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GDP가 오른 게 나랑 무슨 상관일까. 물가상승률은 0%대인데 왜 우리 집앞 식당은 밥값을 올리나. 산유국이 왜 수소차를 사나. 정보의 홍수 속에서 아이러니는 삶에 도움이 되는 지식이 얻기 힘들어졌다는 것입니다. 단편적인 사실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경제현상 속 숨겨진 배경을 찾아 전달하겠습니다.
GDP가 오른 게 나랑 무슨 상관일까. 물가상승률은 0%대인데 왜 우리 집앞 식당은 밥값을 올리나. 산유국이 왜 수소차를 사나. 정보의 홍수 속에서 아이러니는 삶에 도움이 되는 지식이 얻기 힘들어졌다는 것입니다. 단편적인 사실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경제현상 속 숨겨진 배경을 찾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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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에 맞서는 투사 이미지를 보였던 유럽조차 자국의 이익 앞에서는 결국 이기적인 감추지 못하고 있다. EU(유럽연합) 경쟁당국의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 불허는 냉정한 국제사회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EU 경쟁당국은 13일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간 M&A(인수합병)을 불허한다고 발표했다.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시장에서 두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으나 속내는 다른 것으로 보인다. EU 집행위원회는 두 기업간 인수합병을 불허하며 'LNG 운반선의 50% 이상을 유럽에서 발주하고 있다'는 단서를 남겼다. 두 기업이 글로벌 LNG 운반선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시장 비중이 70% 이상임을 고려하면 굳이 서술할 필요가 없는 부분이다. LNG 운반선의 주요 수요자가 유럽기업임을 강조한 것이다. 세계 해운시장은 사실상 유럽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다. 세계 1위는 덴마크의 머크스, 2위는 이탈리아와 스위스
환경부가 이르면 올해 안에 증권사도 온실가스 배출권을 거래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심리에 따라 급등락하는 주식시장을 고려하면 다소 의아한 결정이다. 왜 환경부는 이해당사자가 아닌 금융권의 시장진입을 허용한걸까. 배출권거래제란 정부가 온실가스 배출업체에 배출권(배출허용량)을 할당하고 배출권이 남는 업체와 모자란 업체간 거래를 허용한 제도를 말한다. 예컨대 A사와 B사에 각각 100톤의 배출권을 할당했는데 A사는 80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했고, B사는 120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했다면 A사가 B사에게 20톤에 해당하는 배출권을 파는 것을 허용한 제도다. A사 입장에서는 배출권 20톤에 해당하는 추가수입을 얻을 수 있다. B사도 얼핏 보면 손해인 것 같지만 대규모 고정비용 지출이나 생산량 감축을 막을 수 있어 효율적이다. B사가 일정하게 온실가스 120톤을 배출하는 기업이라면 배출권을 사기보다는 이산화탄소 저감장치를 설치하는 등 고정투자를 하는 것이 이득이다. 그러나 경기
정부가 내년 나라살림을 위해 600조원이 넘는 '슈퍼예산안'을 편성했다. 총지출이 올해 본예산과 비교해 8.3% 늘어난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을 '확장재정'이라고 규정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년까지는 확장적 기조를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년 예산안을 확장재정으로 인정하지 않고 "적극적인 재정의 역할이 아쉽다"고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확장재정과 긴축재정을 나누는 기준이 저마다 다른 탓이다. 경제학에선 대개 세입보다 세출이 많으면 확장재정으로 본다. 경제학에서 GDP(국내총생산)는 소비와 투자, 정부지출, 순수출의 합으로 구성된다. 이 때 정부지출이 0보다 크면 확장재정으로 평가한다. 정부지출은 총지출에서 총수입(세금 등)을 뺀 값이다. 정부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2022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도 총수입은 약 549조원이다. 반면 총지출은 약 605조원이다. 수입보다 지출이 56조원가량 많다. 경제학적으로 보면 확장재정이라 할 수 있다.
