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한 이야기
중국과 대만의 반도체·가전 산업 동향, 글로벌 IT 시장에서의 영향력, 현지 경제 이슈를 깊이 있게 전달하는 뉴스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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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연봉보다 많은 돈을 대학에 썼는데 실업자라니…차라리 한국에서 아르바이트 하는 편이 낫습니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중국인 리모씨(28)는 한국에서 구직 활동을 하고 있다. 취업 비자를 받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목표는 한국 취직이다. 중국 기업들의 채용과 대우가 악화되면서 대학원 과정을 마치고도 귀국을 미뤘다. 현지 친구들도 대부분 해외 유학을 알아보는 중이다. 리씨는 "고국에 가고 싶지만 려우민(실업자)이 될 바에는 알바생이 낫다"라며 "친구들 중에는 '비싼 등록금을 내고 대학에 갈 필요가 없다'는 말도 공공연하게 나온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연초부터 실업률 완화에 자신감을 보이던 중국이 휘청이고 있다. 1년에 1000만명이 넘는 신규 대졸자가 쏟아지지만 주요 기업들이 일제히 문을 닫고, 제조 공장 가동률이 하락하면서 채용 규모가 대폭 축소됐다. 중국 정부가 공개적으로 귀농을 장려할 정도로 도시의 일자리가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반도체·디
"푹 쉬어야 일도 더 잘 할 수 있다는 것이 중국 기업의 철칙입니다." 칭다오에 위치한 기업에 재직중인 A씨(31)는 이번 주 단오절 연휴를 맞아 한국을 찾았다. 회사가 연휴 기간 연차 추가 사용을 적극 독려하면서 코로나19로 미뤘던 해외여행을 떠났다. A씨의 직장 동료도 대부분 춘절과 노동절 연휴 기간 국내외 여행을 다녀왔다. A씨는 "중국인들은 가족을 방문하거나 여행을 다녀오는 등 휴식을 근로만큼 중요하게 생각한다"라며 "한국이나 일본의 직장 문화와 비교하면 중국의 휴가 제도는 아시아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4억 직장인이 휴가를 떠난다. 휴식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와 침체된 경제를 회복시키려는 중국 정부의 정책 기조가 일치하면서 3일 이상의 '장기 연휴'가 잇따른다. 연차 사용을 적극 독려하는 기업 문화도 정착됐다. 재계와 정부는 효율적인 근무형태를 구축해 노동생산성을 개선하고 내수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발맞춤을 하고 있다. ━"우리가 한국보다 기업문화 선진적"
"여러 나라에서 공부했지만 미국의 대우가 가장 좋습니다. 고향과 10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한국과 미국, 일본 등에서 유학한 중국인 유학생 A씨(29)는 최근 근무 중인 미국 회사의 인턴십을 연장할 방안을 알아보고 있다. 중국 회사의 채용 조건도 살펴봤지만 급여가 터무니없이 낮아 미국에 머무를 계획이다. 중국 정부가 '인재는 고국으로 돌아오라'고 홍보하고 있으나 A씨는 근무 조건을 최우선으로 했다. A씨는 "고학력자는 당연히 모국에 기여해야겠지만, 미국 기업의 처우가 너무 우수하다"며 "단순히 애국심으로 취직을 결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중국의 반도체 인재들이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있다.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 해외 유학을 보낸 인재도 과반수가 귀국을 거부하고 미국에 남았다. 1나노급 차세대 제조 공정을 소화하는 중국인 인재까지 미국을 택하면서 반도체 패권 다툼에서 중국의 비교열위가 심화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매년 수십만명의 인력이 부족하지만, 업계는 뚜렷한 유인
"TV로 '비리비리'에 접속할 수 있는지 묻는 고객이 많아 스마트TV를 우선 추천하고 있습니다. 상하이의 한 전자제품 판매점은 지난주부터 대대적인 TV 판촉 행사에 돌입했다. 가장 앞줄의 '황금 라인'에 스마트TV를 배치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인터넷, 게임까지 가능해 구매를 희망하는 소비자가 급증했다. 불법 시청 플랫폼인 '비리비리' 접속 가능 여부를 묻기도 한다. 이 판매점 관계자는 "스마트TV는 컴퓨터처럼 기능하면서도 화질·성능은 더 낫다"며 "한국 드라마나 아이돌 무대를 고화질로 보려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올해 판매량이 크게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코로나19로 잠잠하던 중국 TV 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연간 수천만대가 팔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시장을 두고 글로벌 브랜드의 각축전도 심화될 전망이다. 특히 1% 안팎의 저조한 점유율을 보이는 한국 브랜드의 약진이 기대된다. 하이센스·샤오미 등 라이벌 브랜드에 비해 차별화된 성능이 주 무기다. 한국 콘텐츠의
