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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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조만간 광주·전남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수백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다. 당초 거론되던 후공정(패키징)을 넘어 전공정까지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산업이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자 국부의 원천이라는 점에서, 국내 투자 소식은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이번 투자 계획은 기대보다 우려가 앞선다. 인프라와 생태계가 미비한 지역에 거대 투자가 추진되는 데 '정치적 압박'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선거철마다 되풀이된 여야를 막론한 반도체 유치 공약과 지역 안배 요구가 기업의 등 떠밀기식 투자로 이어진 것이라면 국가경쟁력을 훼손할 수 있다. 일부에서는 호남의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을 내세우며 최적지라 강변한다. 하지만 반도체 전공정은 '단순한 전기와 물'이 아니라, 미세공정을 다룰 초정밀 인프라를 요구한다. 더 큰 문제는 인력과 생태계다. 대한민국 반도체 경쟁력의 기반이 용인·평택 등 경기 남부권 '메가 클러스터'에 집중된 이유는 명확하다. 엔지니어들은 지방 근무를 기피하고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은 수도권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를 "드러누워 막았어야 했나 후회하고 있다"는 발언을 내놓았다. 금융당국 수장이 정책 실패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그만큼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의미다. 특히 개인 투자자가 큰 손인 이들 종목이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어제 코스피지수가 10% 급락하는 과정에서도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무려 25. 5% 폭락하며 급락세를 부채질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주식 가격제한폭(±30%)의 2배인 60%까지 오르거나 내릴 수 있는 초고위험상품이다. 이런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상장 한 달도 안 돼 순자산이 14조원으로 늘면서 증시를 휘두르고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14개 종목의 일평균 회전율은 171%로 하루 만에 주식 소유자가 1. 7번 바뀔 정도로 단타매매가 극심하다. 이들 종목의 거래대금이 전체 ETF 거래대금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면서 시장 유동성을 잠식한 결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대한 쏠림이 심화되고 변동성이 확대됐다.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 이후 원청기업이 하청회사 노동조합과 직접 교섭해야 하는 부담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위원회가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 범위를 확대하면서 원하청 회사간 직접 교섭이 이뤄지도록 조정한 사례는 90%에 달했다. 법 시행(3월10일) 이후 100일간 1161개 하청 노동조합에서 439개 원청 사업장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한 결과다. 하청업체가 많은 대기업에서는 지난 15일 원청에 대한 사용자성 인정 사례가 연이어 나왔다. 울산지방노동위원회는 현대차 구내식당, 경비 등을 맡은 10개 하청업체 노조가 현대차와 직접 교섭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중노위도 한화오션 급식·세탁 업무를 맡은 협력 업체 노조에 원청과의 교섭권을 인정했다. 노동위는 원청의 '실질적 지배력'을 생산 공정과 무관한 업무까지 넓혀서 해석했고 설비 개선, 장비 교체 등은 하청업체가 임의로 정할수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자동차, 조선사가 용역계약 관계인 식당 직원들과 교섭 테이블에 마주하게 된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창업을 생각하는 국민은 10명 중 3명이다. 하지만 실패할 경우 재기가 가능하다고 여기는 사람은 10명 중 1명에 불과하다는 본지 보도다. 정부가 대국민 창업 오디션 '모두의 창업' 등 각종 창업 지원 정책을 추진하지만, 여전히 창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짙게 깔려 있는 것이다. 창업자 연대책임 금지 의무화 등 실패 후에도 재도전을 가능케 하는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 지난 5월 전국을 대상으로 '대한민국 창업인식'을 설문 조사한 결과 창업 의향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31. 4%였다. 다만 '창업 실패 후 재도전이 가능한 환경이냐'는 질문에 가능하다는 응답은 13. 7%에 그쳤고 절반은 재기가 어렵다고 답했다. 실패에 대한 우려는 청년층의 창업 기피로 연결됐다. 20대 응답자는 창업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로 '실패부담·낙인문화'를 꼽았다. 