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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노동소외를 이야기할 것 까지도 없을 것 같다. 생계를 위한 반복적이고 맹목적인 노동으로 일상이 점철된 현실에 놓여있는 숱한 ‘미생(未生)’들은 우리 주변에 이미 차고 넘친다. 생산과정으로부터의 소외, 생산물로부터의 소외, 유적(類的) 존재로부터의 소외를 이야기하는 것 조차 한가롭게 느껴질 지경이다. 노동과 생산과정에서의 자발성과 자율성, 창의성을 논하는 것 또한 어불성설이다. 자아실현의 목적은 정말 뜬구름 잡는 얘기다. 가뜩이나 고질적인 비정규직과 청년실업, 노동유연화와 고용불안 문제가 날로 심화되고 있는 게 우리사회의 현실이다. 그리고 이같은 치열한 현실을 본다면 이제와서 ‘소득기반성장’을 논하는 것 조차 사치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우리의 노동현실은 결코 간단치 않다. 반복된 기계적 노동의 숙련성만큼이나 비인간적인 노동은 이미 일상적이다. 이런 마당에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 기본방침을 천명한 것은 전적으로 환영할 일이다. 경총(經總)이 1.6% 인상안을 제시하면서 이제와서 영세사
# 예수의 12제자 가운데 한명이었던 시몬(Simon)은 '테러리스트'였다. 민족주의 정당인 '혁명당'(셀롯: Zelotes) 당원이었던 시몬은 당시 이스라엘을 식민 지배하던 로마의 군대 뿐 아니라 로마에 협력하는 동족들을 상대로도 살인과 약탈 등의 테러를 저질렀다. 처음에 시몬은 '비폭력주의'를 견지한 예수와 대립했다. 심지어 예수의 제자 중 로마의 세금징수원이었던 마태는 혁명당의 암살 표적 가운데 한명이었다. 그러나 결국 예수의 기적과 설교에 감화된 시몬은 혁명당에서 탈퇴하고 예수의 가장 충직한 제자 중 한명이 됐다.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힌 뒤 포교를 위해 이집트로 떠난 시몬은 '우상숭배'를 금한 예수의 가르침에 따라 현지인들의 신상을 부쉈다. 이에 분노한 현지인들에 의해 시몬은 톱으로 몸이 두동강으로 잘리며 순교한다. (시몬은 기자의 가톨릭 세례명이기도 하다.) 테러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수가 살던 시대 뿐 아니라 선사시대에도 종족 간
"편리, 안전, 돌봄이라는 이익을 이유로 감시를 허용하는 것은 프라이버시의 자유의 유예 혹은 포기를 의미한다." 세계적 석학인 지그문트 바우만은 자신의 저서 '친애하는 빅브라더'에서 '안전에 대한 욕구'를 이유로 '감시의 자발적 용인'이 제도화되는 것을 경계했다. 감시에 대한 도덕적 무감각이 배제를 용인하고, 국가는 자발적으로 제공된 감시 정보를 기초로 '사회적 쓰레기들'을 구분해 배제할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 상황에서 개인은 저마다 배제당하지 않기 위해 발버둥을 치게 된다. '감시의 자발적 용인'은 '사회적 공감대' 형태로 나타난다. 어린이집 아동폭행 사건이 물의를 일으키자 '어린이집 CCTV 의무화'를 요구하는 여론이 거세게 일어난 것은 '감시의 자발적 용인'의 전형적 사례다. CCTV 설치 의무화를 강제한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이 지난 3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정치권은 '감시하지 못하게 된 데' 대해 머리를 거듭 조아리고 있다. 서영교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변인은
"정말 이 법안이 전직 대법관 출신의 권익위원장이 위원장으로 있으면서 제출한 법안인지 의문이 들 만큼 이 법에 문제가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2015년 3월3일 오후 역사적인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의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자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법안 제안에 나선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이 법안을 최초 제안한 김영란 전 권익위원장을 비판한 것이다. 동료의원들에게 상정 법안을 통과시켜줄 것을 요청하기 위해 나온 자리에서 이 법안의 최초 설계자에 화살을 겨눈다는 것은 웬만해선 상상하기가 어려운 일이다. 김 의원은 김영란법의 소관 상임위였던 정무위워회 야당 간사로 활동하면서 이 법의 출생부터 본회의 통과까지 전 과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다.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언론은 뒤늦게 벌떼처럼 법안의 모호성, 위헌, 과잉입법의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하지만 김 전 위원장이 당초 제안했던 입법예고안이나 권익위가 국회에 제출한 법안은 훨씬
