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도 영월에는 아프리카미술박물관이 있다. 16개국 주한 아프리카대사관이 참여해 아프리카 문화를 소개한다. 2009년에 개관한 박물관인데 설립자 조명행 관장은 나이지리아와 칠레 대사를 지낸 정통 외교관이다.
지난 9월 12일 박물관에서는 내년 수교 50주년을 기념도 할 겸 '가나의 날' 축제가 열렸다. 첫 한국계 주한 아프리카대사인 최고조 주한 가나대사도 참석했다. 최 대사는 한국과 가나가 수교한 1977년 춘천에서 출생, 초등학교를 마친 뒤 선교사 부친을 따라 가나에 정착해 기업인으로 성공한 사람이다. 첫 한국계 주한 아프리카대사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입장식에 첫 번째로 들어왔던 나라가 국호가 '가'로 시작하는 가나 공화국(Republic of Ghana)이었다. 이웃으로 서쪽에는 코트디부아르, 동쪽에는 토고가 국경을 같이한다. 유엔 사무총장을 지낸 코피 아난이 가나 출신 인사다. 스티비 원더도 평생 가나와 아프리카에 애정을 보여 자신의 뿌리가 가나와 연결되어 있다고 믿는다. 원더는 2024년 74번째 생일에 가나 정부로부터 가나 시민권을 받아서 미국과 가나 시민권을 다 가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방송인 샘 오취리가 가나 사람으로서는 가장 유명하다.
가나는 사하라 이남지역에서 유럽인들이 가장 먼저 정착한 곳이었고 역사 내내 그네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이었다. 1482년에 포트 조지(Fort St. George)에 캐슬이 지어졌다. 가나관광청에서 가장 먼저 내세우는 유산이다. 가나의 옛 이름은 골드코스트다. 당시 발에 차이는 것이 황금이라는 말까지 있었다. 포르투갈은 포트 조지를 중심으로 가나의 금을 유럽과 아랍지역으로 보내는 장사를 했다. 17세기 중엽에 포르투갈이 쇠락하고 네덜란드가 득세하면서는 노예무역이 시작되었다. 덴마크가 골드코스트에 합세했고 영국이 그 뒤를 따랐다.
1957년 가나는 영국에서 독립했다. 인구 약 3000만이다. 아직도 영어가 공용어다. 프랑스어도 쓰인다. 대통령제 통치구조의 기독교 국가다. 서아프리카 최고의 대학이라는 국립가나대학교(옛 골드코스트대학교)가 있고 뉴욕대학교 아프리카 분교도 가나에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연세대학교가 가나와 인연이 있다.
롯데웰푸드에서 생산하는 국민 초콜릿급 '가나초콜릿'은 한국에서 가나의 인지도가 높아지는 데 가장 큰 기여를 했다. 가나에서 카카오 콩을 직접 수입해 만든다. 2026년 3월에 가나의 존 드라마니 마하마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청와대에서는 마하마 대통령의 이름과 양국의 국기가 그려진 초콜릿을 특별제작하기도 했다.
내년이면 가나와 한국이 수교한 지 50년이 된다. 한국과 가나는 초콜릿 외에는 큰 인연이 없었는데 2022 FIFA 월드컵 카타르에서 한국팀과 가나팀이 맞붙어 가나가 이기는 일이 있었다. 그러자 경솔하게 가나초콜릿 불매 운운하는 일이 일어났다. 이후 3차전에서 가나가 한국의 16강 진출에 크게 도움이 되자 쑥 들어갔고 오히려 가나초콜릿의 매출이 일시적으로 늘어났다.
독자들의 PICK!
일반에는 초콜릿의 나라 정도로 알려져 있는 가나이지만 아프리카대륙에서는 손꼽하는 제조업 국가다. 서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전자제품이 생산된다. 2차, 3차 산업의 발달과 국제교역의 증가의 필수 전제는 정치 안정인데 가나는 그 점에서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극빈층도 많지 않고 실업률도 매우 낮다. 물론 천연자원의 채굴과 수출인 1차 산업의 비중이 가장 크다. 옛 골드코스트의 명성에 맞게 200개가 넘는 금광에서 채굴한 금을 필두로 다양한 광물의 수출이 이루어진다. 산유국이기도 하다.
삼성전자가 물론 가나에 진출해 있다. 스마트폰과 가전의 판매와 서비스 때문이다. LG전자도 마찬가지이고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자원 개발과 무역업으로 나가 있다. 아프리카대륙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이집트, 알제리가 현대자동차의 핵심 거점인데 지난 7월 현대자동차 정의선 회장이 가나를 방문했다. 가나의 전통 부족국가 아산테를 찾아 국왕을 예방하고 정주영 자서전을 선물했다. 현대차그룹은 2022년부터 수도 아크라 동쪽의 항구도시 테마(Tema)에서 현대차와 기아 차량을 반조립(CKD)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다. 가나는 인근의 나이지리아와 함께 향후 현대차 서아프리카 사업의 핵심 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