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녀의 벽 허무는 여성 수의학사

금녀의 벽 허무는 여성 수의학사

최종일 기자
2008.12.04 10:26

[인터뷰]농진청 '홍일점' 수의연구사..'젖소 건강진단' 논문상 수상

경기도 수원 농촌진흥청 산하 국립축산과학원에서 일하는 10명의 수의연구사 중 눈에 띄는 이가 있다. 최근 한국임상수의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논문학술상을 받은, '홍일점' 도윤정(32ㆍ사진) 박사다.

그의 논문은 젖소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는 혈당과 혈중 대사물질인 '케톤(ketone)' 수치를 젖소의 피 한 방울로 바로 측정할 수 있는 검사법에 관한 내용이다.

젖소의 혈액을 실험실로 옮기는 기존 방식은 최소 이틀이 걸리는 것에 비해 현장에서 빠르고 간단하게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 학회의 인정을 받았다.

경북대 수의학과 95학번인 그는 국내에서 많이 키우는 동물의 임상 연구를 계속하겠다는 생각으로 박사 과정을 마친 후 농촌진흥청을 선택했다. 2005년 말 농촌진흥청에서 근무하기 시작한 후 줄곧 유일한 여성 수의연구사다.

이렇다 보니 웃지못할 일도 있다. 조류 인플루엔자 등 가축 전염병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축산과학원 시설을 출입할 때는 완전 탈의 후 소독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여성 탈의실은 마련되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지금도 화장실을 이용하고 있다.

"처음 농촌진흥청으로 발령받았을 때는 주위의 분들의 우려의 시선이 많았죠. 아마도 여성이 없었다보니 어색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이제는 익숙해져 동료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웃음)"

그래도 자신보다 몇배나 큰 동물인데 무섭지는 않을까. "얼마 전 한우의 외과 수술을 했는데, 소가 발버둥치는 바람에 고정장치가 귀를 때려 고막에 상처를 입었어요. 요즘에 그래서 더욱 조심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축산과학원 가축위생연구팀에서 젖소와 한우의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체크할 수 있는 대사판정시험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는 그에게 꿈을 물었다.

"행복한 닭이 행복한 달걀을 낳는다는 말도 있잖아요. 최근에 축산물 질병이 사회적인 문제로 자주 등장하고 있기도 하고요. 앞으로 생산성 증대보다는 양질의 축산물을 생산할 수 있도록 동물복지 쪽으로 연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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