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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8일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는 '호남당'이란 당의 민낯을 뚜렷이 드러낸 현장으로 기록될 것이다.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이벤트는 호남을 빼고 설명되지 않는다. 이번 전대는 국민 시선을 받을 절호의 기회였지만 호남에 발이 묶여 그 기회를 걷어찬 것이나 마찬가지다. 첫째 당명변경 논란. 지난해 안철수 의원과 합치면서 '새정치민주연합'으로 바꾼 당명을 전통적인 '민주당'으로 돌리자는 거다. 다분히 호남을 의식한 공약이다. 당대표 후보 셋 중 박지원 의원이 1월1일 제기하면서 이니셔티브(주도권)를 쥐었다. 이인영 의원은 반대했다. 문재인 의원은 반대의사를 밝혔다지만 국민이 받아들이기론 뜨뜻미지근했다. 논쟁이 커지면서 전당대회 초반전을 집어삼켰다. 둘째 호남총리론. 문 의원은 26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인선을 비판하며 "국민화합을 위해선 호남총리였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략적으로 호남표를 공략했다는 평가와 파장을 고려하지 못한 '실언'이란 지적이 엇갈렸다. 문 의원이 유감을
지난 26일 편집국에 걸려온 전화 한 통. 자신을 삼성동 현대아이파크 헬기충돌 이재민이라고 밝힌 한 독자가 기자를 찾아 호통을 쳤다. 23일 기사 [이재민 숙소, 강남구는 '호텔' 의정부는 '군대'…왜?]가 '선동질'을 하고 있다는 얘기였다. 이 독자는 사고 당시 강남구청이 이재민 임시거처로 특급호텔을 마련해 준 데 대해 "부자동네라서 특혜를 받은 것이 아니다"고 강변했다. 사고 가해자인 LG전자가 호텔 비용을 냈기 때문에, 의정부 화재의 경우도 원인 제공자가 비용을 내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렇게 덧붙였다. "그런데 오토바이 주인이 5성급 호텔에 이재민을 재워줄 능력이 됩니까? 안 되잖아요?" 사실 의정부 화재사건의 원인 제공자로 지목받는 오토바이 운전자는 100명이 넘는 이재민의 호텔비용을 지불할 능력이 없다. 이재민들은 인근 초등학교에서 텐트생활을 하다 개학을 앞두고 군부대로 자리를 옮겼다. '3일내 제대로 된 임시거처 마련'을 약속했던 의정부시는 눈을 감았다. 독자의
경찰이 지난 28일 청와대 폭파 협박 피의자 강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강 씨가 부모도 모르게 해외 여행을 떠난 점,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밝히지 않는 등 재범 우려가 있는 점과 대통령을 상대로 협박하는 등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 구속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게 구속까지 할 일이냐는 지적도 많다. 정신질환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는 등 누가 봐도 폭파 협박의 현실성이 없다. 아버지는 이미 그 일로 사표를 쓰고 프랑스까지 가서 아들을 데려왔다. 어찌보면 우리 사회가 보호해야할 대상인 '약자'를 이렇게까지 엄중하게 다뤄야 하는 걸까. 지난 27일 오후 4시20분 인천공항. 검은색 후드 점퍼와 목도리 차림에 검은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고개를 떨군 한 남성이 입국장 B게이트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공항에서 체포돼 경기경찰청으로 압송됐다. 마치 테러범을 잡은듯한 모습을 연상케했다. 힘 없이 축 늘어진 양 팔과 허리까지 머리를 숙인 그의 모습만 놓고보면 살인범, 강간범,
"개헌이요? 사실 정책면에서 보면 우린 이미 내각제를 하고 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지난해 가을 여의도 정가에서 개헌 논의가 한창 불거지고 있을 때다. 국회에서만 30년 가까이 근무한 한 국회 관계자가 이런 얘길했다. 주요 정책이 입법 과정을 거쳐서 확정되고 그 결정권을 국회가 갖고 있다. 그러니 정책에 관한한 국회가 국정을 책임지는 내각책임제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설명이었다. 실제로 주요 정책들은 정부의 의지나 발표와는 무관하게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해야 확정 되고 시행된다. 지난 연말 우여곡절 끝에 통과한 이른바 '부동산 3법'은 정부가 언제 처음 정책을 내놨었는지도 기억하기 어려울 정도다. 그러나 청와대와 국회의 역할 분담은 이런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청와대는 국정운영의 모든 짐을 떠안으려 하고 국회는 '대통령제'의 그늘에 숨어 자신의 역할을 방기하기 일쑤다. 이번 연말정산 논란이 대표적이다. 정부가 낸 예산안이나 세법의 큰 골자가 바뀌는 경우는 드물다. 여야가 서슬 퍼
