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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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왼손잡이다. 엄밀히 양손잡이긴 하다. 글씨는 오른손, 수저를 들거나 가위질·양치질 등은 대부분 왼손이다. 부모님은 그냥 놔두면 100% 왼손잡이가 되겠기에 회초리(정확히는 먼지털이)까지 들어가며 최소한 연필 잡는 것은 오른손으로 바꿨다고 한다. 아들이 왼손잡이로 겪을 불편과 함께 남들 시선을 염려했기 때문일 것이다. 부산에선 왼손잡이를 짝배이(왼짝배기)라고 불렀다. 요즘 듣기에 썩 좋은 어감은 아니다. 한 지역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왼손잡이는 환영받지 못했다. 왼손과 달리 오른손은 대접 받았다. 오른손을 바른손이라고 하는 표현만 해도 그렇다. '오른'은 발음도 '옳은'과 같다. 국어사전에서 '올바르다'를 '옳고 바르다'라고 풀이한다. 이런 언어체계에서 오른쪽은 옳은 쪽이고, 또한 바른 쪽이다. 왼손잡이를 터부시하는 데 문화적 배경이 있을테고 꼭 우리나라만도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이는 은연중에 차별과 배타성을 드러내곤 하는 우리 사회의 특질과 무관치 않다는 생각이다. '틀리다
"인생은 살 만해요. 술은 기분 좋을 때 마셔봐요." 핀란드는 여름철 해가 지지않는 백야가 나타나는 대신 겨울엔 온종일 해가 뜨지않기도 한다. 이 경우 신체뿐 아니라 정신건강도 해치기 쉽다. 핀란드에 커피와 초콜릿 등 각성효과가 있는 기호식품과 보드카 등 술 문화가 발달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지난 5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의 의회 별관 회의실. 스크린에 뜬 그래프엔 핀란드 자살률이 1990년 인구 10만명당 30명으로 치솟은 게 뚜렷했다. 지리·기후적 요인에다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고립감, 스트레스 등으로 우울증을 겪다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늘었다. 그런데 90년 이후엔 달라졌다. 핀란드 국립보건원(NIH) 티모 파르토넨 교수는 이곳을 찾은 정의화 국회의장 등 한국 방문단에게 "1999년 자살률은 23.2명으로 1990년 30명 대비 20% 감소했고 2005년은 18명, 2012년 기준 15.6명선"이라고 소개했다. 핀란드의 자살예방 정책은 세계최고 수준의 자살률을 기록
왜 어머니는 "떡 하나 주면 안잡아먹지"라고 으름장을 놓는 호랑이에게 순순히 잡아먹혔을까. 사나운 호랑이에게 덤벼들어 몸을 상하게 되느니 집에서 배를 곯고 있을 오누이에게 줄 떡을 호랑이에게 주는 것이 나을 것이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루저녁 굶어도 내일 다시 떡을 만들어 장에 내다팔고 오누이를 먹이면 될 것이 아닌가. 이 고비만 넘기면 말이다. 그러나 호랑이의 배는 떡 하나로, 아니 떡장수 어머니를 먹어치워도 채워지지 않는다. 기어이 오누이의 집으로 찾아가 이들을 유혹한다. 어머니의 옷을 입고, 상냥한 목소리를 내며 털복숭이 금수의 발을 떡가루로 분칠한 모습으로 오누이를 호랑이밥으로 불러낸다. 전래동화에서는 오누이가 호랑이밥이 되는 대신 하늘에서 내려온 동앗줄을 타고 올라가 해와 달이 되지만 어머니가 지켜주지 못한 이들의 애달픈 죽음을 비유적으로 표현할 것일테다. 호랑이는 해소되지 않는 갈증과도 같은 탐욕의 은유다. 부당한 탐욕에 맞서싸우지 못하고 팔다리를 잘라내 주더라도 그 탐욕
"안심번호? 안심전화? 그게 뭐예요?" 최근 한 모임에서 지인이 한 말이다. 요즘 논란이 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로 화제가 옮겨가면서다. 그러면서 지인이 덧붙인 말. "한마디로 국회의원 후보 뽑는 거 아녜요? 우리야 선거에서 국회의원만 잘 뽑으면 되지, 후보 뽑는 것까지 뭘…." 청와대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간의 정면충돌까지 야기한 문제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에게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갈등은 자신의 삶과는 동 떨어진 '그들만의 싸움'일 뿐이다. 싸움이 길어져 봐야 국민들 보기에 좋을 게 없다.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둘러싼 당청갈등은 한마디로 '여권내 총선전략 논쟁'이다. 내년 4월 총선에 내세울 국회의원 후보를 순수하게 국민 여론조사로만 뽑을 지, 일부 전략공천도 활용해 낙점할 지가 싸움의 핵심이다. 물론 기저에는 청와대의 공천 개입을 차단하고 비박계 우위의 당내 구도를 유지하려는 김 대표와 전략공천을 통한 친박계 확장을 원하는 청와대와 친박의 이해관계가 깔려 있지만, 명분
