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 나의 정치…'진영의 명예혁명'

나의 삶 나의 정치…'진영의 명예혁명'

김태은 기자
2015.10.19 05:30

[the300][미래를 찾는 긴 여정-리버럴리스트의 메니페스토]

[편집자주] 머니투데이 the300은 정치인들의 삶에 녹아있는 정치관과 비전을 국민들에게 정확히 알리고 이를 검증하는 장을 마련하기 위해 '나의 삶, 나의 정치'를 연재합니다. 첫 번째 필자는 국회 안전행정위원장을 맡고 있는 진영 의원(새누리당)입니다.
↑사진출처=진영 의원 페이스북
↑사진출처=진영 의원 페이스북

"나는 지금 거친 정치의 들판에 외롭게 서있다."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2013년 9월 '항명파동' 속에 박근혜정부란 '뗏목'에서 "아무런 준비도 없이 뛰어 내린" 후 "온 몸이 젖은 채 강가에 서서 멀어져 가는 그 뗏목만을 바라보아야 했다." 그는 자신에게서 점점 멀어져 가는 뗏목이 "격류를 잘 헤치고 잠잠한 장강으로 들어설 수 있기만을 염원"했다.

복지부 장관직에서 물러난 후 철저하게 침묵으로 일관했던 진영 전 장관이 3년 만에 그동안 담아뒀던 이야기를 풀어낸다. 박근혜정부 대선공약을 주도하며 '희망'과 '행복'의 나라를 향해 꿈틀거리던 열정, 그의 꿈이 내동댕이쳐진 듯한 시련을 묵묵히 견뎠던 과정, 그리고 다시 '국민행복'의 여정을 향해 정치의 '항해'를 시작하고자 하는 다짐을 말한다.

진 전 장관은 '미래를 찾는 긴 여정-리버럴리스트의 매니페스토'라는 주제로 우리나라 정치 개혁 과제와 비전을 풀어낸다. 지금까지 못다한 그의 이야기는 the300 사이트의'진영의 명예혁명'코너를 통해 연재될 예정이다.

◇'미래를 찾는 긴 여정' 어떤 내용 담고 있나

진 의원은 올 초부터 본격적으로 집필을 시작했다. 박근혜정부의 개혁정책을 실질적으로 수립하고 핵심 공약을 실행시킬 그의 역할은 복지부 장관직을 스스로 버리면서 사라졌지만 박근혜정부를 탄생시킨 무한책임을 외면해선 안된다는 의무감 때문이다.

제목을 '미래를 찾는 긴 여정'이라 이름붙인 것도 개혁 과제가 여기서 끝나선 안된다는 강한 의지의 표명이다. 개혁을 넘어 혁명에 가까운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그의 정치적 신념을 6개의 주제에 따라 서술했다.

1장 '리버럴리스트의 증언'에서는 '자유주의자'로서 정치적 지향점의 큰 틀을 제시했다. "혁명적일 정도로 철저한 변혁을 추구"하되 "동의와 합의에 따른 개혁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며 자유주의를 좌표로 삼고 있다는 점을 우선 설명했다.

'리버럴리스트의 원칙'을 제안한 2장에서는 '민족주의'와 '인간주의'를 바탕으로 정치인 자신과 국민, 국가를 바라보는 변할 수 없는 원칙을 이야기했다. 이러한 원칙을 바탕으로 시대의 변화를 이끌어 간 위대한 개혁가들을 소개했다.

3장 '우연과 필연사이에서 : 윌버포스를 생각하며'는 개혁가 가운데서도 진 의원이 '롤모델'로 삼고 있는 윌리엄 윌버포스의 삶과 정치 여정을 자세히 언급했다. 정치를 단지 권력이나 사회적 지위를 위한 수단으로 삼는 것이 아닌, 우리 사회와 국가의 미래를 위한 소명으로 받아들이고 개혁의 열매를 자신이 아닌 후세를 위해 맺게 하겠다고 다짐한다.

4장~6장에 걸쳐서는 우리 정치가 안고있는 구조적 문제점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그의 제언이 구체적으로 나온다. 대통령 중심제에서 무력할 수밖에 없었던 장관으로서 체감한 권력구조의 문제점, 사회 갈등과 부조리 해결의 주체가 돼야 할 국회가 오히려 갈등 유발의 중심이 되고 있는 데 대한 문제의식 등을 통해 행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살펴볼 수 있다.

진 의원은 "우리의 목표는 혁명적인 변화를 이룩하면서도 민주적이고 합의적인 과정을 거치게 되는 새로운 '명예혁명'이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진 의원은 복지부 장관 사퇴 당시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됐던 청와대와의 갈등설 등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그러나 '프롤로그 : 희망과 행복의 나라를 꿈꾸며'와 '에필로그 : 신발 끈을 고쳐 매고'에서 그가 당시 어떤 경험을 했는지, 그가 장관직 사퇴로 진정 말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다.

