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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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 진짜 괴담의 주인공이 있었다. 그는 당당히 앞에 나와 단상에 올라섰다. 국민 가수 나훈아씨 얘기이다. 나씨는 바지 지퍼를 내리려는 제스처 한 방으로 그를 둘러싼 모든 의혹을 날려버렸다. 괴담이란 피하면 피할수록 감추면 감출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당사자야 억울하겠지만 예측불허의 결과로 치닫는 속성이 있다. 그냥 묻혀두면 세월따라 잊혀지는 기억의 편린과는 다르다. 지금 괴담의 주인공은 정부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허용한 이명박 정부가 여론의 도마에 오르며 통상 집권 6개월간의 ‘허니문’기간은 어디로 날아가고 ‘나훈아’가 되고 있다. 그러나 전개양상은 사뭇 다르다. 필자 역시 유학, 특파원 생활 등을 통해 길들여진 미국 쇠고기의 수입을 기다려온 입장이다. 맛보다는 국내 쇠고기의 비싼 가격에 가슴 조이며 고대하던 개방이다. 근데 진실에 다가갈수록, 정부가 믿으라고 조금씩 내보이는 협상의 일단을 들여다 볼수록 ‘뭔가 찜찜하다’는 의혹은 커져만 간다. 우선 정부가 담보한 검역의 안
중국은 중화민국(中華民國)의 줄임말이다. '세상의 중심'이라는 의미로 자부심이 넘쳐흐르는 국명이다. 중국은 뛰어난 문화와 문물, 역사에다,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영웅과 호걸, 위대한 사상가들을 배출한 나라다. 중국은 그들의 문자와 문화 철학 군사력을 앞세워 주변국을 억눌러왔고, 조공을 받아왔다. 분명 그들은 세상의 중심에 서 있었다. 자부할만 하다. 근대에 들어 서강열국의 지배에 잇따라 무릎을 꿇고, 죽의 장막에 가려 있어 세상의 중심에서 멀리 주변국으로 전락했던 중국이 어느덧 경제력이나 군사력에서 국제무대의 중앙으로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국제무대에서 중국은 아직 멀었다. 노자가 누구인가. 장자는 무엇을 가르쳤나. 공자는 그들에게 어떤 존재인가. 요즘 중국이 하는 짓을 보면 노자의 말씀도, 장자의 가르침도, 공자의 철학도 모두다 허사(虛辭)였다. 기라성같은 선조들을 배출해낸 중국이 하고 있는 못난 짓을 보면 그들에게 과연 세계관이란 것이 있는지, 국제무대에서 지구촌 이웃과
얼마 전 시중은행 최고경영자를 만났을 때 일이다. 인사차 들른 퇴직 사원을 막 돌려보낸 그는 "연봉이 문제야"라고 혀를 찼다. 이미 외국계 투자은행(IB)으로 전직한 직원을 다시 불러들이고 싶지만 도무지 보수를 맞춰줄 수 없다는 얘기였다. 증권사 못지않게 각광받는 은행 IB부문의 인력 품귀 현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유능한 직원들은 고액 연봉을 주는 외국계로 속속 이탈한다. 정규직을 계약직으로 전환, 보수를 올리는 방안을 강구하는 은행이 등장한 것도 무리는 아니다. 임금체계나 사내 분위기상 특정 부서 직원에 한해 '파격적인' 대우를 해주기가 쉽지 않은 때문이다. 시중은행들의 이런 고민을 감안하면 최근 도마에 다시 오른 금융 공기업의 '과도한' 연봉에 대한 접근법도 달라져야 할 것같다. 정부는 "리스크를 안고 사업을 하지도 않고 무슨 연봉을 수억원씩 받느냐"는 이명박 대통령의 지적에 따라 금융기관장 연봉을 삭감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큰 리스크를 안고 높은 수익을 올렸다해도 연봉
요즘 문득문득 10년 전 해체된 대우그룹이 떠오르곤 한다. 한국은 외환위기를 맞아 해외 채권자들에게 뭔가 보여줬다. 당시 자산 80조원짜리 대우그룹을 절단내 보였다. 전경련 회장으로 재계를 대표하던 김우중 회장은 순식간에 '범죄집단의 수괴'라는 낙인이 찍힌 채 해외를 전전하며 도피생활을 해야 했다. 외환위기는 재벌의 선단식경영, 부채비율 500%대 부채경영에서 비롯됐다는 게 당시 '사회적 진단'이었다. 몇년 후 기업들이 투자 안하고 현금을 쌓아놓고만 있자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낮추라는 게 무슨 근거였는지 모르겠다는 논란도 제기됐다. 아무튼 빚 많았던 대우그룹은 시범케이스가 됐다. 국가 부도를 막기 위해 불가피했다고는 하나 한국사람 간 큰 것은 알아줘야 한다. 대우그룹 붕괴는 20세기 세계 최대 파산으로 기록돼 있다. 법적 잣대를 들이대니 김우중 회장의 대우 경영 방식은 범죄시스템으로 전락했다. 김 회장은 외화자금을 싼 값에 쓰기 위해 한국은행을 자주 찾았다고 한다. 그때