"호남 사람들은 한국에선 흑인이나 마찬가지" 몇해 전, 경제단체장까지 역임한 호남출신의 한 원로 기업인이 동향사람들이 모인 사석에서 이런 말을 했다가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다. 맨 손으로 호남에서 몇 안되는 '변변한 기업'을 일구기까지 겪었던 뼈에 사무친 소외감을 토로한 것이었을 터. 그런데 앞 뒤 자르고 '호남사람=흑인'으로 말이 전해지면서 동향 사람들 사이에 오해를 샀다는 이야기를 그 자리에 있던 다른 기업인에게 전해 들었다. 박정희 정권 이후 정치적으로 소외돼 온 호남사람들은 (현재의)'야당' 쪽에 섰다. 김대중 정부가 정권교체를 이뤄낸 이후에도 달라진 게 별로 없다는 피해의식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래서 야권에서 신당 깃발을 드는 정치인들은 너나 없이 입에다 '호남 대접'을 달고 다닌다. 호남의 '야성'은 단지 지역적 경계에서만 비롯되는게 아니다. '보수, 산업화'의 형태로 나타난 독재정권에 맞서 호남은 '진보, 민주화'의 정치적 토대가 돼 왔다. 그런 호남이 지난해 7.30
약 한 달간의 국감일정에 추석 연휴가 끼어 있는 지금, 국회 의원회관은 추석선물 배송으로도 바쁘다. 명절에 친척이나 지인들과 선물을 나누는 건 우리 특유의 문화다. 이는 '고향'과 '핏줄'에 집착하는 고유 정서와 닿아 있다. '고향'은 국감기간엔 의원실 보좌진과 피감기관의 관계에서도 중요한 요소다. 중앙부처와 공기관은 물론이고 사기업에서도 국회 담당 직원을 뽑을 때 '고향'을 고려한다. 여당 담당은 ‘영남’, 야당 담당은 ‘호남’출신을 배치하는 식이다. 여기에 더 디테일하게 '시군'단위의 공략도 추가된다. 특히 '제주'나 '강원'지역처럼 소외 지역의 경우엔 출신 직원이 많지 않아 해당 지역 출신을 임시 선발해 의원실을 방문하게 하기도 한다. 그런 경우 보좌진과 직원간에 상호 어색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고향이 같다는 이유로 식사하자는 약속을 잡고 막상 마주 앉아서 할 얘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국회 담당 등 대외 업무를 하던 직원이 아닌 경우에 억지로 국회에 보내진 경우엔
버스 안내양이 있던 시절, 버스 출입문 위에 ‘개문발차, 절대금지’라고 빨간 글씨가 씌여 있었다. 승객이 다 내리거나 타지도 못했는데 문도 못 닫은 채 출발하는 일이 흔하던 만원버스, 앳된 소녀 안내양들이 문 양쪽 손잡이를 잡고 매달려 온몸으로 승객을 쑤셔 넣으려 안간힘 쓰는 모습은 지금 떠올려도 애잔하다. 그런 장면을 떠오르게 하는 ‘개문발차(開門發車)’가 언제부터인지 정치권 용어가 됐다. 준비나 절차 다 따질 여유가 없으니 일단 가고 본다는 말이다. 선거의 계절이 다가오면 '신당'이 등장하고, 그때마다 회자되는 말이 '개문발차'다. 일반 사람들이 보기엔 별로 새로워 보이지 않고, 기존 정당하고 뭐가 다른건지 잘 구분도 되지 않는데다가, 심지어 누가 함께 가는지도 모르는데 일단 '오라이' 발차시키고 본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어김없이 개문발차 대열이 시작됐다. 23일엔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을 맡고 있던 박주선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해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그보다 사흘전엔 천
민주화 전통, 복지국가 추구, 남북 평화 정착, 중산층과 서민 위주 정책, 청년이 주축이 된 정당… 천정배 무소속 의원이 20일 밝힌 '개혁적 국민정당' 창당선언의 주요 키워드였다. 정치·사회·경제에 대한 비전이 새정치민주연합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온건한 진보와 합리적 보수를 아우르는 개념이라고 하는 '중용'을 내세우고 새정치연합의 '중도'에 대해 "어정쩡하다"고 평했는데, 이 역시 피부에 와닿는 차이가 아니었다. 기자회견 직후 마련된 오찬 자리에서 기자들은 이 부분에 대해 질문했다. 기자회견 내용만 봐서는 '개혁적' 신당이라고 부르기에 새정치연합과 다른 점을 찾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반 새정치연합 연대' 혹은 '친 호남 연대'가 아니라면 도대체 새정치연합과 다르게 보여줄 수 있는 비전이 무엇인지, 신당을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가 무엇인지가 궁금했다. 천 의원은 "포지션도 새정치연합과 큰 차이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는 명확하게 설명
