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상대 예비승무원선발?

여고생 상대 예비승무원선발?

박종진 기자
2008.04.15 07:54

한 대학이 여고생들을 대상으로 '예비승무원선발대회'를 연다.

이 대회는 한국항공전문학교가 주최하며 올해로 3회 째다. 지난해엔 1000여명 가까운 지원자가 몰렸다.

모두 2차례 예선을 거쳐 최종 본선에 오를 20명을 추려내는데 수상자들에게 장학금을 줄 뿐 아니라 본선진출자 전원에겐 이 학교 항공운항과 합격증을 발급한다.

학교 측은 "이 대회가 심사 기준이 실제 항공사 스튜어디스 선발 면접과 유사하다"며 "앞으로 승무원의 등용문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 성장기에 있는 여고생들에게 실제 항공사 승무원 시험과 같은 신체조건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다.

이 대회 참가 자격으론 현재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여학생일 것, '승무원 신체검사 기준'에 따라 신장 162cm이상에 얼굴ㆍ팔ㆍ다리에 반점이나 화상흉터가 없을 것 등이 포함된다.

손봉희 여성민우회 여성건강팀장은 "우리나라에선 남성들의 시선으로 스튜어디스 자체를 '성적 대상화'하는 경향이 있다"며 "업무의 다양한 부분보다는 여성스러움의 가치로만 인정받게 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특히 나이가 어린 여학생일수록 외모와 (남성들이 인정하는)여성다운 매력을 중시하는 풍조에 쉽게 빠져들 수 있다"며 "청소년들 사이에 무리한 다이어트나 성형 열풍은 이런 인식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반면 이 학교 홍보기획팀은 "학생들을 꼭 미의 기준으로 선발하는 것이 아니다"며 "충분한 면접을 통해 지식과 다른 역량들을 두루 평가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미인대회와는 분명한 차별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여성민우회 손팀장은 "사실 아직 어린 여학생들에게 미리 볼 수 있는 자질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며 "결국 평가기준으로 외모나 키밖에 남지 않을까 한다"고 우려했다.

한국항공전문학교 항공운항과는 2년제로서 2004년부터 총 39명의 승무원을 배출했다. 1개 학년의 학생수는 2004년 128명에서 2008학년도엔 400명까지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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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기자

재계를 맡고 있습니다. 개인이 잘되고 기업이 잘되고 그래서 나라가 부강해지는 내일을 위해 밀알이 되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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