"미국과 관계가 파탄에 이른 것은 미국 탓이 아니라, 중국 스스로의 책임이다." 최근 후웨이 중국 상해교통대 교수의 발언이 중국을 뜨겁게 달궜다. 후웨이 교수는 미중관계 악화의 원인으로 중국을 지목하면서 중국 스스로 고립되는 일을 자처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애국심에 불타는 주요 매체와 누리꾼들의 융단폭격이 쏟아졌지만, 반도체 업계에서는 후웨이 교수의 발언에 공감하는 반응이 나온다. 올해 1분기 주요 기업들이 줄줄이 적자를 내면서 업황이 급속도로 악화된 영향이다. 특히 지난 23일 일본이 중국에 반도체 장비 수출을 사실상 전면규제하자 기업들의 고심이 깊어졌다. 반도체 장비가 없으면 생산 라인이 멈출 수밖에 없는데, 중국의 반도체 장비 국산화율은 30%에도 못 미친다. 현지에서 '굴욕'을 감수하고서라도 미중관계를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익명을 요구한 한 반도체 기업 관계자는 "미국의 탄압은 부당하지만, 아직 중국 반도체는 그에 맞설 역량이 없다"라며 "제재 이후 주요 기
5월부터 35도를 웃도는 '불볕더위'가 이어지자 베이징의 한 가전 전문점은 일찌감치 에어컨 판촉 행사를 시작했다. 정부가 지급하는 보조금을 활용해 최대 40%까지 할인을 제공한다. 주 대상은 중국 내 '빅 3' 가전 브랜드인 그리전기와 메이디, 하이얼이다. 한국·일본 에어컨 브랜드도 판매하지만, 찾는 소비자가 없어 이번 행사에서는 빠졌다. 이 전문점 관계자는 "지난해 LG 등 한국 에어컨을 구매한 고객 수는 손가락에 꼽을 정도"라며 "올해도 크게 구매가 늘 것 같지 않아 발주량을 줄이고 판촉 행사에서도 제외했다"고 밝혔다. 이번 여름 역대 최고 수준의 더위가 예보되면서 중국 에어컨 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코로나19 시기 판매량이 꾸준히 감소해 왔지만, 연초 내수 촉진 정책과 무더위에 힘입어 반등이 예고됐다. 현지 업계는 올해 중국 에어컨 브랜드의 약진을 확실시하는 분위기다. 가성비를 선호하는 소비 특성, 부동산 업계와의 협업과 보조금 지급 등 해외 브랜드가 넘을 수 없는 '만
"중국의 석유 정제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아직 정유능력이 부족한 국가에 적극 투자해 '윈-윈'하는 관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11일 중국 다롄의 한 석유화학기업 관계자는 중국의 해외 유전 투자에 대해 이와 같이 말했다. 세계 1위 정유능력을 앞세워 새 유전이 발견되는 지역에 적극 진출하겠다는 목소리다. 중국석유경제기술연구소는 2024년 중국의 정유 용량이 10억 톤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서방 국가와 관계가 나쁜 지역은 중국의 투자를 반길 것" 이라며 "중국 기업은 현지의 이익을 위해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중국은 최근 남미 북부의 가이아나 공화국 투자를 늘리고 있다. 현지에 머무는 중국인은 소수지만, 의료 협력에서부터 금광 채굴, 가구 사업까지 다방면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가이아나 연안에서 잇따라 발견된 석유에 미국·인도 등 경쟁 국가의 개입을 차단하고 일찌감치 지분을 확대하겠다는 계산이다. 아프리카와 아시아에 국한됐던
"웬신이얀(어니봇)은 막대한 상업적 가치가 담긴 기술이다. 문학 창작은 물론 수학 계산, 쓰촨 방언까지 가능한 능력을 갖췄다."(리옌훙 바이두 창업자) 최근 중국 최대의 포털이자 IT(정보통신) 기업인 바이두는 생성형 AI(인공지능) '웬신이얀'을 공개했다. 미국 '챗GPT'의 중국 버전이다. 리옌훙 바이두 창업자가 직접 나서 웬신이얀의 성능을 설명하며 '중국 산업의 미래'라고 언급할 만큼 자신감을 내보였다. 그러나 30분간의 시연 행사 후 바이두의 주가는 되레 6.5% 급락했다. '챗GPT'는 물론 한국·대만 등 다른 국가의 생성형 AI보다 떨어지는 성능만 재확인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중국은 국가 차원에서 생성형 AI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바이두 역시 혹평에도 불구하고 웬신이얀을 연신 홍보하면서 '띄우기'에 나섰다. 웬신이얀을 키우기 위해서는 애플과의 법정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650개 이상의 중국 기업도 웬신이얀 프로젝트에 동참해 바이두와 발맞춤을 하겠다고
