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정감사장에서의 인신공격성 발언이 도를 넘어섰다. 국감에서 품격 있는 질의과 생산적인 논의를 기대하는 것은 애초부터 무리였을까.
7일 열린 서울중앙지검 등 10개 검찰청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감에서는 이른바 '그랜저 검사'와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에 대한 검찰의 봐주기 수사가 핫이슈였다.
첫 질의자부터 "검사에게 고급 승용차를 사주고 향응을 제공할 돈이 없는 사람들은 이 나라에서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겠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여야를 막론하고 검찰의 '그랜저 검사' 무혐의 처분에 질타를 쏟아냈다.
후배검사에게 지인의 고소사건을 잘 처리해달라고 부탁한 사실이 밝혀졌고 그랜저 구입자금의 흐름이 석연치 않은데도 무혐의 결론이 내려졌으니 경위를 소상히 따질 만하다. 그렇다면 의문이 제기되는 쟁점들을 조목조목 묻고 그에 대한 답변을 들은 뒤 문제점을 되짚는 것이 감사기관과 피감기관의 올바른 자세일 것이다.
하지만 일부 의원의 질의 시간은 추궁만 난무할 뿐 피감기관의 검사장에게 답변할 기회조차 주지 않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청탁 대가로 차량대금 3400여만원을 받았는데 차용금이라는 게 말이 됩니까?"(야당 의원) "그래서…"(검사장) "'그래서'가 아니구요. (중략)검사장님은 '봐주기 수사'하려고 그 자리에 앉아계십니까?"(야당 의원)
이 의원은 '말 끊기'를 수차례 반복하다 결국에는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내뿜었다. 기관의 수장에게 책임을 묻는 말이 아닌 한 개인의 명예에 상처를 주는 발언이었다. 당사자는 물론 보는 사람까지 낯이 뜨거워졌다. 지켜보던 일부 의원은 급기야 "검찰의 강압수사를 비판하는 의원이 강압감사를 해서야 되겠냐"고 질책했다.
오는 18일 열리는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그랜저 검사'를 둘러싼 추궁이 이어질 예정이다.
감정 싸움은 소모적이다. '그랜저 검사'가 알선수뢰 혐의로 고발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결론지은 과정이 적절했는지, 수상한 자금흐름을 단순 차용금으로 판단한 근거가 납득할 만한 것인지 논리적으로 따져야 한다. 그래서 검찰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키우기 위한 질의가 아닌, 검찰의 잘못을 통쾌하게 지적하고 바로잡는 알찬 시간이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