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 수능대박 나십시오!"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0일 서울 강남구 경기고등학교 정문 앞은 이른 시간부터 응원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매년 이맘때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수능 한파'도 없었다. 이날 서울 아침기온은 영상 10도로 수험생들의 긴장을 풀어줄 정도로 따뜻한 날씨를 보였다. 시험장 주변은 수험생들의 건승을 기원하는 학부모와 후배들의 응원 열기로 더욱 더 뜨겁게 달아올랐다.
영동고 학생 13명은 직접 만든 피켓을 들고 "영동, 영동, 영동, 영동, 수능대박!" 등의 구호를 목이 터져라 외쳤다.
영동고 1학년 신장우(16)군은 "매년 전해 내려오는 학교 전통인데 직접 나와서 응원해보니 애교심이 느껴진다"며 "아직 2년이 남았지만 수험생 선배들의 마음을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영동고 선배들이 지나갈 때마다 우렁찬 박수와 함께 경례를 보내며 수능 대박을 기원했다. 긴장한 표정으로 교문을 들어서던 수험생들은 후배들의 진심이 담긴 응원을 받고 한결 편안해진 모습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영동고 3학년 박모(18)군은 "낯익은 얼굴들을 보고 힘찬 응원까지 받으니 힘이 나는 것 같다"며 "평소보다 더 잘 볼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답했다.
'응원 명당'을 차지하기 위한 후배들의 자리 쟁탈전도 치열했다. 선배들에게 초콜릿을 건네주며 연신 응원의 구호를 외치던 단대부고 2학년 서준원(17)군은 "자리싸움이 치열해서 좀 더 좋은 자리를 맡기 위해 새벽 5시부터 나와 있었다"며 "선배들에게 힘이 되어 드리기 위해 신문부 정예 부원 5명이 함께 나왔다"고 말했다.
지역 주민들과 다양한 업체들도 응원 열기를 더했다. 강남구 부녀회에서는 수험생들에게 수능대박을 기원하는 사과를 나눠줬고, 메가스터디·카페베네에서는 커피, 음료, 물티슈 등을 건네며 용기를 북돋았다.
수험생 자녀와 함께 시험장을 찾은 학부모들의 눈에는 애잔함이 어려 있었다.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수험생이 교문 안으로 들어간 후에도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멀리서 지켜보며 자리를 지켰다.
딸과 함께 배웅하러 왔다는 정유진씨(47)는 "(아들이) 평소처럼 아침 잘 먹고 시험 보러 들어갔는데, 막상 올라가는 뒷모습을 보니 눈물이 나려고 한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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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고에 다니는 아들이 후배들로부터 응원을 받는 모습을 본 정씨는 "이런 광경은 텔레비전에서만 보다 실제로는 처음 보는데 가슴이 찡하다"며 아들의 자취를 눈으로 끝까지 쫓았다.
떨리는 표정의 학부모들에 비해 수험생들은 오히려 담담한 표정을 한 경우가 많았다. 김찬(18)군은 "잠도 푹 잤고 아침도 잘 먹었다. 평상시대로만 하려고 한다"며 차분하게 시험장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