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발] 정부방식대로면 민간 사망자 위로금 사실상 '0원'

[연평도발] 정부방식대로면 민간 사망자 위로금 사실상 '0원'

인천=뉴시스
2010.11.27 18:45
25일 오후 북한의 해안포 사격으로 희생된 민간인 故 김치백, 배복철씨의 빈소가 인천 가천의대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돼 있다.
25일 오후 북한의 해안포 사격으로 희생된 민간인 故 김치백, 배복철씨의 빈소가 인천 가천의대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돼 있다.

고(故) 김치백(61)·배복철씨(60)가 북한군의 포격으로 숨진 채 발견된 지 사흘이 지나서야 정부의 위로금 지급방안이 나왔지만 실질적인 지원은 어렵다는 지적이다.

행정안전부는 26일 민간인 사망자에 대해 '호프만 방식'을 적용해 위로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호프만 방식은 망자가 장래에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수입액 중 생활비 등 지출을 제외한 뒤 가동연한(근로가능 연수)을 곱해 위로금을 산출하는 방법이다.

망자의 생전 직업, 소득 수준, 연령과 건강 상태 등에 따라 위로금의 규모가 차등 결정된다.

민간인 사망자에 대한 보상은 보상의 근거가 되는 법령이 없어 제자리 걸음을 거듭하고 있었다. 행안부가 호프만 방식을 들고 나온 것은 근거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선례를 만들지 않으려는 정부와 보상을 원하는 국민감정과의 최대 공약수로 보인다.

행안부가 위로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위로금 액수나 산정 방식 등에서 혼선이 발생해 성급한 대응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호프만 방식을 통해 위로금을 산정하기 위해서는 망자의 근로가능 연수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도시노동자의 경우 60세를 기한으로 한다.

문제는 사망한 김씨와 배씨가 모두 60세를 넘겼다는 점이다. 이런 경우 망자의 생전 건강 상태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망자의 근로가능 기한 한도를 정해야 한다.

더구나 법조계와 손해사정업계에 따르면 갑상선암 등 지병을 앓아온 김씨의 근로가능연수는 '0'이다. 김씨가 실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더라도 계산상으로는 받을 수 있는 위로금이 없다는 이야기다.

배씨 또한 60세로 도시노동자의 근로가능 연수를 넘겼다. 이 경우 법원의 판단에 따라 근로가능 기한이 결정돼 지루한 법정 싸움을 해야 한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일률적으로 몇 년을 더 일할 수 있다는 기준은 없다"며 "60세 이후에는 건강상태에 따라 일할 수 있는 기간을 개별적으로 따져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한 손해사정인도 "일용직노동자는 특정한 정년이 없다"며 "민간보험처럼 약관으로 정하지 않은 이상 법원의 소송을 통해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행안부는 발표를 했지만 결정된 것은 없으며 이들의 경우 계산상 문제점이 있는 줄 몰랐다는 입장이다. 문제가 된다면 국민 정서를 감안해 액수를 결정하면 될 문제라고 덧붙였다.

행안부 관계자는 "안양호 2차관이 호프만 방식으로 위로금을 지급하겠다고 말했지만 결정된 것은 없다"며 "감정적으로 보상금을 지급하다보면 다른 재난시에도 선례를 만들게 돼 굉장히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정부가 법 규정에 없는 상황에 대해 불쌍하다는 이유만으로 보상금을 지급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국민감정상 보상을 해야 하지만 떼법에 떠밀려 지급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4월 98금양호는 지난 4월9일 백령도 남서방 30마일 해상에서 천안함 구조작업을 하고 귀항하다 캄보디아 국적의 화물선과 충돌해 침몰, 선원 2명이 숨지고 7명이 실종됐지만 정부의 보상금 지급이 제자리걸음을 거듭해 결국 국민성금을 받았다.

또한 지난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 도중 북한 초병의 총격을 받고 사망한 박왕자씨(사망 당시 53세·여)도 지지부진한 정부의 보상금 지급으로 국민성금을 먼저 받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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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각 부장

희망을 갖고 절망에 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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