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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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 와보면 국회의원이 이렇게 많았나 놀라게 된다. 국회의원 정수가 300명인 걸 몰라서가 아니다. 이름 한 번 들어본 적 없고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국회의원들이 부지기수다. 당선 초반만 그런 것이 아니다. 4년이 다 지나가도록 "저 분 국회의원이었어?"란 수군거림을 듣는 국회의원들이 적지 않다. 국회의원이 되면 정치를 확 바꾸고 국가 발전을 이끌 지도자가 될 것같은 꿈에 부풀었겠지만 국회의원이 되는 순간 300명 중 한 명에 불과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아니 300분의 1도 채 못되는 기분을 맛볼 수도 있다. 국회는 지도부 몇 사람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300명의 국회의원이 왜 필요한가? 여야 당대표와 원내대표 4명만 있으면 된다"는 재선 국회의원의 자조섞인 한탄이 남의 일이 아니다. 정치 개혁에 대해, 국가 발전에 대해 멋드러지게 주의주장을 펼치고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스타정치인이 될 수 있을 거라 기대했다면 냉수먹고 속차리라고 조언하고 싶
정치의 속성은 백점 만점을 받는 것이 아니라 낙제점을 면하는 것이다. 개혁이든 혁신이든 한 번에 모든 것을 이루기란 불가능하다. 목표했던 것보다 조금씩 모자란 정도에서 만족하고 다음번, 또 그 다음번을 기약하며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정치적 생명을 걸었던 상향식 공천 또한 김무성 대표 자신이 시인했듯 "100% 중 87.5%를 달성"한 "부족하지만 만족할 수밖에 없"는 정치의 한 과정이다. 김 대표 측에서는 '절반의 승리'라는 자평을 하는 듯하다. '시작이 반'이란 격언으로 보자면 틀린 말은 아니다. 더구나 그 시작이 좀 거창했는가 말이다. 김 대표는 '87.5%'를 지키기 위해 '12.5%'를 포기한 것을 타협이라고도 불렀다. 단지 숫자로 그 의의를 따진다면 상향식 공천을 둘러싼 김 대표의 싸움을 '위대한 첫 걸음'이라 부르지 못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87.5%'를 버리더라도 지켜야 할 '12.5%'가 있는 법이다. 원칙과 신뢰, 지도자의 책임이
"무슨 다 경력만 뽑으면 나같은 신입은 어디서 경력을 쌓나" 청년들의 애환을 주로 표현해온 방송작가 유병재씨의 명언 중 하나다. 면접현장에서 경력에 대한 질문을 받고 고개숙일 수밖에 없는 우리 청년들이 차마 하지 못했던 그 한 마디. 유 작가는 한 TV프로그램을 통해 약간의 '육두문자'까지 섞어 코믹하게 이 말을 해 큰 반향을 이끌었다. 이번 총선 공천에서 진행된 더불어민주당의 청년비례대표제도 선출 과정에도 유 작가의 일갈을 적용할 수 있을 듯 하다. 기성세대 기준으로 번듯한 경력이 없던 청년후보들은 모두 '수준 이하' 정치 지망생들로 전락해버리고 정치인으로 더 큰 경력을 쌓을 기회를 사실상 상실했다. 접수비용 100만원만 당에 헌납한 채. 더민주는 비례대표 당선안정권(20번) 내에 청년·노동·취약지역·당직자 비례후보 1명씩을 배치할 예정이었다. 이에 송옥주 후보(당직자)가 3번, 이용득 후보(노동)가 12번, 심기준 후보(취약지역)가 14번, 정은혜 후보(청년)가 16번에 배치됐
한때 프로야구단들 사이엔 암묵적인 '신사협정'이 있었다. 김성근 감독을 쓰지 않는다는 약속. 2011년 김 감독이 SK를 떠난 뒤 3년 간 지켜켰던 이 협정은 2014년 한화가 김 감독을 전격 영입하면서 깨졌다. '야신'(야구의 신) 김 감독은 구단들에게 '독배'와도 같다. 선수들의 잠재력을 끌어내 약팀을 강팀으로 탈바꿈시키는 탁월한 능력을 가졌지만 그 대가가 만만치 않다. 팀 운영에 대해 사실상 전권을 요구하는 김 감독의 스타일 탓에 구단 프런트는 사실상 팀에 대한 통제력을 잃는다. 지독하게 승리만 추구하는 스타일 때문에 구단의 승률은 올라가지만 그만큼 호감도는 떨어진다. 2007∼2010년 'SK 왕조'(한국시리즈 3회 우승) 시절이 그랬다. 그는 일부 SK 팬들에겐 '영웅'이었지만 나머지 야구팬들에겐 '악몽'이었고 프런트에겐 '고통'이었다. 그가 구단과의 마찰 끝에 SK가 떠난 것도, 다른 구단들이 김 감독을 기피한 것도 그래서였다. 지도자에 대한 평가는 성적에 따라 좌우된다
