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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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K뷰티와 K푸드가 역대급 수출 신기록을 썼다. 반도체 일변도의 수출 구조 속에 일시적 트렌드를 넘어 수출 다변화를 위한 효자 품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한국의 라이프스타일과 식문화를 세계에 전파하며 국격을 높이는 문화적 영토 확장의 의미도 있다. 상반기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 3% 급증한 70억 달러로 사상 최대였다. 질적인 변화도 두드러진다. 의존도가 높았던 중국 대신 미국 비중을 20. 7%로 늘려 핵심 시장으로 삼았다. 이런 성장에 주목한 국민연금은 한국콜마, 코스맥스, 아모레퍼시픽, 달바글로벌 등 국내 주요 화장품 기업들의 지분을 늘리고 있다. 그만큼 미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는 셈이다. K푸드의 글로벌 확산세도 눈부시다. 농식품과 농기자재 등을 아우르는 'K푸드+'의 상반기 수출액은 70억5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를 나타냈다. 최대 시장인 미국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상반기 10억 달러를 넘어섰다. 중동과 중남미 등 신흥국 수출도 급증했다. 특히 상반기에만 전년 동기보다 27.
은행권이 가계대출 증가와 집값 상승흐름을 의식해 부동산 돈줄을 더 조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10일부터 전국에서 주택구입자금 목적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최대 3억원으로 제한한다. 기존 최대한도 6억에서 절반을 줄인 것으로 다른 은행들도 추가대출 규제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가계빚 증가세는 우려스럽지만 실수요자들과 주택구매를 예정했던 이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핀셋 대응이 필요하다. KB국민은행의 이번 조치는 최근 늘어난 부동산 거래량과 관련이 있다. 2월 2만2000만 가구 수준이던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은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5월 9일 종료) 영향으로 5월에 2만9000만 가구까지 늘었다. 구매계약에 따른 잔금 납부로 이어지는 추가대출 실행과 은행별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감안해 선제적 조치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기존에도 대출 규제를 받던 수도권·규제지역 뿐만 아니라, 비수도권 지역에 대해서도 앞으로는 최대한도가 3억원으로 줄어든다. 이전 규제에 맞춰 자금 계획을 세워놨거나 입주를 예정했던 실수요자들은 갑작스러운 대출 한도 축소에 따른 충격이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의 제안으로 기획처와 교육부가 교육교부금 개편을 두고 사상 첫 공개토론회를 열었다. 지난 54년간 유지돼 온 국가 교육재정 개혁의 필요성이 커진 탓이다. 현행 제도는 내국세의 20. 79%를 교육청에 자동 배분하는 구조다. 인구팽창기였던 1972년 초·중등 교육의 안정적 재원 확보와 지역 격차 해소를 위해 도입됐다. 당시 100만 명 선이던 출생아 수는 지난해 25만 명으로 급감했지만 교부금은 지난 10년새 77% 급증했다. 올해는 반도체 호황으로 80조 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반면 대학은 등록금 동결과 각종 규제로 재정 압박을 받아 왔다. 교수 등 연구 인력의 국외 유출 심화, 실험·실습비와 연구비 축소 등으로 AI와 반도체 등 첨단 분야의 인재 양성 역량이 저하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초·중등 세수 지정 비율을 줄이고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재원 확대를 권고했을 정도다. 기획처는 전체 교육재정의 74%가 초·중·고에 쏠리고 대학·영유아·평생교육엔 26%만 집행되는 것을 바로잡고자 내국세 연동제 폐지를 주장한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연결자산 10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를 대상으로 2028년부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법정 공시(사업보고서 등)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자산 30조 원 이상 대상 거래소 공시'가 담겼던 초안과 비교하면 적용 대상 기업은 확대됐고 법적 책임도 강화됐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투자뿐 아니라 수출과 공급망 참여에도 비재무 정보가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기업이 기후 리스크와 공급망 관리 능력을 투명하게 공개하면 자본 조달 비용을 낮추고 국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당초 계획보다 확정안이 강화됨에 따라 기업 부담은 한층 커졌다. 적용 대상이 확대되면서 그동안 ESG 공시를 본격적으로 준비하지 않았던 기업들도 짧은 기간에 대응 체계를 갖춰야 한다. 거래소 공시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사업보고서 법정공시를 적용하기로 한 점도 기업들의 리스크를 키운다. 거래소 공시는 벌점이나 제재금 등 거래소 차원의 제재가 이뤄지지만 사업보고서 공시는 허위·부실 공시라고 판단되면 손해배상과 행정제재, 형사처벌까지 이어질 수 있다.