"미래에셋은 사기다"라고 외치는 한 의사를 만난 적이 있다. 깜짝 놀라 물었더니 실제로 미래에셋이 사기를 쳤다는 것은 아니다. 펀드에 대한 얘기였다. 많은 직장인들이 펀드가 자신의 노후를 지켜줄 것이라고 믿고 있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게 아닌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사실 '노후=펀드'라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은 얼마되지 않았다. 미래에셋으로 대표되는 운용사들의 대대적인 홍보 덕에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추세다. 사회초년병들은 저축에는 눈도 돌리지 않고, 펀드로 달려든다. 펀드가 우리 앞에 닥칠 많은 것을 해결해주는 존재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펀드가 정말 노후를 책임질 수 있을까. 30세 직장인이 한달에 30만원씩 펀드에 불입한다고 하자. 그럼 1년에 360만원, 10년에 3600만원을 붓게 된다. 60세까지 30년을 붓는다면 원금이 1억원을 약간 웃돌게 된다. 이 펀드가 얼마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물론 원금손실이 날 위험도 존재한다. 이 펀드가 매년 10%의 수익률을 올린다
총선 끝나고 얼마 뒤 모 중소기업 사장님과 저녁을 했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혼자말처럼 고백했다. "참 허무하네요. 제가 청와대 2년 넘게 출입했잖아요. 이번에 청와대 있던 사람들 총선 나가 다 떨어졌어요." 사장님은 혀를 끌끌 차며 말했다. "참, 나. 권 기자님, 와 이라노. '노(盧)색'을 벗어야 된다고 제가 언제부터 말했습니까. 아직도 '노색'을 못 벗었나." 참여정부 청와대 인사수석을 지냈던 사람은 아예 공천도 못 받았고 민정수석을 지냈던 사람과 대변인을 지냈던 사람은 떨어졌다. '노무현 대통령'을 만들었던 많은 통합민주당의 중진 의원들은 허무하게 낙선했고 노 전 대통령이 애정을 기울여 만들었던 열린우리당은 이제 통합민주당에서 자취조차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정치색으로 따지자면 무색, 무취, 무관심을 표방해왔던 내가, 이런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끼다니, 스스로 '노색'에 물들었다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알게 모르게 '노색'이 들었었나 보다. 그리하여 나는 총선 직후 혼자
얼마전 일산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납치 미수사건으로 온나라가 발칵 뒤집힌 일이 있다. 경찰의 무성의로 자칫 단순폭행으로 묻힐 뻔한 이 사건이 세상에 드러나게 된 것은 폐쇄회로TV(CCTV)에 찍힌 영상 덕분이었다.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전파된 CCTV 영상은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40대 남자가 10세 여자어린이를 흉기로 위협하며 마구 폭행하고 질질 끌고 나가는 장면이었다. 이 영상을 본 온국민은 분노했고, 경찰은 뒤늦게 CCTV에 찍힌 용의자 얼굴을 토대로 범인 검거에 나섰다. 경찰이 재수사에 착수한 지 하루도 안돼 검거된 범인은 상습 아동성폭행 전과자였다. 'CCTV가 아니었다면 어쩔 뻔했을까' 싶을 정도로 아찔했다. CCTV 영상이 결정적 단서를 제공한 것은 이 사건만이 아니다. 종합병원 사물함에서 금품을 훔치던 범인도 CCTV 때문에 덜미가 잡혔고, 상습적으로 오토바이를 훔치던 부자도 건물 주차장에 설치된 CCTV 때문에 범행 1주일 만에 검거되기도 했다. 최근 성남에서도 일
미래학자 폴 케네디를 10년전 예일대 연구실에서 만났다. 1998년 성급히 기획됐던 밀레니엄 특집을 위해 진행된 인터뷰에서 케네디가 했던 말중 기억나는 부분은 많지 않다. 기억력 때문이 아니라 세월 탓이던지. 아니면 사는데 별 영양가가 없었던 지... 다만 그가 넋두리처럼 내뱉던 몇 마디만은 여전히 귓전을 맴돈다. "아침에 일어나 PC를 켜면 이메일은 40여개나 쌓여있고…" 다가올 미래사회와 정치경제시스템에 대해 거창하게 설명하다 생뚱맞게 덧붙였던 말이다. 문명이기사회의 양면성을 그답게 풀어낸 지적이었다. 아무리 기술문명이 발달하면 뭐하냐 바쁜 아침 시간에 몸은 하나인데 언제 읽겠느냐, 결국 모든 선택과 결정, 시간과 노력의 배분 등은 여전히 나 혼자의 몫인데 어쩔거냐, 뭐 이런류의 푸념이었던 것같다. 케네디는 다소 비관론자이다. 당시 그는 풀이 많이 죽어 있었다. 그를 일약 세계석학의 반열에 올려놓았던 저서'강대국의 흥망'에서 논했던 미국의 쇠퇴 예측이 완전히 빗나간 때문이다. I