그동안 주된 문제로 지적됐던 초기 창업자금 부족뿐 아니라 재도전을 어렵게 하는 사회적 환경이 창업자들의 도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방증이다. 구글, 애플, 엔비디아, 메타 등 미국 빅테크 기업은 대부분 실리콘밸리에서 탄생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현재 경제가 이례적 호황이라는 평가와 함께 부동산 과세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주가 급등과 반도체 등 기업실적 개선으로 풍부해진 유동성이 부동산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세제개편이라는 설명과 함께였다. 연초 기자회견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집값을 잡기 위한 세금 규제와는 거리를 뒀다. 하지만 정부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종료시키고 보유세 인상 시사, 비거주 1주택자 혜택 축소 등으로 세제 카드 도입도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사실상 선회했다. 특히 다주택자 매물잠김과 전월세 급등 추세가 심화되면서 집값 상승이 서울 전역으로 확산된 것도 세제 카드를 가시화하려는 움직임으로 이어졌다. 다주택자와 고가 주택에 대한 양도세·보유세 강화와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정부는 당초 자산형성 수단으로 자본시장이 부동산시장을 대체할 수 있다고 봤지만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는 분위기다. 코스피지수가 9000선을 돌파했지만 집값 상승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고공행진을 한다. 하지만 급등한 지수만 보고 한국 자본시장이 건강하다고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대표되는 반도체 대형주를 제외하고는 주가가 정체상태이거나 오히려 뒷걸음질 치기 때문이다. 대다수 종목 투자자는 웃지 못한다. 지난 18일 코스피지수가 2. 25% 상승하며 9000선을 돌파했을 때 코스피 시장에서 상승 종목 수는 109개에 머물렀다. 하락 종목 수는 791개로 7배가 넘었다. 코스피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55%에 달한다. 이대로라면 코스피지수는 머지않아 '삼전닉스지수'라고 불릴 것이다. '삼전닉스'가 없는 코스닥은 지난 19일 1000선도 내줬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우리 기업들이 세계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히 우리의 자랑이다. 한국 증시가 글로벌 자금을 끌어들이는 데도 이들 기업의 역할이 크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것을 억제하는 정책을 펴고 있는 가운데 자금이 자본시장으로 흘러드는 것도 긍정적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이 경북 영덕을 신규 대형 원전 2기, 부산 기장을 소형모듈원전(SMR) 1기 건설을 위한 최종 후보지로 확정했다. 2002년 신한울 부지 선정 이후 24년 만이다. 이는 탈원전이라는 뼈아픈 과거를 딛고 국가 에너지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를 회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인공지능(AI) 시대에 막대한 전력 수요를 감당하려면 원전 확충은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은 AI 데이터센터 가동을 위해 SMR을 포함한 원전에 천문학적 자금을 쏟아붓는 현실은 이를 증명한다. 2040년 138. 2GW 수준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는 전력 목표 수요와 용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등 첨단 산업단지의 성공을 위해 재생에너지의 한계를 보완할 고품질 기저전원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그동안 K-원전은 국내에서 원전을 건설하지 않아 수출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신규 대형 원전 추진은 이런 약점을 극복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등에 따르면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전 세계 원전 설비용량을 현재의 2~3배까지 확대해야 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기류가 바뀌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금리 인하 전망을 철회하고 연내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시장이 예측한 연내 금리 인상 확률(CME 페드워치)은 86%에 달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선택 폭은 더 좁아졌다. 1500원대 원/달러 환율이나 3%대 소비자물가 상승률, 한미 기준금리 역전 등이 한은을 압박한다. 앞서 신현송 한은 총재는 중동전쟁 종전에도 고물가 압력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밝혔다. 일본은행은 이미 6개월만에 금리 인상을 재개했다. 이제는 가계와 기업, 정부가 금리인상에 대비하고 있는지 점검할 때다. 저금리가 지속될 것이라는 가정에 무분별하게 차입을 키웠는지 돌아봐야 한다. 한은에 따르면 대출 금리가 0. 25%포인트만 인상돼도 가계가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이자는 연간 3조2000억 원에 달한다. 차주 1인당 부담이 16만 3000원 늘어난다는 의미다. 자영업자의 경우 1인당 평균 약 55만원 증가해 타격이 더 크다.