"올해 캄보디아에서 가장 큰 화력 발전소의 가동은 '일대일로'의 핵심 프로젝트 중 하나입니다." 중국의 5대 국영 발전기업 중 하나인 '중국화띠엔'(CHEC)은 이달 캄보디아 남서부 웨스트포트 누크항에 설치한 석탄 화력 발전소를 공식 가동했다. 35만 킬로와트 발전기 2개와 8000톤의 석탄 정박지를 갖춘 캄보디아 내 최대 발전소다. 건설 과정에는 중국 표준과 기술, 장비 등 모든 것이 '메이드 인 차이나'로 갖춰졌다. 중국화띠엔 관계자는 "중국의 지혜(기술)를 해외에 전달하는 일대일로의 우수 사례"라며 "중국과 다른 국가가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경제 협력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자평했다. 주춤했던 중국 경제가 올초 국제 경제협력에 속도를 낸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직접 나서 중국 기업의 해외 투자를 독려하며 글로벌 영향력을 넓혀야 한다고 주문했다. 리오프닝(경제 재개방)으로 내수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든든한 실탄(현금)도 확보됐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중국 주도의 공급망 계
"대만 반도체는 개별 기업이 모두 하나의 뿌리로 얽혀 있습니다. 한 기업이라도 실적이 부진하면 산업 전체에 악영향을 줄 겁니다." 14일 대만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올해 실적 전망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타이지디엔(TSMC)은 반도체 불황에도 올 1분기 호실적을 거뒀지만, 올해 대만 반도체를 판가름할 열쇠는 2위·3위 업체다. TSMC가 파운드리(위탁 생산) 절대 강자로 군림하는 것은 다른 대만 기업이 모두 TSMC를 위해 작동하는 '하나의 뿌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2~3위 업체의 실적 악화는 틀림없이 올해 하반기부터 TSMC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굳건하던 대만 반도체가 흔들리고 있다. TSMC가 불황에도 개선된 실적을 자신하며 잇단 해외 투자와 증설 계획을 발표했지만, 정작 내부 시선은 불안하다. 파운드리 리엔디엔(UMC)과 팹리스(설계 전문) 리엔파커지(미디어텍)은 일제히 올 1분기 실적 악화를 발표했다. 현지 업계는 이들 두 기업이 2
"불과 5년 전에는 지원자가 모집 인원의 4~5배가 넘었는데, 지금은 5명을 뽑아도 3명밖에 지원을 안 합니다." 중국 상하이에 사무실을 운영 중인 한 IT 기업의 고위 관계자는 최근 현지 인력 채용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올해 현지 투자를 늘리기로 하면서 개발자·사무직 등 추가 인력이 필요해졌지만, 지원자가 턱없이 부족하다. 상시 채용으로 전환했으나 예상보다 높은 임금을 요구해 면접 단계에서 번번이 무산됐다. 이 관계자는 "진출 초기와 비교하면 현지 인력이 요구하는 임금 수준이 2~3배는 뛴 것 같다"라며 "중국은 더 이상 인건비에서 메리트(이득)를 가진 국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고급 교육을 받은 인력이 늘고 1·2선 도시(대도시)의 생활 수준이 오르면서 인건비가 크게 뛰면서다. 자국 기업 선호 현상과 해외 기업에 대한 반감이 더해지면서 지원자 수 자체도 크게 줄었다. 한국 기업이 야근·수직적 조직문화를 강요한다는 편
"2022년 신규 일자리 목표치인 1100만개를 초과 달성했다. 평균 소득과 일자리가 꾸준히 늘고 있으며, 2023년도 고용이 더 개선될 것이다."(중국 국무원) "같이 대학을 졸업한 친구 4명 중 3명이 실업자다. 중국 최고의 명문대를 나왔는데 어러머·메이퇀같은 배달 알바를 할 수도 없고 막막하다."(30대 A씨) 베이징에 거주하는 칭모씨(25)는 대학을 졸업한 지 1년이 넘었지만 아직 직장이 없다. 다양한 기업에서 '쉬시셩'(인턴)을 했으나 최근 대부분의 기업이 채용을 줄이거나 급여 수준을 크게 낮춰 마땅한 직장을 찾지 못했다. 동북 지방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부모님의 도움에도 한계가 있어 3500위안(한화 약 66만원)의 월세도 큰 부담이다. 칭씨는 "뉴스를 보면 지난해 도시 일자리가 크게 늘었다고 하는데 취업준비생 입장에서는 체감이 잘 안 된다"라며 "1명을 뽑는 스타트업의 채용 공고에도 수백명이 몰릴 만큼 일자리가 부족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강력한 고용 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