국회 본회의 처리를 앞둔 탄소중립기본법(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제정안에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35% 이상으로 명시한 것을 놓고 경제계와 환경단체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경제계는 온실가스 감축규모가 지나치게 커 제조업 중심의 한국 산업 경쟁력에 타격이 올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환경단체는 다른나라에 비해 목표가 너무 낮아 '기후악당국' 오명을 뒤집어 쓸 우려가 있다고 주장한다. 누구 말이 맞을까? ━35%, 숫자만 보면 다른 나라보다 가혹하진 않아━29일 머니투데이가 환경부와 글로벌카본프로젝트(GCP)가 추산한 국가별 온실가스 배출량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9년 기준 한국이 2030년까지 줄여야 하는 순배출량은 1억3806만톤으로 나타났다. 절대 규모로만 보면 독일(2억6467만톤)과 일본(3억4678만톤), 미국(15억8910만톤) 등과 비교하면 적고, 캐나다(1억3910만톤)와 비슷한 수준이다. 영국(1억1470만톤)에 비해서는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가 이달 22일 중국과 인도네시아, 대만산 스테인리스 평판압연 제품에 최대 25.8% 수준의 덤핑관세를 부과했다. 그런데 중국 산시타이강, 리스코, 인도네시아 인니청산, 대만 유스코, 왈신 등 5개 기업과 일부 제품에 대해서는 제재를 하지 않기로 했다. 자발적으로 판매가격을 올리는 조건이다. 덤핑행위로 시장을 교란한 것은 확실하지만 제재는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얼핏 생각했을 때 덤핑을 한 기업에게만 유리한 것 같은 조치를 취한 이유는 무엇일까. ━싸게 팔기만하면 덤핑?━덤핑은 일반적으로 지나치게 싼 가격으로 상품을 외국에 수출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싸다'는 것 자체는 제재 대상이 되지 않는다. 당장 수많은 중국산 제품들이 싼 인건비를 활용해 싼 값에 국내에 들어오고 있는데 그것들이 모두 제재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덤핑이냐 아니냐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싼 가격을 만드는 '과정'이다. 일반적으로 덤핑은 국내시장에서는 비싸게, 해외시장에서는 싸게
한국경제가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어드는 소위 '불황형 흑자'에서 벗어나고 있다.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늘어나며 기지개를 펼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수입 증가율이 2018년 11월(11.5%) 이후 처음으로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매달 기록을 새로 쓰고 있는 수출에 가려졌지만, 수입 역시 역대급 증가세 경기회복을 점치고 있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13.9% 늘어난 421억1000만달러(한화 47조5421억원)를 기록했다. 수출은 9.5% 늘어난 448억1000만달러로 무역수지는 27억1000만달러 흑자다. 수입 증가율이 두자릿수대를 기록한 것은 2018년 11월 11.5% 이후 처음이다. 지난 2019년과 2020년에는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 코로나19 등 각종 대외악재로 수입이 마이너스 또는 한자릿수대 증가율을 보였다. ━반도체 제조장비 수입 64% 증가…투자가 살아난다━ 고무적인 것은 반도체 제조장비 등
쿠팡이 미국증시 상장을 선택하면서 '한국에서 돈을 벌고, 미국으로 간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상장을 하는 이유와 투자처, 서비스업의 특성 등을 고려하면 정당하지 않은 비판으로 보인다. 질문을 '외국인투자가 늘어나는 것이 바람직한가'로 바꾸면 시각은 달라진다. ━쿠팡맨 월급·물류창고 건설, 사실은 외국인직접투자━2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쿠팡이 2010년 창업 이후 실시한 국내 투자는 대부분 외국인직접투자(FDI)로 집계됐다. 산업부 관계자는 "쿠팡이 본격적으로 투자를 실시한 2013년부터 투자 대부분이 외국인직접투자로 잡혔다"고 말했다. 미국기업 쿠팡LLC는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주도하는 비전펀드로부터 조달한 자금을 한국 쿠팡에 투자했는데, 해당 출자액이 모두 외국인직접투자로 잡혔다는 얘기다. '비전펀드→쿠팡LLC→한국 쿠팡'이란 기업간 자금흐름을 간단하게 보면 '미국에서 한국으로' 자금이 흘러들어온 것이다. 쿠팡LL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증권신고
수출이 줄어 걱정하던 때가 얼마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물건을 실어나를 배와 컨테이너가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기업들이 많다. 한국 뿐 아니라 미국, 중국, 유럽, 동남아 등 전세계에서 나타나는 컨테이너 부족은 왜 발생하게 됐을까. 7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해운업계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컨테이너 부족이 발생하고 있는 근본적 원인은 국가간 순환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경기가 회복되며 미국으로 들어간 컨테이너수는 늘어났는데 미국에서 한국, 중국 등으로 나오는 컨테이너는 이보다 크게 부족하다는 얘기다. 이에 더하여 중국이 컨테이너 확보에 나서며 상황은 대란 수준으로 악화됐다. ━폭발적 수출증가, 美항구가 가득찼다━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출이 크게 늘어나며 미국 항만에 케파(물류 처리능력)를 초과하는 물량이 쌓이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혼잡이 발생하며 미국 항만의 하역작업 속도가 느려졌다. 해운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부산항에서 미국까지 통상 20여일이 걸리던 수출기간이 30여