"김무성에게는 두 번의 기회가 있었다." 이달 초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둘째 사위가 신문 정치면을 장식하기 나흘 전이었다. 30년 이상 정치판의 흥망성쇠를 지켜본 전략가 A씨가 이렇게 운을 뗐다. 차기 대권 주자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김무성 대표의 미래에 대해 "내 머리 속엔 들어있지 않는 일"이라고 단언했다. 김 대표가 대단한 하자가 있거나 해서가 아니다. A씨가 30년간 지켜봐 온 권력의 속성이 그러했기 때문이다.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 권력은 결코 나눠가질 수 없으며 권력자의 호의에 기대 양도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6공의 황태자' 박철언이 아닌 김영삼이 대권을 쥐었듯 중요한 것은 '현재권력'의 지지가 아니라 권력의지로 싸울 수 있는 사명감과 용기다. A씨는 "공무원연금 개혁의 성과가 명확한 만큼 지난 5월 6일 본인이 서명한 안대로 통과시켰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권의 권력구도가 이제 '김무성-유승민 체제'로 넘어가는구나 하고 끝났
'친박' 대 '비박', '친노' 대 '비노', '주류' 대 '비주류'. 여야가 너나 할 것 없이 '계파' 갈등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여당은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야당은 '혁신안'이 빌미가 됐다. 저마다 명분을 내걸고는 있지만, 갈등의 본질이 총선 공천과 대선 구도를 둘러싼 계파 간 이익 다툼임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현대 정치에서 '계파'의 기원은 제7대 미국 대통령 앤드류 잭슨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최초의 학벌없는 서민 출신 대통령이자 자신의 계파와 함께 탈당해 신당을 창당한 대통령이다. 여러모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닮았다. 잭슨의 뒤에는 훗날 제8대 미국 대통령이 된 노련한 정치꾼 마틴 밴 뷰런이 있었다. 밴 뷰런은 민주공화당 내 잭슨 지지자들을 규합해 미국 정치사에서 처음으로 '계파'를 만들고 그 계파를 '머신'(Machine)이라고 불렀다. 권력을 제조하고 지키는 '기계'라는 의미쯤 되겠다. 그리곤 이 계파를 이끌고 탈당해 민주당을 만들
'헬(hell)-' 이란 접두어(?)가 급속 확산되고 있다. 극도로 상황이 나쁘다는 의미다. 먹고살기 힘들고 희망이 없는 우리나라는 헬조선, 이다지도 취업이 어려운 노동시장은 헬노동시장. 정치권에 대입하면 야당이 '헬정당' 소리를 듣기 딱 좋은 상황이다. 문재인 체제 리더십 우려→혁신안 논란→문 대표 재신임 파문까지 당 내분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공천 혁신안은 16일 공식 의결절차를 넘어 제도화됐지만 이걸로 당이 환골탈태할 것으로 믿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혁신안 통과 과정에서 주류·비주류간 격한 감정의 충돌로 앙금만 더 쌓였다. 당내 금기시돼 온 "유신"이란 총알로 상대를 쏘기도 했다. 재신임 정국에서 최고위원회의는 했다 하면 내부 분란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 정도면 그 어떤 혁신안을 갖다 대도 수습이 어렵다. 이를 보는 국민이 더욱 혼란스러운 건 주류 비주류 사이에 대단한 노선 차이도, 도저히 공존할 수 없는 정치·경제 철학의 대립도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싸울까
인정한다. 노는 것 같아도 현장에서 느끼는 바가 있으리라 믿는다. 항상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재외공관 국정감사의 비효율성을 지적할 때마다 개인적으로 재외공관 국감을 위해 해외로 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과거처럼 외유성 논란을 피하기 위해 외통위 위원인 의원들 조차 허투루 보내지 않으려는 노력이 있음도 안다. (관련기사: "한글로 하세요" 해외 국감, 지적사항이 기가 막혀…) 올해도 현안이 많은 본부 감사는 외교부, 통일부 기관보고 각각 하루, 종합감사 또 하루씩 총 4일인 반면 재외공관 감사는 20여일 할애한 것도 재외공관 국감을 위한 이동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이유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올해 해외 국감에 아프리카·중동, 이른바 아중동 공관의 국감 일정이 제외됐다는 대목에서는 고개를 끄덕일수가 없다. 대외적으로는 메르스 등의 이유가 붙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의원들이 미주, 일본 등이 포함된 아주국, 유럽의 구주반 국감에는 지원이 많았던 것과 달리 아중동 국감은 지원자 미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