그가 권력 한복판에서 깨달은 현실정치는 적과 동지로 양분돼 ‘제로 섬 게임’의 법칙이 철저하게 지배하는 곳이었다. "명분도, 논리도, 약속도 모두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여겨질 뿐", "현실과의 타협만이 합리화"시키는 냉혹한 현장이었다.

진 의원이 대통령의 만류에도 장관직 사퇴를 고수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자리를 지키기 위한 현실과의 타협을 용납할 수 없다는 배수진이었음을 암시했다.

↑사진출처=진영 의원 페이스북
↑사진출처=진영 의원 페이스북

◇'항명파동' 후 긴 침묵…어떤 일이

진 의원이 자신의 입으로 정치 개혁의 과제를 이야기하기로 나섰다는 것은 정치권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해 보인다. 그가 지나치리만큼 굳게 입을 다물고 '항명파동'의 전말에 대해서도, 박근혜정부와의 갈등설에 대해서도, 심지어 자신에 대한 변명조차도 말하길 피해왔기 때문이다.

여전히 세간의 호기심이 사라지지 않은 '항명파동'에 대해서는 지난 2013년 9월 30일 복지부 장관을 공식 사퇴하기 전까지 언론에서 전해진 그의 발언을 통해 미루어 짐작할 뿐이다. 박근혜정부가 재정 문제를 들어 기초연금 공약을 수정하는 방향으로 가닥잡자 당시 진 장관은 여러차례 청와대 측에 고언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가 그의 고언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그가 보건복지부 직원들을 불러 선언처럼 꺼낸 말은 "내가 이 자리에 있을 필요가 없다"였다. 진 장관은 기초연금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것을 막아달라는 사람들의 요청을 피할 수 없었고 피할 생각도 없었다. 장관으로서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박근혜정부의 핵심 실세로 꼽혔던 그가 정권 1년차에 이 같은 결심을 하자 정치권 안팎이 들끓었다. 한쪽에서 그는 배신자로 낙인찍혔고, 다른 한쪽에서는 소신을 지킨 올곧은 정치인으로 불렸다.

그러나 장관직 사퇴 후 그는 철저하게 말을 아꼈다. 밀려드는 언론 인터뷰를 다 뿌리치고 침묵했다. 정치생명이 끝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컸지만 자신이 모든 비난을 안고 가는 쪽을 택했다. 국회에 돌아온 그에게 박근혜정부의 대선공약을 뒷받침하는 역할은 더 이상 주어지지 않았다.

그는 "한동안 힘든 나날을 보냈다. '정치가는 변명의 입이 없다'는 믿음이 모든 것을 마음속 깊이 묻었다"고 회상했다. 초로의 나이에 피아노를 새로 배우면서 마음을 달래고 국회 안전행정위원장과 지역구 챙기기에 전념하면서 "번민의 일상을 벗어나 다시 미래를 꿈꾸는 내 모습의 한 가닥을 찾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정치인 진영'과 우리 정치에 대해 반성하고 생각할 시간을 가지면서 처음 국회의원 출마를 결심했던 마음가짐을 떠올렸다고 돌이켰다.

◇◇the300 ‘나의 삶, 나의 정치’ 첫 필자…”정치철학과 비전 말해야“

진 의원을 시작으로 the300이 시도하는 '나의 삶, 나의 정치' 연재는 형식과 내용 면에서 정치권의 관행을 뛰어넘고자 하는 새로운 시도이다.

정치인들의 저서는 선거 출마를 앞두고 홍보를 위해 급조되거나 흥미 위주의 '라이프 스토리'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국회의원들의 경우 특히 출판기념회를 개최해 우회적으로 정치자금을 모으는 편법과 세를 과시하는 용도로 활용될 뿐이다.

the300의 '나의 삶, 나의 정치'는 국회의원들의 삶에 녹아있는 정치관과 정치비전을 국민들에게 지속적이고 효과적으로 알리고 이를 검증하는 장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내 삶을 바꾸는 정치뉴스'를 모토로 출범한 the300은 국회의 입법정책 기능을 주목하는 새로운 미디어로, 기존 정치뉴스와는 차별화된 정책콘텐츠를 내놓고 있다.

진 의원은 the300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전달하고자 하는 이유에 대해 "the300이 정치의 정책적 기능에 초점을 두고 정치문화를 바꾸는 일에 앞장서온 만큼 '미래를 위한 긴 여정' 역시 the300을 통해 보다 많은 국민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 뉴스가 늘 권력을 중심으로 하는 사건 위주로 보도되고 이 때문에 국민들이 정치에 눈살찌푸리는 일이 반복돼 왔다"며 "국회의원들도 이제 자신의 정치 철학과 비전을 국민들에게 직접 밝히고 평가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