한국 기업들이 캐나다 초계잠수함 프로젝트(CPSP) 수주전에서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한국의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팀은 잠항 시간, 무장 능력뿐 아니라 건조·유지비용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췄지만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의 벽'은 뛰어넘지 못했다. 캐나다가 TKMS를 최종 선정한 것은 북극 해양안보, 대서양 방위, 나토 작전 연계성까지 고려한 전략적 결정이다. 캐나다는 최근 EU(유럽연합)의 무기 공동구매 프로그램인 '세이프(SAFE)'에 비유럽권 최초로 참여하기로 하는 등 '바이 유러피안(Buy European)'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안보 측면에서 미국의 역할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캐나다와 유럽의 협력이 한층 긴밀해지는 모습이다. 이번 수주 실패는 한국 방산이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해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 보여준다. 대형 방위사업은 성능·가격 경쟁을 넘어 외교·안보·동맹 구조가 결합된 전략적 선택을 요구한다.
국토교통부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로 낙점된 광주 군공항 인근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달 29일 정부가 '3대 메가 프로젝트'를 발표한 후 일주일 만에 광주 군공항 부지를 반도체 산업단지로 선정하면서 메가 프로젝트가 빠르게 현실화되고 있다. 인근지역 투기 수요를 잠재울 토허구역 지정을 서둘러, 혁신도시·기업도시 때 기승을 부렸던 투기가 재연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광주 군공항 부지는 820만㎡(250만평)에 달하는 규모와 즉시 확보가 가능한 국유지라는 점, 평탄화 작업이 완료돼 부지조성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점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광주 도심과 KTX 역에 가까워 반도체 전문인력 확보와 정주여건 측면에서 유리하고 도로·공항·항만을 연계한 물류 접근성도 뛰어나다. 3대 메가 프로젝트 발표 이후 들썩이는 광주 부동산 시장은 군공항 부지 선정을 계기로 한층 더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에 투기 수요가 몰리는 것을 막을 해법은 토허구역 지정이다.
정부가 메가특구 내에 '한국형 우븐시티'를 추진한다. 도요타가 일본에서 자율주행과 로봇, 인공지능(AI), 수소에너지 등을 규제 없이 실험하기 위해 만든 실증도시 모델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혁신 생태계를 벤치마킹하겠다는 구상이다. 과감한 규제 혁파와 기업 중심의 실증도시 모델은 진작에 추진되었어야 마땅했다. 그동안 '스마트시티' 정책은 기술 실증보다 부동산 개발에 치중하며 본래의 혁신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 과거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정부가 세제·입지·규제특례·실증 인프라를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기업형 실증도시'를 만들겠다고 나선 것은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지금 세계는 AI와 반도체 등 첨단 기술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전쟁을 치르다시피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점검회의에서 '속도전'을 강조하며 행정절차 단축과 규제 제거를 지시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기업들이 복잡한 규제와 행정 지연에 막혀 제때 투자하지 못하고 해외로 빠져나가는 현실을 더는 방치해서는 안 된다.
금융위원회가 자회사 중복상장을 예외적으로 허용할 때 적용할 세부 기준을 발표했다. 앞으로 물적분할한 자회사를 상장하기 위해서는 모회사 주주 동의를 거쳐야 한다. 여기엔 3%를 초과하는 지분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3% 룰'이 적용된다. 물적분할한 자회사가 아닌 일반 자회사라고 하더라도 주주동의를 거치면 상장심사에서 이를 긍정적으로 반영한다. 모회사 이사회에는 이같은 주주동의 여부 확인을 포함해 △주주 영향평가 △주주보호방안 마련 등 5가지 의무가 부여된다. 자회사의 주된 영업이 모회사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경우에는 상장 심사를 통과할 수 없다. 정부가 중복상장을 막는 이유는 명확하다. 유망한 자회사를 별도로 상장해 모회사 기업가치가 훼손되고 일반 주주가 피해를 보는 악습을 끊겠다는 것이다. 일부 대기업들은 알짜 사업부를 물적분할한 뒤 상장해 막대한 자금을 조달해 왔다. 이 과정에서 모회사 소액주주들은 지분 가치가 희석돼 주가가 급락하는 상황을 받아들여야 했다. 그간 업계는 중복상장이 금지되면 모험자본의 투자금 회수(Exit) 시장을 마비시켜 창업 생태계를 얼어붙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해 왔는데, 이번 기준에는 이같은 우려도 일부 반영됐다.