국회가 진통 끝에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등의 금지에 관한 법률)을 3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했다. 여야 지도부는 김영란법을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겠다는 약속은 지켰다. 그러나 이번에도 '벼락치기'로 쫓기듯 통과시켰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늘 구호로 떠돌았던 '상임위원회 중심 국회'는 이번에도 실종됐다. 김영란법은 대한민국 공직사회의 부정부패 문화를 획기적으로 바꿀 것으로 기대되지만 그만큼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컸다. 적용대상 범위를 공무원과 공공기관 종사자뿐 아니라 언론인과 사학 교원 등 민간영역으로 넓히는 것에 대한 위헌 가능성, 모호한 '부정청탁'의 개념 등에 따른 법률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법사위는 법률의 체계 및 자구심사권을 쥐고 있다. 각 상임위에서 올라온 법안들이 국회 본회의에 오르기 전에 위헌성은 없는지, 기존 법체계에 어긋나는 부분은 없는지 최종적으로 심사하는 게 법사위의 의무다. 소관상임위인 정무위원회 만큼이나 법사위가
20여년전, 초년 기자시절이다. 경제부에서 모 경제단체를 출입하게 된지 얼마 되지 않아, 점심을 마치고 택시를 잡아 회사로 들어가는 내게 봉투가 건네졌다. “선배들도 다 받는 것”이라는 말과 함께. 차창 밖으로 내던지듯 돌려준 뒤로는 다시 건네지지 않았다. 촌지에 대한 나의 ‘순결’은 어느 재개발 조합 관련자에게서 깨졌다. 취재후 돌아와 펼쳐본 취재 다이어리 사이에 끼워져 있던 봉투 속에 들어 있던 10만원. 연락이 안돼 돌려주지 못하고 안주머니에 한달 가까이는 갖고 다니다가 어느날 밤인가 ‘만취’를 핑계로 빈 지갑 대신 그 봉투로 손이 갔다. 몇번이었을까. 그런식으로 ‘푼돈’이 든 봉투들이 주머니에 들어왔다가 돌아가지 못하고 내 똥이 돼 버린 건. ‘열 손가락을 넘어가진 않겠다’는 생각은 의미없는 위안이다. 빈손으로 만나기 멋쩍다며 굳이 건네는 크고 작은 ‘기념품’에서부터, 기업체가 부담하는 경비로 치는 골프, 그리고 얻어 먹을때가 압도적으로 많은 ‘밥값’에 이르기까지 ‘봉투’는
"18개월로 하시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법안소위) 위원장인 이명수 새누리당 의원이 24일 소위 진행 도중 담배 포장지에 흡연 경고 그림 도입 유예기간을 두고 단호하게 한 말이다. 소위 의원들의 얼굴은 모두 이 의원을 향했고 입은 소리 없는 '왜'자 모양을 그렸다. 그래도 이 의원의 입장은 흔들림이 없었다. 결국 야당 의원들까지 모두 이 의원의 '유예기간 1년 6개월 안'에 동의하며 담뱃갑에 흡연경고 그림을 도입하는 내용의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은 이날 저녁 늦게 상임위 법안소위를 통과했다. 담배 포장지에 흡연경고 그림을 넣는 법안은 지난 2002년 이후 11번이나 발의됐지만 철저한 외면을 받았다. 따라서 담뱃값 인상과 맞물려 국민적 관심을 모았던 사인이긴 하지만 2월 처리 가능성마저 희박했던 상황. 예상과 달리 이날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됐고, 결국 해당 상임위인 복지위의 법안소위를 통과해 2월 처리의 9부 능선을 넘게 됐다.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이 소위의
장례는 남은 자들의 축제이다. 모친상을 당한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룬 이청준의 소설 제목이 ‘축제’인 것은 지극히 현실적인 작명이다. 임권택 감독이 이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1996년 영화 ‘축제’ 역시 부산함 속에 카타르시스를 남긴다. 진혼의 무거움으로 시작되는 우리의 장례는 회합과 회고가 녹아들면서 잔치로 승화된다. 호스트 역할을 하느라 분주하게 오가다보면 상주마저도 슬픔을 깜빡하고 잊게 되는게 우리네 장례다. 장례의 주인공은 망자가 아니라 가족이고 조문객이다. 그래서 장례는 망자가 남은 자들에게 이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베풀고 가는 최대의 음덕이다. 김종필(JP) 전 자민련총재 부인 박영옥여사가 별세했다. 평생 정적으로 살아온 이들까지 문상객으로 찾아와 JP에게 ‘훈훈한’ 위로를 건넨다.부인과의 러브스토리와 정치후배들에 대한 훈수를 적절히 섞어가며 ‘마지막 정치’를 하고 있는 JP를 보면 고인이 마지막으로 큰 음덕을 베풀고 갔음이 실감난다. 박여사의 장례가 갖는 ‘상징성’이 큰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과 만났습니다. 경기도 안산 4·16 세월호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도 방문했습니다. 