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원 총회 첫 비공개 진행..의혹 제기한 감사 징계안은 부결
경만호 대한의사협회 회장의 1억원 횡령 의혹이 사과 한마디로 일단락됐다. 처음 문제를 제기한 이 모 감사는 2년 간 회원 자격을 정지당할 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했다.
이 모든 과정은 사상 처음으로 대의원 총회가 비공개되며 대의원회 대변인의 입과 총회 후 회의록을 통해 전해졌다.
25일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제62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경 회장은 연구비 1억원 횡령 의혹과 관련 "일 처리에 미숙함이 있었다"며 사과했다.
경 회장은 지난해 '특별업무추진비'가 필요하다며 모 의사단체에 연구용역을 맡기는 것처럼 꾸민 뒤 연구비 1억원을 이 단체 대표의 통장으로 송금하고 이 돈을 자신의 개인통장으로 재송금하도록 했다.
경 회장은 감사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문제가 드러나자 지난 20일 문제가 된 1억원을 의협통장에 반환했다.
이에 일부 대의원은 특별감사 실시를 제안, 정기대의원 총회에서 이 문제가 어떤 식으로 결론나게 될 지 관심이 집중되던 상황이다.
하지만 특별감사 실시에 대한 안건이 152대 38로 부결되며 횡령 논란은 일단락됐다. "회계처리 미숙일 뿐 개인적인 용도로 횡령한 것이 아니다"는 경 회장의 주장이 받아들여진 셈이다.
반대로 횡령 의혹을 제기한 이 모 감사는 회원자격을 2년 정지하는 징계안이 상정되며 위기에 처했다. 사정이야 어쨌든 횡령으로 의심할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를 제기한 감사를 질타하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하지만 징계철회를 요구하는 권고안이 받아들여지며 징계는 면하게 됐다.
더 큰 문제는 이 모든 과정이 비공개로 진행됐다는 것. 총회 직전 횡령 의혹이 불거지며 논란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언론의 취재를 통제하고 나선 셈이다. 대의원회 총회가 비공개로 진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의협 측은 24일 오후 12시 경 "회원들의 권익과 의사협회 발전을 위해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안건들이 많아 회원과 의협직원을 제외한 외부인의 출입을 일체 통제한다"고 기자들에게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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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에 참석하지 않은 모 회원은 "사실관계를 떠나 의혹이 있는 상황에서 비공개로 진행하는 것은 오히려 의심을 키우는 일"이라며 "총회에서 논란이 일단락됐다고 하더라도 일선 회원들이 결과를 받아들일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열린 총회에서는 의약 선택분업의 조속 시행, 쌍법제 입법안 즉각 폐기 등을 주장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