법인파산과 자영업자 폐업, 개인회생이 급격히 늘고 있다. 내수부진과 청년실업, 양극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기업들은 매출 타격으로 임대료와 인건비·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 해 파산이 10년 사이 3배 이상 늘었다. 개인파산과 회생신청 급증도 변변치 않은 수입에 빚에 따른 이자를 제대로 못내 막바지에 몰린 결과다. 영세 소상공인들도 역대 최대규모의 빚더미와 매출 부진 속에서 폐업 위기에 휩싸였다. 1분기말 자영업자 금융권 대출잔액과 연체액도 각각 1095조원과 22조3000억원에 달해 모두 사상 최대치다. 지난해 폐업한 사업자는 97만6000개로 폐업률이 8. 64%에 달했고 음식·숙박·도소매 등 소상공인 주요업종 폐업률은 11. 08%로 두자릿수를 넘겼다. 신용도와 소득이 낮은 이들이 주로 찾는 저축은행의 개인 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12. 79%로 저축은행 사태 당시인 2015년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았다. 문제는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화되면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이 더 커져 연체율과 폐업, 파산이 급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매매 가격과 전월세 가격이 동시에 오르는 '트리플 강세'가 계속되면서 실수요자들의 주거 불안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예고한 대책에도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 집값이 하반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재명 정부 들어 내놓은 부동산 공급대책이 원활히 진행되지 못한 상황에서 수요 억제책만으로 부동산 시장을 잡기는 역부족이다. 단기 규제보다 공급확대와 정책의 예측가능성 제고를 통해 부동산 시장 안정에 나서야 한다. 서울 집값을 밀어 올리는 최대 요인은 공급부족이다. 올해 서울 공동주택 입주물량은 2만7158가구로 작년 대비 41. 8% 급감했다. 여기에 토지거래허가제와 실거주 의무 강화 등 규제가 맞물리면서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이번 상승장에서는 매매가격 못지 않게 전월세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공급 감소로 전세난이 심화된 결과 임차 비용이 올랐고 이는 실거주 수요가 매매시장으로 유입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출 규제 역시 투자 수요는 위축시켰지만, 실거주 수요의 중저가 아파트 매수는 막지 못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대비 3. 2% 상승해 3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물가안정 목표로 제시한 2%를 한참 웃돈 것이다. 이란전쟁 여파로 석유제품 가격이 24. 7% 상승한 영향이 컸다. 종전 합의로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있어 석유류 가격은 떨어지겠지만 문제는 환율이다. 원/달러 환율은 1년 사이 1300원대 중반에서 1500원대 중반으로 200원 안팎 상승해 국내 물가를 자극할 수준에 이르렀다. 실제로 지난 5월 지표를 보면 원화기준 수입물가는 전년동월대비 24. 8% 상승했다. 환율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는 계약통화기준 수입물가는 17. 7% 상승하는 데 그쳐 환율 영향이 컸음을 알 수 있다. 수입물가는 순차적으로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데, 정부 관계자는 하반기에 영향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환율 충격이 이제 시작일 수 있다는 얘기다. 주택 전·월세를 뜻하는 집세 상승도 부담이다. 집세는 2023년 3월 이래 1% 미만에 머물렀지만 올해 4월부터는 3개월 연속 1%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어제 '한국경제보고서'를 내놨다. 저출산·고령화와 지역경제 격차를 한국 경제의 과제로 지적하며 노동·재정 분야의 구조개혁이 시급하다고 진단한 것이 골자다. 1990년대 초반 7%대에 달했던 잠재성장률이 1. 5%선마저 위협받는 현실은 구조개혁의 시급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OECD가 부동산 세제의 보유세 전환, 정규직·비정규직 격차가 벌어진 노동시장 개선, 지역 격차 해소를 위한 거점지역 집중 투자를 권고한 부분도 눈길을 끈다. OECD는 한국경제가 계엄·중동 전쟁에도 회복세라고 평가하며 올해 성장률을 2. 6%로 전망했다. 다만, 내년 성장률은 1. 9%로 내려 잡았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6월 수출이 사상 최초로 1000억달러를 돌파하며 성장률을 끌어올렸지만, 한국 경제의 구조적인 한계는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OECD는 내년 4분기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1. 46%로 내다봤는데, 잠재성장률이 1. 5%를 밑도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잠재성장률 반등을 위해서는 경제 전반의 기초 체력을 강화할 구조개혁이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