노욕일까 충정일까.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의 비례대표 논란 얘기다. 더민주는 20일 김 대표를 비례 2번에 배정한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내놨다. 여성이 홀수이니 남성으로는 사실상 1번이다. 곧장 김 대표의 '셀프공천' 논란이 시작됐고 그가 당무거부와 자택칩거로 항의하면서 사태가 커졌다. 김 대표가 22일 비례대표 순번을 비대위에 일임했다지만 그가 비례2번이 돼야 한다는 건 여전히 납득하기 어렵다. 첫째 김 대표는 비례대표직을 수락한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 그가 비례대표 발표 후 직접 말한 입장은 "뭐가 문제냐" 정도다. 하지만 취임 당시부터 국회의원을 더 이상 하지 않을 것처럼 말했다. 가봐야 안다며 여지를 둔 것은 맞지만 "나이가 몇인데" 사사로운 욕심은 없다고 했다. 문재인 전 대표에게 비례대표를 약속 받았다는 논란도 일축했다. 그러다 자신이 포함된 비례대표 명단을 추인했다면 뭐든 납득할만한 설명을 내놔야 한다. 어느 분야나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지 않는 각종
국회의원들은 총선을 앞둔 당내 공천을 '인사(人事)'에 비유한다. 정당의 최종 목표가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것인만큼 지지가능성이 큰 인재들을 배치하는 작업이라는 점에서다. 최근 새누리당의 공천을 놓고 의구심을 나타내는 사람들이 많다. 박근혜 대통령이 연일 국회가 민생경제 법안 처리를 방치하고 있다고 질타하고 있는데도 새누리당은 이에 부응할 수 있는 공천과는 거리가 먼 결과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19대 국회에서 그나마 정책통으로 꼽히던 의원들이 판판이 나가떨어졌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간사로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 등 정부가 중점 추진해온 경제법안들을 주도해 온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이 새누리당의 텃밭인 서울 서초을에서 탈락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한 머니투데이 더300과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가 공동 실시한 제19대 국회의원 평가 상위 10%(총30명)에 이름을 올렸던 조해진·심윤조 의원도 공천에서 떨어졌다. 각 정책분야 전문가로 국회에 들어온 비례대표들의 성적은 더욱 형편없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미주리주의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프라이머리). 버니 샌더스는 2%포인트차로 힐러리 클린턴에 앞서 있었다. 그러나 한밤중 클린턴이 0.2%포인트 신승으로 뒤집었다. 세인트루이스를 막판 개표한 결과 클린턴이 역전을 이룬 것이다. 합산 결과는 49.6% 대 49.4%. 미국 통계예측전문가 네이트 실버는 "힐러리 클린턴이 데자뷰를 느꼈을 것"이라고 했다. 같은 일이 8년만에 반대 방향으로 일어났기 때문이다. 8년전 클린턴은 바로 그곳, 미주리 프라이머리에서 버락 오바마 후보에 앞서 있었다. 클린턴이 거의 승기를 잡았다고 예측됐다. 그러나 세인트루이스를 막판 개표한 결과 승자는 오바마였다. 클린턴은 그 후 8년을 기다려 미주리 승리를 이뤘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경구를 절감했을 것이다. 한국 정치에도 숱한 역사의 재림이 일어난다. 박근혜 대통령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명박 후보에게 무릎을 꿇었다. 절치부심, 5년후 2012년 경선에서 박 대통령은
[안철수] 12년 3월 ‘고민 중’ → 16년 3월 ‘광야에서 고난의 행군 중’ 꼭 4년전 이 무렵, 당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고민 중’이었다. 총선을 한 달여 앞둔 12년 3월 중순, ‘안철수 현상’은 연초 핵폭풍 급에서 평년 태풍 수준으로 파고가 감소했고, 당시 안 원장은 청춘콘서트 메시지를 되살려 갈 ‘안철수 정치’의 재개 방식을 목하 고민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16년 3월, 안철수 대표는 몇 차례 시도 끝에 결국 창당한 국민의당 대표다. 야권분열로 인한 수도권 참패 우려와 야권통합 논의를 강하게 거부하며 독자노선을 표방했다. 정치권의 일반명사처럼 불리기 시작한 ‘철수 정치’를 이번엔 하지 않겠다는 강한 결의가 읽힌다. 총선이 끝난 날, 안철수의 ‘독자 생존’은 결실을 맺을 것인가, 공멸의 주범으로 낙인찍히며 정치권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인가. [김종인] 12년 3월 ‘비대위원 사퇴’ → 16년 ‘차르 비대위 대표 강행군’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대표는 12년