"'연말정산 사태, 새누리-새정치 공범' 보도자료를 이메일로 보내드렸습니다." 26일 오후, 정동영 전 장관을 발신자로 적은 문자 한 통이 도착했다(정 전 장관은 지난 11일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고 새 정치세력인 '국민모임'에 합류했다). 자신이 몸담고 있던 새정치민주연합을 '공범'이라고 칭한 제목부터가 정치의 무상함을 느끼게 했다. 야당이 수년간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지 못했던' 전략, 바로 심판론을 여당과 야당에게 동시에 들이대고 있었다. 이메일 내용은 정 전 장관이 이날 오전 다른 언론사에 출연해 한 말을 정리한 자료였다. 새로운 정책이나 시각도 아닌, 다른 언론에서 한 발언을 굳이 보도자료로 보낸 것은 존재감 부각을 위한 정치인의 생리라고 이해해줄 수도 있다. 더 실망스러운 건 내용이었다. "연말정산과 관련된 세법개정안은 여야 합의로 처리했다. 야당이 법안처리에 합의하고 동의해 주었으면 책임도 같이 지는 것이지 문제가 불거지니까 여당에게 사과하라는 것은 책임있는 자세가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은 29세에 알프스를 넘어 로마군과 첫번째 대결을 한다. 그는 전투를 앞두고, 카르타고 병사들을 모아놓고 자식대까지 세금을 면제해주겠다고 선언했다. 대부분 속주출신 용병이었던 카르타고 병사들은 귀가 번쩍 뜨여 적진을 향해 달려 나갔다. 조세감면은 용병도 춤추게 만드는 마력이 있었다. 이에 앞서 로마가 시칠리아를 장악하고, 카르타고가 지배하고 있던 지중해에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역시 세금이 있었다. 로마는 교육 의료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는 속주민이라 할 지라도 세금을 면제해줬다. 질 좋은 인력을 공급하는데 필수적인 의료와 교육같은 분야는 사회가 치러야 할 필수 비용이기 때문에 세금을 물려선 안된다는 생각은 근대 조세체계 성립이전부터 뿌리 깊은 것이었다. 월급쟁이들이 한해 동안 낸 세금을 다시 계산해서 ‘필수 경비’에 대해 돌려받는 연말정산은 사회유지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세원칙이 깔려 있는 셈이다. 정부가 소득공제나 세액공제를 정책수단으로 가볍
2013년 12월 국회 기획재정위. 올 초 연말정산 대란을 잉태한 현장이다. 이때 바꾼 세법대로 연말정산을 해보니 정부의 설명과 달리 중산층·저소득층도 환급액이 대폭 줄었다는 논란이 거셌다. '그때 그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핵심쟁점인 소득공제의 세액공제 전환, 자녀공제 변화 등은 그해 크리스마스 이브인 12월24일 논의됐다. 국회의 회의록 공개 서비스에 접속해 A4 종이 77쪽에 이르는 회의록을 분석했다. 기재위 조세소위는 여야 합쳐 12명. 그런데 현장에선 사안별로 4-5명의 '선수'들만 열띤 토론을 벌였다. 새누리당에선 나성린 조세소위원장과 안종범 이만우 의원, 야당에선 이용섭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당시 민주당) 의원과 박원석 정의당 의원 등이다. 나머지 의원들은 다른 사정을 이유로 결석했거나, 참석했어도 사실상 논의에 깊이 관여하지 못했다. 일부는 자신이 대표발의한 법안을 적극 설명하기도 했지만 조세제도에 대한 소신이나 세법개정에 대한 입장을 논리정연하게 밝힌 경우
새정치민주연합 당권 주자들이 25일 당의 불모지인 TK(대구·경북)를 찾았다. 종반으로 접어든 새정치연합 2·8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 전국순회 합동연설회를 위해서다.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이날 새정치연합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의 주인공은 김부겸 전 의원이었다. 후보들 모두 '김부겸 마케팅'을 폈다.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 대구에서 외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 김부겸 전 의원을 전폭 지원하겠다며 구애 경쟁을 펼쳤다. 김 전 의원은 여당 텃밭인 대구에서 야당 간판을 걸고 지난해 지방선거 대구시장 선거에서 40.3%의 득표율을 기록, 아깝게 낙선했다. 2012년 19대 총선 때는 '지역구도 타파'를 외치며 3선을 안겨준 경기 군포 지역구를 떠나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기도 했다. 이한구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맞붙어 낙선했지만 40.4%의 득표율을 기록, '의미 있는 낙선' 이란 평가를 받는다. 김 전 의원은 이번 전대에서도 다크호스로 출마가 거론됐지만 지역구인 대구
