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키맨] 사라 랜디, 마크 베로네, 게리 드보체크

"아이오와주와 베이징을 오가는 새해 인사는 우리 우정의 증거입니다."(사라 랜디, 마크 베로네, 게리 드보체크 등)
"41년 전 아이오와주를 방문했을 때 여러분의 따뜻한 환대를 받은 기억은 지금도 생생합니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춘제(음력 설) 기간 시 주석과 랜디, 베로네, 드보체크 등 미국인들의 특별한 우정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시 주석과 이들의 신년 인사 서신 교환을 '시 주석이 소중히 여긴 41년의 우정', '중미 관계 발전에 더 큰 기여를, 시 주석의 답신' 등으로 소개했다.
베로네는 아이오와주 인사들을 대표해 "중국과의 우정을 소중히 여기고 계속 발전시켜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시 주석은 "양국 민간 우호 촉진에 계속 힘쓰고 양국 관계 발전에 큰 기여를 해 달라"고 답했다.
관영 언론은 랜디, 베로네, 드보체크 등 아이오와주 인사들을 '시 주석의 오랜 친구들'로 통칭한다. 시 주석과 이들의 관계는 1985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허베이성 정딩현 당서기였던 시 주석은 아이오와주의 소도시 마스커틴을 방문했고 랜디와 베로네가 현지 안내를 맡아 함께 일정을 소화하며 교류했다. 시 주석은 마커스틴 체류 중 드보체크의 집에 머물렀고 현재 이 집은 '중미 우정의 집'으로 운영되고 있다.
41년전 맺어진 인연은 계속 이어졌다. 2012년 당시 국가부주석이던 시 주석은 다시 아이오와주 마커스틴을 방문해 이들과 재회했다. 이후 국가주석 자리에 오른 시 주석은 2023년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 우호단체 환영연설에서 1985년 아이오와 마커스틴에서 이들과 맺은 인연을 언급하며 "나에게는 그들이 바로 미국이다"고 말했다.
랜디, 베로네, 드보체크 등 '시 주석의 오랜 친구들'은 미국 정치와 경제에 영향을 미칠만한 '거물'은 아니다. 공식 외교라인에 속해있지도 않다. 17세에 이탈리아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베로네는 1985년 시 주석 방문 당시 직접 운전을 하며 수행을 맡은 인물이다. 중국과의 민간 교류를 위해 운영되는 비영리 네트워크인 '아이오와 자매주 협회'의 이사로 등록돼 있다.
랜디는 마스커틴 지역 대중 교류 촉진 위원회인 '마커스틴 차이나 이니셔티브 커미티'에 소속돼 있다. 드보체크는 '중미 우정의 집'의 운영자다. 시 주석과의 인연을 제외하면 이들에 대해 알려진 정보는 매우 제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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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재 양국 관계를 감안하면 시 주석과 이들의 교류를 단순한 '우정 외교'로 보기엔 경제·정치적 층위가 꽤 두텁다. 아이오와는 중국이 대두 수입의 80% 이상을 의존하는 미국에서 대두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주다. 2018년 미중 무역전쟁 당시 중국이 미국산 대두에 25% 보복 관세를 부과하자 아이오와 농가가 큰 타격을 입었고 이는 미국 정치권에 압력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미중 관세전쟁 국면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미국이 관세를 끌어올리자 중국은 미국으로부터의 대두 수입을 중단했고,이를 통해 미국의 관세 조정을 유도했다.
게다가 아이오와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먼저 당내 경선이 열리는 주로 대선 레이스의 향방을 가늠하는 '풍향계'로 통한다. 대두 수출과 같은 무역 이슈에 민감하며 공화당의 핵심 기반 지역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중국에 아이오와는 정치·경제적 레버리지가 큰 지역인 셈이다. 이 곳에서 인연을 맺은 오랜 친구들을 통한 민간 교류가 중국엔 중요한 이유다.
41년전 시 주석이 이들과 우정을 맺게 된 계기도 따지고 보면 대두를 중심으로 한 아이오와의 농업이었다. 시 주석이 허베이성 정딩현 당서기로 아이오와를 방문한 1985년은 1979년 미중 수교 이후 지방 간 농업 교류가 활발하던 시기였다. 시 주석은 당시 허베이성의 농업과 농촌 발전 사례를 배우기 위해 아이오와 농가를 방문했고 지역사회와 교류했다.
"나에게는 그들이 바로 미국"인 만큼 시 주석과 '아이오와의 오랜 친구들'의 우정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랜디는 시 주석이 "형세가 어떻게 변하든 미·중 양국 국민의 교류 협력 의지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데 공감했다. 랜디는 "41년에 걸친 소중한 우정을 다음 세대에 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