"이연된 소비가 내년에 몰리면서 민간소비가 늘어나야 하는데, 가계부채와 주거비용 부담 증가, 고용부진, 기업실적 감소에 따른 임금상승률 둔화 우려로 기대만큼 빠르게 회복되지는 않을 것 같다."(산업연구원)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코로나19 백신을 연이어 내놓으면서 자영업자의 악몽도 끝나는 듯 했다. 그러나 경제연구기관들은 내년 민간소비가 예상만큼 빠르게 회복되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부동산 급등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와 전세가격 상승이 한국 경제에 남긴 상흔 때문이다. 29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21년 경제·산업 전망에 따르면 내년 국내 민간소비는 전년대비 3%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 -4.4%와 비교하면 확대된 수치지만 2019년 수준을 회복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가계부채 덫에 걸린 소비━ 이론적으로 주택을 포함한 자산가격이 상승하면 소비가 늘어난다. 주택보유자들은 소득이 늘어나지 않더라도 부자가 됐다고 생각해 소
삼성그룹 모체이자 사업 지주사인 삼성물산이 최근 석탄 관련 신규산업 중단을 선언했다. 이건 자의일까, 아니면 마지못해서일까. 우선 '친환경 경영'이란 도덕적 가치가 결정에 중요한 결정요인이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요인은 사업 파트너 혹은 소비자들로부터의 지지다. 삼성물산을 둘러싼 외부 사회의 의견을 더 이상 무시할 수 없었던 게 사실이란 얘기다. 탈탄소 이슈는 당위 문제가 아니라 당장 수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경영 현안이 됐다는 평가다. 실제로 영국 리걸앤제너럴 그룹과 노르웨이 케이엘피(KLP), 핀란드 노르디아 은행 등 유럽계 기관투자자들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내세우며 석탄 관련 사업 지속이 향후 투자에 리스크가 될 거라고 삼성물산에 경고했다. 일부 환경운동가들은 직접적으로 글로벌 기업인 삼성전자와 그 생산품인 휴대폰 불매운동을 벌였다. 지구온난화에 악영향을 주는 기업 제품을 구매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삼성 이후 한국전력도 향후 석탄발전사업을 추진하지 않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가 한국 수소차를 수입한 이유는 뭘까. 석유가 지천인 나라가 굳이 연료도 얻기 힘든 수소차를 산 까닭 말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수소승용차 넥쏘와 수소버스 일렉시티FCEV를 사우디에 수출하는데 성공했다. 명분은 수소 인프라 실증사업을 위해서다. 수입자는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다. 아람코는 이를 계기로 수소에너지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아람코는 이를테면 화석에너지 대표인 석유에서 재생에너지로 가는 길목에 에너지 전환의 최대 피해자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이 수소에너지 사업에 참여한 것은 수소경제가 탈탄소 사회 산유국 생존을 위한 유일한 길이라는 걸 증명한다. 이걸로 보면 재생에너지가 기존 에너지 공룡의 저항에 부딪쳤던 것과 달리 수소에너지는 생태계 내 모두에게 이득이 될 수도 있다.━2021년 1월1일 파리기후협약 발효, '탄소제로' 거스를 수 없다━수소 경제가 급부상한 근본적인 원인은 지구온난화다. 석유와 석탄 등 화석연료를 사용해 배출되는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맥스터) 착공시한이 임박해 가동중단 위기에 몰린 월성 원자력발전소를 지켜본 경주시민들이 한 달간 숙의해 증설을 허락했다. 시민들이 공론화 과정을 거치며 전문지식을 얻은 이후에 지역 및 개인주의적 판단을 보류하고 국가 장래를 염두에 둔 대승적 판단을 내린 것으로 평가된다. 흥미로운 사실은 정부가 정책적 소통 노력을 공론화하는 과정에서 관련 논의에 무조건 반대를 하던 시민들까지도 증설 찬성의견으로 돌아섰다는 사실이다. 이에 반해 월성 원전을 멈출 수도 있었던 환경론자들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떼법이나 환경보호를 빙자한 과도한 주장은 공론화를 통해 충분히 타협될 수 있다는 좋은 선례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실제 '모르겠다'에서 '찬성'으로 돌아선 사람이 '반대'로 의견을 바꾼 사람보다 2~3차 조사결과 모두 더 많았다. 26일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이하 재검토위)에 따르면 약 한 달 간 숙의 과정을 거친 결과 주민 81.4%(118명)가 월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