지난 1994년 일이다. 외국 낯선 거리에서 현대자동차를 보거나, 'CHOYANG','HANJIN'이라고 쓰인 화물 콘테이너만 봐도 코끝이 찡하던 시절, '국가경쟁력 강화'를 주제로 미국 실리콘밸리를 취재할 때였다. 전자제품 대형 마트를 들렀는데, 소니 파나소닉 산요 등 온통 일본제품들이 전시장 주요 자리를 점령하고 있었다. 삼성이나 LG가 내놓은 TV 등 가전제품은 진열이 아니라 매장 뒤켠에서 먼지를 뒤집어 쓴 채 방치되어 있었다. 샌프란시스코 중앙역. 한 흑인이 손수레에다 녹음기를 팔고 있었다. 수북히 쌓여있는 일제 녹음기 사이로 삼성제품이 눈에 띄었다. 반가웠다. 그에게 삼성 녹음기 값을 물었더니, 안판다고 한다. 일제 녹음기 성능을 손님이 비교할 수 있게 삼성 녹음기를 1대 갖다 놓았을 뿐 팔려는 것이 아니란다. '비교상품'에 불과했던 것이다. 기자는 장사꾼의 마켓팅 전략이 미웠고, 속도 상해 삼성 녹음기 성능이 더 좋다며 굳이 그 녹음기를 사왔다. 2002년 여름. 인디애나
최근 금융시장의 움직임이 무척 거칠어졌다. 무엇보다 환율과 금리 등의 변동폭이 크다. 글로벌 신용경색, 달러화 약세 등 대외요인이 1차 변수지만 최근 국내 고위 정책당국자들의 엇갈린 발언이 시장 혼선의 진원지라는 지적이다. 거친 것은 시장만이 아니다. 속속 표출되는 당국자들의 '시장관'은 마치 공개적 언쟁을 벌이듯 서로를 압박하는 투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밤 강연에서 던진 말이 단적인 예다. "한·미 금리차 2.75%포인트가 무슨 의미인지는 설명을 안해도 다알 것이며 환율과 경상수지 적자 추이를 감안할 때 어느 길로 가야할지는 자명한 일이다." 그는 "금리정책이 중앙은행 소관"이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사실상 금리를 내리지 않고 있는 한국은행을 공격했다. 이는 "통화금융정책과 관련해 재정부 장관이 금융통화위원회 거부권을 갖고 있다"는 대목에 이르면 자명해진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같은 날 오전 정부를 향해 '잽'을 날렸다. 그는 "항상 중앙은행이 물가만 보는 것은 아니지만
조광조의 개혁은 왜 실패했는가. 그의 급진적인 개혁 드라이브로 기득권을 잃게 된 중종반정 공신세력의 저항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훈구세력의 저항은 조광조를 그토록 신뢰하고, 힘을 실어줬던 중종이 돌연 등을 돌리고 훈구세력를 지지해서 가능했다. 중종의 신뢰가 정치 기반이었던 조광조는 기묘사화(己卯士禍)로 훈구세력에 패하고 능주로 유배됐다가 사사당하고, 그의 개혁은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조광조의 개혁이 반정공신들의 기득권을 없애고, 왕권강화에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중종은 왜 그에게 등을 돌렸는가. 조광조는 한번 말을 하면 그칠 줄을 몰랐다. 임금 앞에서건, 어디서건 한번 입을 열면 '이상적이고 옳은 말'만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쏟아냈다. 임금에게 강론을 할 때면 그의 언변은 청산유수였으나, 매번 그의 그칠 줄 모르는 강론을 들어야 하는 임금에게는 대단한 고역이었다. 찜통처럼 무더운 여름철 한낮에 조광조의 강론을 듣는 것은 중종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었다. 모든 것을 뒤
최근 공직자들이 골프 약속을 취소하고 있다고 한다. '골프 금지령' 파장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류우익 청와대 대통령실장이 "지금 이 시점에서 골프를 치는 수석이나 비서관은 없을 것"이라고 한 마디한 것이 발단이 됐다. 청와대 대변인이 "일하기 바쁜데 골프 칠 시간이 있겠느냐는 뜻일 뿐 골프 금지령은 없다"고 수습에 나섰지만 눈치 빠른 관가는 금지령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골프보다 테니스를 즐기고, 최측근이 이런 발언을 했는데도 골프를 즐기는 공직자가 있을까 싶다. "언제 금지했느냐"는 해명이 먹히지 않는 이유가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도 퇴임 후에야 "공무원 골프를 금지한 사실이 없고 다만 내가 골프를 안 치겠다고 말했는데 밑에서 과민반응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참모들에게 골프를 못하게 하고 싶은 심정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적어도 한국에서 골프와 정치는 상극이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3·1절에 골프가 아니라 테니스를 쳤다면 일이 그렇게 커지진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