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미귀환자 이창기 원사 외아들 이산 군, 발명품 경진대회 참석

"필승"
22일 오후 평택 송현초등학교내 강당 '다솜관'. 제32회 경기도 학생 발명품 경진대회 평택 지역 예선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생소한 자기소개가 흘러나왔다. 어리둥절한 반응을 보이는 심사위원에게 이 참가자는 "저는 천안함 승조원 이창기 원사의 아들 이산입니다"라고 자기소개를 마쳤다.
천안함 침몰 사건 미귀환자 이창기 원사(40)의 외아들 산(13)군은 이날 발명품 경진대회 참석을 위해 남다른 소개를 준비했다. 심사위원 단 한 명에 작은 목소리로 하는 자기소개지만 필시 참가자 한 명이 아닌 자랑스런 아버지의 하나밖에 없는 아들임을 드러내고 싶었을 터다.
이군이 이날 내놓은 발명품은 자전거 페달을 밟는 동력에너지와 제동시 바퀴와 브레이크가 형성하는 마찰 에너지를 전조등, 휴대전화 충전기로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한 '브레이크 통한 발전'과 납땜을 할 때 화상을 방지하기 위해 고안한 '손이 데일 염려가 없는 인두' 등 두 가지다.
특히 친구가 학교에서 납땜할 때 실수로 화상을 입은 것을 보고 고안한 화상 방지용 인두는 이번 천안함 침몰 사건이 발생한 뒤 제작했다. 심사위원이 오길 기다리며 긴장한 듯 손을 잠시도 가만두지 못하는 모습, 옆자리에 앉은 친구와 장난치는 모습, 취재진의 관심에 부끄러운 듯 '그만 보라'며 손사레 치는 모습은 영락없는 14살박이 중1학생이다.
이번 대회를 맞아 이군을 지도한 전인기(56) 도곡중 발명반 교사는 이군에 대해 "재치가 있고 농담도 잘한다"면서 "밝고 속이 깊은 아이"라고 평소 이군의 모습을 설명했다. 나이 많은 교사와도 농담을 주고받을 만큼 밝고 넉살좋은 아이라는 게 전씨의 설명이다.
대회 출전을 위해 한 시간 가까운 거리를 버스로 이동했다는 이군. 힘들었냐는 질문에 "어떻게 왔는지 몰라요. 바로 잠들어버렸거든요. 이건 우리 아버지랑 똑같아요"라고 답했다. 사고를 당한 아버지 얘기를 꺼내지 않으며 의연하게 생활하는 이군의 얼굴에서 이창기 원사의 모습이 보이는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