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적' 교포에 여행증명서 발급거부는 위법"

"'조선적' 교포에 여행증명서 발급거부는 위법"

변휘 기자
2009.12.31 17:19

남한과 북한 중 어느 쪽의 국적도 선택하지 않은 '조선적' 재일교포에 대해 여행증명서 발급을 거부한 것은 위법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성지용 부장판사)는 재일교포 정모씨가 오사카총영관을 상대로 낸 여행증명서 발급거부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31일 밝혔다.

조선적을 가지고 있는 정씨는 지난 4월 국내 민족문제연구소가 주최하는 한ㆍ일 공동 심포지엄의 토론자로 참석하기 위해 오사카 총영사관에 여행증명서 발급을 요청했다. 그러나 영사관측은 "경찰청의 신원증명이 잘 안 됐다"는 이유를 들어 여행증명서를 발급해 주지 않았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영사관측은 정씨에게 수차례 국적 변경 의사를 질문했고 정씨가 변경하지 않겠다고 답변하자 경찰청의 신원증명을 이유로 여행증명서 발급을 거부했다"며 "이는 여권법상 여행증명서의 발급 등을 거부 또는 제한할 수 있는 어떤 사유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며 정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또 "정씨가 조총련 청년조직 간부로 활동하고 있고 북한체제를 옹호하고 있어 입국시 국가의 안전보장ㆍ공공질서에 위험이 될 것"이라는 영사관측 주장에 대해서도 "정씨가 이전에도 여행증명서를 발급받아 수차례 한국을 방문해 학술활동을 했고 국가 안전보장을 해칠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하지 않았다"며 반박했다.

조선적이란 지난 1945년 해방 후 일본에 살고 있는 재일교포 중 대한민국이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의 국적을 갖지 않고, 일본에 귀화하지도 않은 사람들에게 부여한 일본 외국인 등록제도상의 국적이다.

과거 조선이 이미 사라진 나라인 만큼 조선적은 실제 국적이 아닌 외국인 등록 편의를 위한 표기이며, 조선적 재일동포들은 사실상 '무국적자'에 해당한다. 현재 조선적을 보유한 재일교포는 7만여 명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