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 강제정전, 정부 보상한다지만···

사상 초유 강제정전, 정부 보상한다지만···

유영호 기자
2011.09.16 16:24

"전기료 할인 등 우회적 보상 가능성··· 집단소송도 전망 어두워"

사상 초유의 정전사태로 인한 피해보상 문제가 논란의 불씨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피해 규모를 집계하고 가급적 보상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현행 규정상 피해보상이 제한적이어서 실질적인 보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강제 정전으로 많은 피해를 입은 시민과 기업들은 한국전력공사 등을 상대로 집단적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절차에 착수했다.

더위로 전력 수요가 일시에 몰리면서 전국적으로 곳곳에 정전이 산발적으로 일어난 가운데 15일 오후 서울 홍대근처의 한 편의점이 정전이 돼 주인이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사진=홍봉진기자)
더위로 전력 수요가 일시에 몰리면서 전국적으로 곳곳에 정전이 산발적으로 일어난 가운데 15일 오후 서울 홍대근처의 한 편의점이 정전이 돼 주인이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사진=홍봉진기자)

정부는 순환정전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절차를 일부 어긴 부분이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보상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최중경 지경부 장관은 이날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에 출석해 "순환 정전 결정 과정에서 매뉴얼대로 했다고 보기 어려운 부분이 일부 있다"며 "약관을 떠나 적극적으로 피해 보상책을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전날 정전사태는 전력거래소가 '선조치'하고 '후보고'해 '선보고-후조치'하도록 규정된 전력시장운영규칙 '경보발령 절차'를 위반했다. 또 예비전력이 146만㎾ 수준인 시점에서 이뤄줘 제한 송전을 예비전력이 100만㎾ 미만으로 정한 규정도 어겼다.

이와 관련,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16일 이번 정전 사태 피해자를 모집해 한전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실련은 성명서를 통해 "이번 단전사태로 인해 피해를 본 국민이나 기업을 대상으로 정신적 경제적 피해에 대한 구제절차를 마련하고 적정한 보상을 할 것을 촉구한다"며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공익적 차원에서 집단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16일 오후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에 참석해 대규모 정전사태에 대한 사과를 하고 있다.(사진=이명근기자)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16일 오후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에 참석해 대규모 정전사태에 대한 사과를 하고 있다.(사진=이명근기자)

하지만 여러 정황을 고려해도 시민들이 원하는 실질적인 피해보상은 이뤄지지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현행 규정상 당국의 강제 전력 차단으로 정전이 됐을 때 피해를 입은 시민이나 기업들은 피해 보상을 받기 어렵다. 현행 규정은 한전의 직접적인 책임이 없을 경우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개인이나 단체별로 구체적인 피해 정도를 측정하기 어려울 뿐더러 재정 여건 등을 감안할 때 대규모 피해보상비를 지급하기도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는 "국민들이 원하는 수준 만큼의 실질적 피해보상이 이뤄지기엔 경제 여건이 만만치 않다"며 "피해보상 방법도 현금 보상보다는 전기요금 할인 등 우회적 방법을 통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집단 민사소송 결과도 전망이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법조계 관계자는 "피해가 명백하지만 전력당국의 고의나 과실이 있었는지 밝혀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 2005년 이후 정전을 이유로 한전을 상대로 제기한 피해보상 소송 26건 가운데 한전이 패소한 경우는 단 1건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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