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헌법재판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이른바 '미디어법'으로 불리는 방송법 등 4개 법안의 권한쟁의 심판을 둘러싸고 열띤 공방을 벌였다.
가장 먼저 질의에 나선 이춘석 의원(민주·익산 갑)은 "법리적인 부분을 다투려는 게 아니라 항간에 떠도는 국민의 우려를 대신 전하고자 한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 의원은 "여론조사에서 국민 대다수가 미디어법 처리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만큼 헌재가 신중히 결정해 정치적 판단을 한다는 국민들의 의혹을 해소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같은 당 박영선 의원(구로 을)은 "국회사무처는 미디어법 권한쟁의와 관련해 헌재에 시간이 표시된 영상자료를 제출했어야 함에도 누락시켰다"며 자체 입수한 미디어법 통과 당시 국회 본회의장을 촬영한 영상자료를 증거로 제시했다.
박 의원은 "영상자료를 보면 투표가 이뤄진 시간에 한나라당 모 의원이 의장석 단상에 있었다"며 "영상자료에 나와 있는 국회 본회의장 벽시계를 통해 한나라당 모 의원이 투표 직전까지 의장석에 있었던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어 "그런데 한나라당은 의혹이 불거지자 벽시계가 실제 시간보다 늦게 간다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한나라당의 반박과 관련해 국회 측에 확인한 결과, 본회의장에 설치된 시계는 인공위성과 연결돼 있어 매우 정확한 시계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이날 박 의원은 헌재 측에 지금이라도 국회사무처로부터 해당 자료를 제출받아 면밀히 검증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이주영 의원(한나라·마산 갑)은 "헌재에 계류 중인 사건에 대해 영향을 미치려는 것은 3권 분립원칙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박민식 의원도 "헌재에서 결정이 내려지지 않은 사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압박으로 비쳐질 수 있다"며 야당 의원들의 자제를 촉구했다.
또 주성영 의원(한나라·대구 동구 갑)도 "미디어법 표결 당시 한나라당 의원들은 투표를 하려고 했고 다른 의원들은 투표를 하지 않으려고 했다"며 "투표도 못하게 막고 폭력 행사했던 사람들이 뒤늦게 의결정족수가 부족하니, 대리투표니 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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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하철용 헌재 사무처장은 "(미디어법과 관련된 문제는)법리적인 것이고 계류 중인 사건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언급을 피했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최근 헌재가 집시법 야간옥외집회 관련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격론이 벌어졌다.
조순형 의원(자유선진·비례대표)은 "불법폭력시위 양상을 직접 체험해 봐야 옳은 결정이 나오는 것 아니냐"며 "형법에서도 야간에 진행되는 일에는 가중 처벌하는 것이 원칙 인만큼 입법부는 국민의 기본권을 옹호하고 수호하는데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비판했다. 이주영 의원도 "불합치와 같은 변경결정은 헌재법에도 근거가 없다"고 조 의원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이에 박지원 의원(민주·목포)은 "헌법에 보장된 집회결사의 자유를 감안할 때 야간옥외집회를 금지한 법 조항은 위헌인데 불합치 결정을 내린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불합치 결정을 내린 것은 헌재 스스로 권위를 무너뜨린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