 시작한 괴담은 그 끝을 모를 정도다. 한전, 수자원공사 등이 민영화되면 전기료와 수도료가 천정부지로 오를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니 더 할말이 없다. 더 황당한 것은 정부가 이같은 괴담이 무서워 멀찌감치 물러서있다는 것이다. 아예 논란에 휘말리는 것 자체를 꺼리고 있다. 수많은 이해관계자의 이해를 조정하면서 정책을 펴나가야 하는 정부의 기본적인 역할을 망각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스스로 정부이기를 포기하고 있는 셈이다. 괴담으로 보호받는 수혜자가 국민이 아니라는 데 문제가 있다. 수혜자는 바로 괴담을 외치는 사람들이다. 괴담중에서도 정부가 가장 곤혹스러워하는 하나가 바로 '의료민영화' 괴담이다. '아파도 돈 없으면 병원에 못간다'는 괴담은 다른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 파괴력 또한 상당하다. 논란은 커녕 말조차 꺼낼 수 없는 분위기가 돼 버렸다. 의료민영화 괴담은 생명체처럼 변화를 거듭, 생존을 모색해왔다. 당초 '건강보험민영화'로 시작됐다가
'눈 먼 자들의 도시'란 소설이 있다. 포르투갈 출신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주제 사라마구의 작품이다. 어느 도시에서 한 사람이 갑자기 눈이 먼다. 이 실명은 전염병처럼 퍼져 한 사람만 빼고 도시 전체 사람이 눈이 멀게 된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조심하다 곧 다른 사람들도 자기를 보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대소변을 아무 곳에서나 보기 시작한다. 질서는 무너지고 도시는 쓰레기와 똥, 오줌으로 뒤덮인다. 사람들은 이 와중에 이기심으로 똘똘 뭉쳐 먹을 것을 가지고 싸우며 약한 자들을 핍박한다. 모두 눈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전기 공급도, 수도 공급도 끊기고 먹을 것이란 슈퍼마켓이나 음식점, 음식창고에 쌓여 있는 것뿐이다. 눈 먼 자들은 몇몇씩 무리를 지어 먹을 것을 약탈하고 다닌다. 이 소설은 인간이 폭력과 이기주의에 의존하면 눈을 뜨고 있어도 눈 뜬 장님에 불과하다고 속삭인다. 모든 사람이 다 부족하고 약하고 이기적이지만 자기에게 있는 것으로 서로를 돕고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때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의 통합 조직인 '방송통신위원회'가 공식 출범한 지 3일자로 꼭 100일이 된다. 방송과 통신의 융합현상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는 판단에서 오랜 산고 끝에 탄생한 조직이 방통위다. 그러나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최시중 위원장은 대통령 최측근이라는 이유로 가까스로 국회 인사청문회를 했지만 여야 입장차가 너무 커서 결국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도 채택받지 못한 채 임명됐고, 이런 곡절 끝에 위원장은 취임했지만 직원들이 보직발령을 받기까지 한달 이상 걸렸다. 그러다보니 방통위는 새 정부 조직개편 이후 무려 2개월 동안 '개점휴업' 상태였다. 행정공백이 너무 길었던 탓일까. 아니면 급격한 환경변화 탓일까. 방통위는 출범 100일째를 맞는 지금도 여전히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혼란스러운 것은 방통위 조직뿐 아니다. 기업도 시장도 혼란스럽다. 방통위가 앞으로 어떤 정책을 펼칠지 전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정책의 불확실성은 기업의 투자를 위축시킨다. 기업
필자의 부친은 군인이셨다. 후손이나 후대에 어떤 분으로 기억되고 싶냐는 질문에 “싸움을 제일 잘했던 군인”이라고 거침없이 답했던 분이다. 국가권력을 쥐락펴락했던 ‘정치군인’과 대비해 나라를 지키는 군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셨다는 강조의 말씀이기도 하지만 저마다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나라 사랑의 길이라는가르침으로 들렸다. 그리고 실제로 한국전쟁중 숱한 전공으로 전사에 이름 석자를 올려놓으시기도 했다. 현재는 대전현충원에 수의 대신 평생 사랑하고 자랑스러워 하던 군복을 입고 누워계시다. 그 분이 살아 서울시청 광장에 서 계셨다면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 자문해본다. 그제는 6.25였다. 해마다 기념일이면 깨끗이 빨아둔 군복을 꺼내입고 광장에 나오셨다. 기념행사후 노병들과 태극기를 흔들며 행진하시던 모습이 여직도 눈에 선하다. 그 분이 촛불과 다시 전경대열, 물대포가 혼재된 '난장'의 장소에 다시 섰다면. 5월초부터 시작해 몇 차례 대통령의 사과에도 불구, 꺼지지 않는 광장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