지난 13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광장. 궂은 날씨에도 이순신 장군 동상 아래 떠 있는 세월호 천막 곳곳에는 여전히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에 동참해주세요” 자원봉사자들이 범국민 서명운동을 하는 ‘진실마중대’에는 주말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이 속속 찾아와 서명에 동참했고, 304명의 희생자를 기리는 분향소 앞에도 영정사진을 바라보며 침묵으로 애도하는 시민들의 눈빛이 이어졌다. 그 속엔 세월호 참사를 알리는 외국어 안내문을 보며 놀라고 안쓰러워하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서 있었다. 2014년 4월16일 우리를 경악케 한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698일이 지난 지금도, 세월호 천막 곳곳은 '왜'라는 의구심이 가득 차 있었다. 지난 2년여 동안 우리는 무엇을 한 것일까. 복기해보면 세월호 참사 이후 감사원 감사, 검찰 수사, 국회 국정조사 등 숱한 조사와 수사들이 진행됐다. 사고의 우선 책임자인 이준석 선장과 선원들, 전직 해양경찰 123정 정장 등에 대한
일본 애니메이션 역사상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신세기 에반게리온'. 그 배경이 된 가상의 도시 제3도쿄시는 시장이 3명이다. 엄밀히 말하면 사람이 아니니 3개라고 해야겠다. 마기(MAGI)라는 3대의 슈퍼컴퓨터가 다수결로 시정에 대한 의사결정을 한다. 그런데도 제3도쿄시는 아무 문제없이 잘 돌아간다. 인공지능(AI)이 도시를 통치하고 시민들을 지배하는 세상이다.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알파고가 '인간계' 최고수 이세돌을 상대로 바둑을 둬 내리 2판을 이겼다. 특히 두번째 대국에서 이세돌은 딱히 잘못 둔 수가 없는데도 졌다. 프로기사들이 알파고의 '실수'라고 했던 엉뚱한 수조차 미리 계산된 수였다는 게 중론이다. 상대보다 최소한 '반집'이라도 더 많이 차지해 이긴다는 유일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변수를 사전에 차단하려고 뒀다는 얘기다. 이쯤되면 이세돌이 단 한판이라도 이긴다면 기적이라고 봐야 한다. 게이머들이 말하는 이른바 '헬'(Hell·지옥) 또는 '극악'(極惡)의 난이도
한국 정치에서 '제3당'이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은 상식으로 통한다. '선거의 여왕'이자 '정치10단'이라 불리는 박근혜 대통령조차 '제3당'에 고개를 저었다면 말 다했을 것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02년 한나라당을 탈당해 한국미래연합을 창당했다가 반년 만에 이를 접고 다시 한나라당으로 들어갔다. 2008년 친박(친 박근혜)계에 대한 '공천학살'이 이뤄졌을 때 박 대통령이 끝내 탈당하지 않았던 것이 이 때 경험한 '제3당'의 쓴맛 때문이라고 정치권 인사들은 입을 모은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로 '콘크리트 지지층'을 거느렸다는 박 대통령마저 실패했다면 '제3당'이 얼마나 성공하기 어려운 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무엇보다 현재 5년 단임 대통령중심제 하에서 여야 일대일 구도를 깨기 어려운 한계 때문이다. 삼권분립이라지만 국회 역시 대통령 권력의 영향력이 지배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여름 목도했듯이 여당의 원내대표가 대통령을 거슬렀다는 이유로 내쫓기는 것이 현실이다. 야당
지난 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야권 통합’ 제안이 두 야당을 뒤흔들었다. 물론 충격파는 국민의당으로 향했다. 경쟁당 비대위 대표의 통합 제안 한 마디에 국민의당은 심야 의원총회까지 열어야 했다. 통합 제안에 반대한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합의를 이끌어 내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던 것으로 미뤄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 같지는 않다. 국민의당이 야권 통합에 반대하면서 20대 총선에서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등장하고 있다. 물론 국민의당이 아니어도 역대 총선에는 많은 정당이 참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당 구도로 선거판이 읽히게 된 건 영호남을 지역기반으로 하는 두 거대정당 외에 다른 정당과 소속 후보들이 얻는 득표가 선거 판세를 바꾸는 데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정도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18명의 현역의원을 보유한 국민의당이 더민주와 통합 내지 연대 없이 총선에 임한다면 실질적인 일여다야 구도가 펼쳐질까? 결국 일여다야 구도 총선이냐 양당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