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 현 권재진 법무부 장관..벌써부터 '재수사 회의론' 고개
(서울=뉴스1) 홍기삼 기자=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과 청와대 개입 의혹을 밝혀내야 하는 검찰 특수팀의 어깨가 갈수록 무거워지고 있다. 이 사건과 관련된 새로운 등장인물이 속속 늘어가고 있고 직간접적으로 관여된 기관의 폭도 넓어지고 있다.
장진수(39)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이 민간인 불법사찰 관련 재판도중 청와대 민정수석실 관계자로부터 5000만원을 받았다고 추가 폭로하는 등 새로운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장 전 주무관은 "청와대 민정수석실 장석명 공직기강비서관이 2011년 1월 중순에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이인규 전 국장의 후임인 A씨를 통해 5억~10억원 사이의 돈을 주겠다고 제안했고 같은 해 4월 중순에 5000만 원을 건넸다"고 말했다.
당시 장 전 주무관은 2심에서 1심과 같은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지 며칠이 안 된 시점이었다.
장 전 주무관은 "A씨가 서울 창성동 정부종합청사 근처 식당에서 만나 장석명 비서관이 마련한 것이라며 5000만원을 건넸다"며 "앞서 1월에 A씨가 장 비서관과 만났다며 2심이 '벌금형으로 가게 돼 있다'고도 말했다"고 밝혔다.
장 전 주무관은 "당시는 내가 징계위원회에 출석해 최종석 전 청와대 행정관의 지시를 받고 공직윤리지원관실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파기한 사실을 진술한 후여서 민정수석실에서 촉각을 곤두세운 것으로 기억한다"며 "A씨가 1월에 만났을 때 재판서 벌금형이 나오면 경상북도 공무원으로 보내줄 수 있다고도 했다"고 주장했다.
장 전 주무관은 받은 5000만원을 전세자금과 신용대출 상환에 썼다고 밝히며 "이에 대한 책임을 질 것"이라고 말했다.
돈을 전달한 것으로 지목된 A씨는 "당시 장 전 주무관을 일주일에 한 번 정도로 자주 만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장 전 주무관이 경제적으로 어려워 개인적으로 도와주려고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장 전 주무관을 취업시켜 주려고 노력했다"며 "하지만 제가 장 전 주무관에게 돈과 공무원 자리를 제안했다는 얘기는 잘 모르겠고 기억이 잘 안난다, 5000만원도 무슨 얘기인지 모르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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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명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도 "장진수와는 일면식도 없다"며 "나와 장진수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이라고 반박했다.
장 전 주무관은 또한 이날 오후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됐던 2010년 8월30일 이후에 고용노동부의 한 간부로부터도 4000만원을 받아 최종석 전 청와대 행정관에게 전달했고 그 중 1500만원을 받아 변호사 성공보수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앞서 장 전 주무관은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 입막음용으로 2000만원을 줬으며 2010년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에 청와대가 깊숙이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장 전 주무관이 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에 청와대가 개입돼 있다는 사실을 발설하지 않는 조건 내지 사법처리에 대한 보상용 등으로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고용노사비서관실, 고용노동부 관계자들로부터 금품을 받았다고 진술한 만큼, 검찰 특수팀이 이에 대한 사실관계 여부 전반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장 전 주무관에 건넸다는 금품의 출처조사와 함께 돈을 건넸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당사자들에 대한 소환조사 및 장 전 주무관과의 대질 조사 등이 필수적이라는 시각이다.
그러나 장 전 주무관이 5000만원을 받았다는 2011년 4월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 권재진 현 법무부 장관이어서 검찰 특수팀이 당시 민정수석실을 제대로 조사할 수 있을 지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검찰 특수팀은 송찬엽 서울중앙지검 1차장,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 한상대 검찰총장으로 이어지는 검찰 지휘라인 아래에 있다.
이런 점 때문에 검찰 주변에서는 벌써부터 '재수사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수사대상이 청와대 권부 핵심인데다 당시 검찰 수사진도 수사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재수사가 총선이후 여야 합의에 의한 '민간인 사찰 특검'으로 이관될 수 밖에 없지 않느냐는 전망이다.
한편 장 전 주무관은 20일 오전 10시 참고인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 특수팀(팀장 박윤해 형사3부장)에 출두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장 전 주무관은 검찰에 진술서를 먼저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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