세계 1위 시가총액 기업인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이달 초 방한해 우리나라를 두고 '위대한 제조업 국가'라고 진단했다. 현재 엔비디아, 알파벳(구글 모회사), 애플, 마이크로소프트같은 초거대 기업들이 향후 생존과 번영의 열쇠가 될 AI(인공지능) 패권을 두고 경쟁한다. 하지만 이들의 기술개발은 AI 데이터센터, 전력망, 육해공 물류 등의 기반 없이는 불가능하다. 반도체·변압기·전선·조선·자동차·석유화학·철강 등 첨단 인프라의 핵심 공급망을 떠받치는 한국 제조업 경쟁력의 직간접 도움이 필수적이라는 말도 된다. 당장 젠슨 황 CEO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다시 방한해 삼성, 현대차, SK, LG, 두산, 네이버 등 대기업 총수들과 친분을 과시하는 연쇄 만남을 가졌다. 반도체, 피지컬AI, 로보틱스 등 엔비디아에 시급한 거의 모든 기술분야에서 이들 대기업의 경쟁력이 두드러진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의 기술 개발도 효성중공업과 HD현대의 변압기가 떠받치는 AI 데이터센터를 떼놓고서는 생각할 수 없다.
경기 화성시 동탄 지역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유동성과 교통 호재가 맞물린 결과다. 이번 과열의 이면에는 서울과 수도권 핵심지를 촘촘하게 묶은 규제 정책도 자리 잡고 있다. 동탄은 10·15 대책에 따른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제외됐다. 규제지역을 피해 자금이 몰리는 전형적인 '풍선효과'가 동탄에서 나타난 것이다. 정부는 동탄도 규제지역으로 묶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주택 가격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돌며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 지정을 위한 정량 요건을 충족했다. 문제는 이같은 핀셋 규제가 불러올 연쇄 작용이다. 동탄을 규제지역으로 묶는 순간, 유동성은 평택, 용인 처인구, 오산 등 인근 비규제지역 매수세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충청권 인근까지 부동산 상승세가 도미노처럼 확산하는 것이다. 연쇄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 전국 단위의 동시다발적인 금융·세제 규제를 단행하는 것은 더 위험하다. 침체된 지방 시장까지 일괄적인 규제 메스를 대는 것은 지방 실수요자의 자금줄을 막아 안 그래도 심각한 미분양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심의하는 최저임금위원회의 제6차 전원회의에서 '업종별 구분 적용' 논의가 본격화됐다. 현장의 목소리와 지불 능력을 외면한 획일적인 최저임금 인상 주장은 결국 영세 소상공인과 아르바이트생들을 벼랑 끝으로 내몬다. 그러나 노동계가 반발하고 있어 관철 여부가 불투명한 실정이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양대 노총을 필두로 한 노동계는 올해보다 16. 3% 인상된 시급 1만 2000원을 최초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양대 노총은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산업의 호황을 들어 경제 회복의 과실을 나눠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다수 업종이 겪고 있는 내수 부진과 하락세를 외면한 비현실적 논리다. 여기에 대기업과 중소기업·영세 자영업자간 간 격차, 지역간 격차도 존재한다. 2024년 기준 전체 최저임금 미만율은 12. 5%지만 영세 소상공인이 밀집한 숙박·음식점업(약 34% 안팎)과 농림·어업(33% 안팎)의 미만율은 평균의 세 배에 가깝다. 취업자 1인당 부가가치 역시 숙박·음식점업은 금융·보험업의 10~20% 수준에 불과하다.
소셜미디어(SNS)가 청소년 자살 위험을 증폭시킨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울증을 앓는 청소년에게 SNS는 하나의 안식처이자 탈출구로 작용한다. 좀처럼 꺼내기 힘든 감정을 털어놓고 비슷한 아픔을 겪은 이들과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SNS라는 가상공간에는 위로의 언어뿐 아니라 자해나 자살시도가 경쟁하듯 전시되며 브레이크가 없어 자살 위험을 키운다. 호주의 16세미만 미성년자 SNS 이용 금지처럼 청소년 SNS 이용을 규제하려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을 눈여겨봐야 한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작년 신고된 자살 유발·유해정보는 60만2781건으로 2022년 대비 162% 급증했다. 이에 반해, 실제 삭제된 건수는 신고 건수의 30%에도 못 미쳤다. 플랫폼을 운영하는 빅테크의 협조를 끌어내기 힘들고 업무를 전담하는 복지부 공무원도 4명에 불과하다. 정부는 AI(인공지능) 기반 24시간 모니터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지만, 법제 정비와 플랫폼의 책임 범위 확대도 빼놓을 수 없다. 해외에서는 플랫폼 기업의 책임을 강화하는 흐름이 뚜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