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시장] 애플의 비밀병기 'UI 특허군'

[법과시장] 애플의 비밀병기 'UI 특허군'

정동준 변리사 수 특허법률사무소
2012.01.15 15:42

애플과 삼성의 특허전쟁이 연일 화제다. 애플의 중요한 무기는 디자인 특허군과 UI (user interface 사용자 인터페이스)특허군. 그 중 하나인 디자인 특허군은 얼마 전 미국 산호세 법원에서의 판결로 인해 타격을 받아 힘을 상당부분 잃은 것으로 보인다. 이제 애플에게 남은 무기는 UI 특허군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네덜란드 법원에서 애플의 UI특허에 대해 삼성의 특허침해를 최초로 판결했던 사례를 살펴보자. 네덜란드 법원은 애플의 소위 포토플리킹 특허에 대해 삼성의 특허침해를 이유로 판매금지 결정을 내렸다. 애플의 포토플리킹 기술은 스마트폰 등의 화면에 나타나는 이미지를 손가락으로 넘길 때, 다양하게 규정된 조건에 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삼성은 이를 다른 기술로 대체하여 판매를 도모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음으로 얼마 전 호주 법원에서 이슈가 되었던 애플의 UI 특허 2건에 대해 살펴보자. 호주에서 애플은 두 가지 UI 특허에 기해 삼성의 판매금지를 주장했었다. 두 가지 UI 특허 모두 터치스크린 관련 특허.

첫 번째 특허는 터치스크린의 구체적인 설계 관련 특허, 두 번째 특허는 터치스크린에 접촉하는 사용자의 스크롤 행위를 판독하는 특허이다. 가령 사용자가 터치스크린 상에서 완전한 수직방향이 아닌 비스듬한 방향으로 손가락을 이동시켜 스크롤 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소위 수직방향의 스크롤링 제스처로 판단하여 화면에 나타나는 컨텐츠 전체가 수직방향으로 이동되도록 한다는 내용의 특허다.

호주 법원에서는 이와 같은 애플의 2건의 UI특허에 기해 삼성 제품의 판매금지 결정을 내렸다가 항소심 법원과 대법원에서는 삼성의 손을 들어 판매금지 결정을 파기했다.

얼마 전 미국 산호세 법원에서는 애플의 스크롤바운싱 관련 UI 특허에 대해 인정하지 않으며 삼성 제품에 대한 판매금지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스크롤바운싱 기술이란 스마트폰 등의 화면을 통해 디스플레이되는 컨텐츠의 가장자리까지 스크롤 행위를 했을 때 더 이상 스크롤 되지 않고 화면이 튕기는 기술을 말한다.

이와 같은 사례들을 보면 현재까지는 삼성과의 특허전쟁에서 애플의 UI 특허군이 그다지 큰 힘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 애플의 UI 특허군이 무력화되었다고 속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 이유는 아직 애플이 소송에 내세우지 않은 수많은 UI 특허들이 있기 때문이다. 가령, 얼마 전에 애플이 취득한 UI 특허 중에는 '밀어서 잠금해제'하는 특허도 포함되어 있다. 즉, 스마트폰 등의 화면에 보이는 이미지에 특정한 제스처를 수행하면 잠금을 해제시켜준다는 특허이다.

또 다른 예로서, 애플의 멀티터치 관련 특허 중에는 완전한 터치가 아니더라도 터치 비슷한 움직임이나 터치스크린과 접촉하지 않은 채로 그 위에서 손가락이 맴도는 행위 등이 동시에 입력될 경우 이를 멀티터치 이벤트로 인식해 주는 특허도 있다.

앞으로 삼성과 애플의 특허전쟁은 애플의 UI 특허가 얼마만큼의 힘을 인정받는지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그동안의 소송 결과를 볼 때 애플의 디자인특허군과 삼성의 통신특허군은 어느 정도 그 수준과 영향력의 정도가 가늠할 정도로 판명된 상태지만, 애플의 UI 특허군들은 아직 어느 정도의 영향력이 있을지 명확하게 판명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애플의 UI 특허군들이 위에서 살펴본 미국, 호주 법원 등에서의 사례처럼 별 힘을 쓰지 못하는 양상이 앞으로도 지속된다면? 애플로서는 디자인 특허군과 UI 특허군들이 전부 힘을 잃게 되는 형국이므로 소송은 삼성에 급격히 유리한 방향으로 흐를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애플이 그동안 소송에서 선보이지 않은 UI 특허군들 중에서 강력한 힘을 보이는 UI 특허가 등장한다면, 애플의 UI 특허군과 삼성의 표준특허군과의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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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성 기자

2011년 입사해 사회부 법조팀, 증권부, 사회부 사건팀, 산업1부 자동차팀을 거쳐 현재는 정치부 국회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2020년 제14회 한국조사보도상 수상 2024년 제 19회 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 언론상 신문보도부문 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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