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방송 품질 지역편차 심해…2~3년내 경쟁력 갖춰야
"지금요? 살아남는 게 목표죠."
서울에서 가장 노른자위라고 하는 강남지역을 대상으로 케이블TV서비스를 하고 있는 한 케이블TV방송사(SO)도 '생존'이 목표일 정도로 현재 국내 유료방송 시장은 살얼음판이다. 그나마 이 업체는 나은 편이다. 서비스지역의 가구 대부분이 케이블TV 가입자이고, 이 가운데 디지털케이블TV 가입자도 절반에 이르니 말이다.
우리나라 케이블TV 가입률은 결코 낮은 편이 아니다. 1800만에 이르는 전체 가구 가운데 83%에 해당하는 1500만 가구가 케이블TV를 시청하고 있다. 지역별 편차는 있겠지만, 이미 대부분의 가구가 케이블TV를 시청할 정도로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인터넷TV(IPTV)와 유료방송 시장을 놓고 정면으로 승부를 펼쳐야 하는 케이블TV방송사들은 그야말로 '죽을 맛'일 수밖에 없다.
케이블TV방송사들이 이 위기를 타개할 방법은 한가지뿐이다. 현재 월 5000원 안팎으로 형성돼 있는 가입자당이용요금(ARPU)을 최소한 1만2000원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한달에 5000원 내던 가입자들이 1만2000원까지 요금을 낼 의향이 있는지가 문제다. 서비스는 똑같은데 요금만 올린다면 소비자들의 저항에 부딪히기 때문에 케이블TV방송사들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요금에 대한 소비자 저항을 최소화시키고 매출성장을 달성할 수 있는 대안은 디지털케이블TV 저변을 넓히는 길이지만, 이마저도 쉽지는 않다. 엄청난 자금이 선행투자돼야 하는데, 자금력이 있는 SO와 그렇지 못한 SO의 편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2개 이상의 SO를 소유하고 있는 MSO는 비교적 디지털방송에 대한 투자비중이 높은 편인데도 업체별 편차가 심하다. 15개의 SO를 소유하고 있는 CJ헬로비전은 현재 디지털케이블TV 가입자는 60만에 이르지만, 13개의 SO를 소유한 CMB는 523가구에 불과하다. 이 차이는 가입자당 평균수익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금보다 디지털 가입비중이 낮았던 2006년 기준 CJ헬로비전의 연간 가입자당 평균수익은 14만원 수준인 반면 CMB는 8만4000원이다. 또, 디지털 가입비중이 특히 높은 큐릭스와 GS울산·강남방송의 경우는 가입자당 평균수익이 각각 17만9000원, 20만2000원에 달했다.
SO별로 디지털방송 투자가 들죽날죽하다보니, 지역별 디지털케이블TV 가입 편차도 심할 수밖에 없다. 8월말 기준 158만에 이르는 디지털케이블TV 가입 가구수 가운데 서울 가입자가 74만에 달하는데 비해, 대구의 디지털케이블TV 가입자는 1만5000가구 수준이고, 광주는 고작 140가구다. 일부지역은 디지털케이블TV를 신청하고 싶어도 SO가 서비스를 하지 않아 아예 못보는 곳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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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들이 유료방송 시장을 놓고 IPTV와 정면 승부해서 이기려면 바로 이 모순부터 해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기존 케이블TV 가입자들은 지역별 서비스 차이가 없는 IPTV로 이동할 것이고, 이는 결국 SO 스스로 생존권 위기를 자초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2012년 12월 31일이면 아날로그방송은 종료되기에, SO에게 주어진 시간은 고작해야 2∼3년 정도가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