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검찰시민委'가 성공하려면

[기자수첩]'검찰시민委'가 성공하려면

류철호 기자
2010.08.23 08:12

'스폰서 검사' 파문과 관련해 검찰이 내놓은 자체 개혁안 가운데 하나인 '검찰시민위원회'가 지난 20일부터 전국 41개 검찰청에서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일반인 9명으로 구성되는 이 위원회는 앞으로 검찰이 권력형 비리나 고위공직자 금품수수, 대형 금융·경제범죄 등 사회적 관심이 높은 사건들의 피의자를 사법처리하기 전에 어떻게 처리하는 게 적절한지 심의한 뒤 기소 또는 불기소 의견을 낸다. 검찰은 시민위 출범 당일 한 지방검찰청에서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한 시민위의 첫 심의 결과를 발표하고 시민위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겠다고 약속했다.

시민위는 오로지 검사만이 피의자에 대한 기소나 불기소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갖도록 한 기소독점주의의 폐단을 어느 정도 없애줄 것이라는 기대 속에서 출범했다. 국가 형벌권 행사에 일반인들의 상식을 반영함으로써 검찰의 기소권 남용을 견제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무엇보다 검찰이 스스로 굳게 닫혀 있던 귀를 열어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자신들이 쥐고 있던 권력의 칼자루를 놓겠다고 나섰기에 검찰개혁에 대한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하지만 검찰 주변에는 아직도 검찰의 결단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이들이 적지 않다. 검사가 시민위 결정에 반드시 따라야 할 의무가 없는 상황에서 얼마만큼 기대한 성과를 거둘 수 있겠냐는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민위가 자칫 검찰의 결정을 합리화해 주는 '친정기구'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정치권 등에서는 시민위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배심원제도처럼 검사가 시민위 의견을 일정 부분 수용토록 하는 강제 조항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물론 검찰 입장에서 보면 잘해보겠다고 나섰는데 더 잘할 수 있도록 성원을 보내주지는 못할망정 문제점만 지적해대니 조금은 억울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검찰이 진정으로 거듭나길 원한다면 왜 이런 쓴 소리들이 나오는지 곱씹어봐야 한다. 또 검찰은 일각의 우려처럼 스폰서 검사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시민위를 만든 것이라면 머지않아 더 큰 곤경에 빠질 것이란 점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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