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젊은 손님일수록 술을 멀리해요. '굳이 마실 필요 있느냐'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와요. 예쁘고 부담 없는 목테일(mocktail·알코올이 없는 칵테일)이 오히려 분위기를 더 좋게 만들죠." (뉴욕 브루클린 파티 기획자, 뉴욕포스트)
11월이 되자 뉴욕, 런던 등의 연말 파티 초대장이 예년과 조금 다른 그림을 띠기 시작했다. 메뉴 목록엔 진 토닉, 샴페인이 아닌 '허니 라임 목테일' 등 논알코올(Non-Alcohol·무알코올) 음료가 메인으로 등장했다. 젠지(Z세대, 1990년대 후반~2010년 정도 출생자)의 라이프스타일이 건강을 중시하는 '웰니스'(Wellness)로 변화하면서 과거 술을 못 마시던 사람이 선택하는 '대체 음료'로 취급받던 무알코올 음료가 이제 파티 문화의 중심이 됐다는 평가다.
11월 글로벌데이터가 발표한 소비자 예측 플랫폼 LS:N 글로벌과의 공동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Z세대 응답자의 80% 이상이 연말 모임에서 무알코올 또는 알코올 도수가 낮은 음료를 선택하겠다고 답했다. 이는 모든 세대 중 가장 높은 응답률이다. 또 16~34세 응답자 중 60%는 "지난 12개월 동안 무알코올에 대한 지출이 늘었다" 답했다. "술을 마셔야 파티"라는 공식이 Z세대에게 더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글로벌데이터는 분석했다.

무알코올 음료에 대한 Z세대의 관심은 소셜미디어(SNS)에서 명확하게 드러난다. 미국 내 월간 활성 이용자(MAU) 수가 1억7000만명인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서 '홀리데이 목테일 레시피'(Holiday Moktail Recipe)라는 해시태그가 달린 영상의 조회수는 적게는 수천 회, 많게는 수백만 회에 달한다.
투명한 얼음, 밝은색 과일, 장식용 허브 등 시각적 요소가 강조된 목테일이 Z세대의 감성 코드와 맞아떨어지는 것도 무알코올 음료 인기 이유 중 하나다. 글로벌데이터는 "Z세대에게 목테일은 음료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목테일은 젠지의 자기표현 방식 중 하나"라고 정의했다.
무알코올 음료 인기는 시장에서도 뚜렷하게 확인되고 있다. 글로벌 소비조사 기업 닐슨 IQ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미국 내 무알코올 음료 오프라인 매장 매출은 연간(52주) 9억2500만달러(약 1조3563억원)로 전년 대비 22% 급증했다. 보고서는 "유통 채널 전반에 무알코올 판매 추진력이 향상되고 있다"며 "올해 말 기준 시장 규모는 1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Z세대의 무알코올 음료 선호는 신체·정신·사회적 건강의 균형 잡힌 상태나 이를 추구하는 전반적인 활동을 뜻하는 '웰니스' 열풍에 따른 거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운동·영양·정신건강·수면·생산성 같은 키워드가 중요해지면서 음주는 자연스레 '굳이 할 필요 없는 행동'으로 밀려났고, 무알코올 음료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는 것이다. 포브스는 "젊은 세대가 '웰니스' 중심으로 소비하며 무알코올을 선택하고 있다"며 "이는 주류 시장의 소비 트렌드가 기성세대의 음주 문화가 아닌 건강·자기 관리 중심의 소비로 재편되는 증거"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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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가 2개 이상의 직업을 갖는 이른바 'N잡러'의 삶을 추구하는 것도 무알코올 음료 인기와 맞닿아 있다. 여러 개의 부업으로 시간이 부족한 만큼 음주로 인한 숙취 회복에 시간을 쓰는 것은 사치로 판단, 숙취가 없는 무알코올 음료를 선택하고 있다는 얘기다. 뉴욕포스트는 "최근 Z세대를 대상으로 한 인터뷰에서 '숙취로 하루를 날리는 게 너무 아깝다'는 답변이 반복적으로 등장했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무알코올 음료 가격이 일반 술보다 비싼 경우에도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가디언은 "증류 과정, 프리미엄 재료 사용 등에 따라 무알코올 음료 가격이 일반 술보다 25% 정도 높게 판매되는 경우도 있다. 무알코올 음료는 '비싸도 선택하는 음료'"라며 "이는 젊은 세대가 건강·자기관리·기분·정체성을 반영하는 가치 중심 소비를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