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새벽 경기에 앞서 '2010 남아공월드컵 시민거리 응원전'이 진행되고 있는 서울광장에는 경찰청 추산 오전 2시30분 현재 6만여명의 시민이 모여 입추의 여지를 찾아보기 힘들다.
뒤늦게 도착해 미처 서울광장에 들어가지 못한 시민 약 5000여명은 프레스센터와 서울신문사 등에 설치된 대형스크린으로 경기를 보기 위해 청계광장부터 시청 앞까지 가득 채우고 있는 모습이다.
기말고사를 마친 대학생, 흔히 볼 수 없는 축제의 장에 놀라는 외국인, 휠체어를 탄 장애인, 두 손을 꼭 잡고 손을 흔드는 노부부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이 자리에 모인 시민들은 붉은 티셔츠와 머리띠 막대풍선을 갖춰 입고 열띤 응원을 펼치는 표정이다.
인기가수들의 공연은 거리응원의 흥을 더욱 돋우고 있다. 경기 전 진행되고 있는 사전행사는 오전 1시10분부터 시작했으며 코요테와 노브레인, 체리필터, 슈퍼키드, 애프터스쿨 등의 공연이 이어지며 시민들의 환호를 이끌어내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장시간 경기를 기다린 탓에 피곤함을 호소하기도 했지만 침낭과 담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춘 응원객과 치킨과 맥주 등 야식을 먹으며 체력을 보충하는 응원객도 눈에 띄었다.
대학생 정한나(21,정릉동)씨는 "근처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 왔다"며 "어차피 집에 갈 방법도 없어서 경기가 끝날 때 까지 남아서 응원할 것"이라고 웃었다.
정 씨는 또 "지난번엔 수비만 지나치게 강화한 것 같아서 이번에 전략을 좀 바꿔서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면 이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지난번 경기 때 차두리가 출전하지 않고 기성용 선수도 중간에 빠져 너무 아쉬웠다"고 말했다.
대학생 손정아(24, 수원)씨는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친구들과 같이 축구를 보기위해 서울까지 올라왔다"며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며 "월드컵 첫 골을 넣은 사람을 맞추면 금리를 올려주는 은행상품을 들었는데 이정수 선수를 맞추지 못해 아쉽다"고 웃기도 했다.
한편 경호원들이 많은 응원인파가 몰린 광장 주변 길을 통제하는 과정에서 시민들과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호원은 "사람이 너무 많아 이쪽 길로 통과할 수 없다"고 막고 시민들은 "왜 길을 막느냐"며 항의하는 모습이 되풀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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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서 관계자는 "새벽 경기라 사람이 평소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아르헨티나전 못지 않게 많은 인파가 몰린 것 같다"며 "시민들이 각자 질서를 지켜 안전사고가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화장실 이용도 편치 않았다. 주최측이 마련한 간이 화장실은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한정돼 있고 움직이기도 쉽지 않아 시민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1호선 시청역 내 화장실은 비교적 접근이 쉽지만 역시 이용자가 끊이지 않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