박근혜 대통령이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총리 후보자로 지명했다. 강력한 정책 추진력과 국민·야당과의 소통을 가장 큰 과제로 삼아야 할 2기 총리로서는 고개가 끄덕여지는 선택이다. 개인적으로는 이완구 후보에게서 연상되는 단어 두가지가 있다. '제2롯데월드'와 '일제 검문검색' 이다. 충청남도 지사 시절, 이완구 지사에게는 대기업 투자유치가 절실했다. 딱히 내세울 만한 레저 관광단지가 없는 충청권으로서는 '백제문화'의 발원지 부여에 복합 리조트를 건설하는 사업은 구미가 당기는 일이었다. 대표적인 레저 그룹 롯데에게 열심히 구애를 했지만, 좀체 마음을 움직일 수 없었다. '백제문화'의 전통을 되살리고 충청권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뜻이야 좋지만, 민간 기업이 '공익'이라는 명분만으로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는 리조트 사업에 뛰어들기는 쉽지 않았다. 그룹 내부에서도 반대가 심했다. 오너인 신격호 회장만이 결정할 수 있는 일이었다. 도지사라고 하지만 '구순'을 앞둔 그룹 총수를 만나기는 쉽지
지난 15일 기자의 이메일에 흥미로운 자료가 도착했다. 위스콘신대학 한국 총동문회 신년회 개최 관련 보도자료였다. 발신자는 위스콘신대학 출신 여당의 한 의원실이었다. 주요 내용은 총동문회장이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서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 바뀐다는 내용이었다. 평소 고위 공직자들의 학맥이 중요한 관심사이긴 하지만 쉬쉬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요란하게 이취임식까지 한다고 알리는 보도자료가 신선하기까지 할 정도였다. 총동문회는 야당의 유력정치인과 서울대 공대의 한 교수가 자랑스런 위스콘신 동문상을 수상한다는 내용도 있었다. 한국에서 학연과 지연은 인사에서 중요한 연결고리다. 오죽하면 매번 인사 때마다 지역 안배를 이야기하고 특정 대학의 독식 문제를 지적한다. 인사가 끝나면 인사권자든 관련자든 학연과 지연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앵무새처럼 반복해 설명하지만 그 말을 곧이 곧대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일부에서는 장관들이 총문회장을 겸임하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지만
산업재해와 관련해 '하인리히 법칙'(Heinrich’s Law)이라는 게 있다. 미국의 보험회사 직원인 하인리히가 산업재해를 분석한 결과 1명의 중상자가 발생하려면 29명의 경상자와 300명의 부상 관련 사고가 발생한다는 것을 밝힌 것이 내용의 골자다. 전조가 포착됐을 때 제대로 관리하면 대형사고를 막을 수 있다는 의미다. 한 상점의 깨진 유리창이 도시의 황폐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깨진 유리창 이론'이나 유비무환을 강조한 속담 '호미로 막을 일, 가래로도 못막는다'도 같은 의미로 쓰인다.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인천 어린이집 폭행사건에는 일찌감치 전조가 있었다. 지난 여름 통증을 호소하는 한 아이의 엄마가 원장에게 CCTV 열람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한 일이 있고, 원장은 해당 교사에게 아이를 살살 다루라고 지시한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어린이들 사이에서 배뇨장애가 생기기도 했고, 등원을 거부하는 아이들도 있었다고 했다. 일파만파로 커진 대한항공 땅콩회항 논란도 마찬가지다. 대한항
"엄마, 저 사람들 누구야? 왜 난리를 쳐?"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의 한 어린이집.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의 현장방문을 앞두고 어린이집 입구와 현관 복도가 사람들로 가득 찼다. 인천 어린이집 폭행사건을 계기로 기획된 야당의 현장 방문이었다. 취재진과 국회 관계자들이 벗어놓은 신발로 현관이 어지러웠다. 어린이집 관계자들은 "사람들이 너무 많이 왔다"며 불안해했다. "거긴 들어가면 안돼요. 차 좀 빼주세요. 삼각대 좀 치워주세요, 아이 신발을 넣어야 해요…." 어린이집에 들어오려던 아이들은 평소와는 다른 환경에 겁을 먹고 멈칫거렸다. 들어오지 못하고서 가만히 취재진을 바라보는 아이, 엄마를 찾는 아이가 생겼다. 예민해진 부모들이 쏘아붙였다. "사전에 얘기도 없이, 아이들이 놀라잖아요." "국회의원들이 왜 오셔서 이렇게 행동하는지…." "설마 저분들이 아이들 공간에 들어가진 않는거죠?" 기자는 미안한 마음에 고개를 숙였다. 10시30분이 되자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