원내대표 취임 후 당내 일정을 제외하고 첫 단독 공식 행보로 '세월호'를 택했습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전명선 세월호 가족대책협의회 위원장, '유민 아빠' 김영오씨 등과의 면담 내내 여당에 대한 유가족들의 서운함을 달래고 거듭 사과의 뜻을 전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세월호를 인양할 마음이 있느냐는 유가족의 질문에 "계속 이야기를 듣고 있다"며 "인양을 거부하는 것은 전혀 없다. 오해하지 말아줬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설연휴 직후에 당정청이 모여서 하는 회의가 있다"며 "결정은 해양수산부가 할 일이지만 인양 부분을 최대한 빨리 결론을 내 답변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구체적인 방안을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선체 인양에 돈이 많이 든다며 반대하는 국회의원이 있다는 지적에는 "인양 문제에 돈문제는 거론하지 않겠다"고 유가족을 안심시켰습니다
지난 10일과 11일. 국회 본관 6층에 자리한 보건복지위원회 소회의실에서는 오랜만에 법안심사소위원회(법안소위)가 진행됐다. 양일간 회의를 통해 의원들은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를 골자로 한 '영유아보육법 개정안'과 '우선판매품목허가제' 등의 도입을 내용으로 하는 '약사법 개정안', 흡연경고 그림 도입 의무화 논의의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주요하게 다룰 예정이었다. 회의는 이틀 간 긴박하게 돌아갔다. 특히 10일에는 어린이집 CCTV설치 문제를 두고 이례적으로 밤 10시를 넘겨 회의가 끝날 정도였다. 이런 와중에 이틀 동안 하릴없이 회의실 밖에서 대기만 하다가 다시 세종시로 귀가한 인원들도 있었다. 바로 담뱃갑에 흡연경고 그림을 의무적으로 도입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 심사를 기다린 복지부 건강정책국 직원들이었다. 이들의 대기는 복지위 법안소위가 이틀 동안 현안들을 논의 했지만 흡연경고 그림 도입 심사는 뚜껑도 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법안소위 단위의 짤막한 공청회만 1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14일 전남 진도 팽목항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세월호 도보행진단과 마주쳤다. 도보행진단은 경기도 안산을 출발해 20일간의 550km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시점이었다. 노란색 세월호 모형물을 만들어 상여처럼 짊어지고 '세월호를 인양하라'를 깃발을 손에 든 채 문 후보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간극이 가까울수록 문 대표의 입은 점점 더 굳게 다물어져 졌다. 전명선 위원장 등 4.16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협의회 임원들과 짧게 인사를 나누고 몇몇 도보행진단과 가벼운 인사를 나누기는 했지만 그 뿐이었다. 도보행진단은 그의 방문에 환대로 냉대도 하지 않았다. 도보행진을 끝낸 유가족들이 분향소로 들어갈 때까지 문앞을 기다리던 문 대표는 20여명의 유가족들 옆에 서서 아무 말없이 차례를 기다렸다. 김영록 수석대변인과 김현미 비서실장, 이낙연 전남지사 등 10여명이 그의 곁을 지켰다. 추모를 기다리고 있는 도보행진단을 의식한 듯 1분여만에 헌화와 묵념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가 14일 2·8 전당대회를 끝내고 가진 첫 지방일정으로 광주의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았다. 행사에는 원내·외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를 비롯해 전당대회를 통해 당선된 주승용·전병헌·오영식·유승희 최고위원이 바쁜 걸음으로 묘역을 찾았고, 전대 이후 선임된 양승조 사무총장과 강기정 정책위의장, 김현미 비서실장, 김영록 수석대변인, 유은혜 대변인 등도 자리를 지켰다. 지역에서는 윤장현 광주시장을 포함한 지역 당직자들이 지도부를 맞았다. 그러나 정청래 최고위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선출직 최고위원 중 불참자는 정 최고위원이 유일했다. 같은 시간 정 후보는 세월호 유가족과 만나 함께 도보행진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 최고위원의 5·18 묘역 참배 불참은 이전부터 감지됐다. 정 최고위원은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세월호 인양촉구 범국민대회에 문 대표도 참석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가 곧바로 문 대표로부터 '주의성 발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