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배 전 파이시티 대표 연일 의혹 제기에 우리은행 포스코건설 항변
서울 강남의 2조4000억원대 대규모 개발사업 파이시티를 둘러싸고 인허가 비리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정배 전 파이시티 대표측은 “사업권을 뺐겼다”며 각종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채권은행측과 시공권을 얻은 포스코건설측은 정당한 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검찰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진위여부를 가릴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파이시티 이정배(55) 전 대표는 "정권 실세의 비호 아래 사업권을 강탈당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우리은행과 포스코건설은 "적법 절차를 거친 시공권 이전"이라는 입장이다.
◇파이시티 파산신청 적법했나= 우리은행 등 대주단이 파이시티에 대해 법원에 파산신청을 한 건 2010년 8월이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로비를 통해 화물터미널 부지를 황금부지로 변모시켰지만 2009년 금융위기가 몰아치자 자금난에 봉착한 때였다. 우리은행측은
파이시티 대출금 만기일이 2010년 2월이었지만 당시 파이시티는 대출이자도 내지 못한 상황이어서 파산신청이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이 은행 관계자는 "파산 신청은 당시 시공사였던 대우자동차판매와 성우종합건설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따른 것으로, 대주단이 협의해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자판은 2010년 4월, 성우종건은 6월에 각각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그러나 우리은행의 전격적인 파산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은 2011년 1월 채권은행의 파산신청을 기각하고 회생(법정관리)을 결정했다. 기업을 파산시키기보다는 존속시켜 사업을 진행하는 게 낫다고 본 것이다. 넉달 뒤인 5월 포스코건설이 새 시공사로 선정됐고 이 전 대표는 우리은행과 포스코건설을 고소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11월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한 고소장에서 "우리은행 측이 2010년 7월, 200억 원을 줄 테니 파이시티의 사업권을 넘기고 해외로 도피하라고 협박했다. 이를 거부하자 시행사 동의 없이 임의대로 파산신청을 진행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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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측은 '근거 없는 소리'라며 일축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그대로 두면 시공사는 망하고 채권단은 비용부담이 늘어나니 그냥 둘 수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포스코건설이 대안이었나=포스코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된 과정에서도 주장은 엇갈린다. 이 전 대표는 고소장에서 "우리은행이 포스코건설과 몰래 비밀 계약을 맺고 다른 업체는 낄 수 없는 조건으로 포스코건설에 시공사 계약을 밀어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우리은행 관계자는 "파이시티가 회생절차를 밟고 있어 회생관리인이 시공사 선정을 주도했고 법원의 승인 하에 이뤄진 것"이라며 "파이시티 개발사업처럼 큰 사업을 진행하면서 특정 건설사와 밀약하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포스코건설 측은 "당초 시공사였던 2곳이 법정관리에 들어가자 우리은행이 국내 대형사들을 대상으로 사업제안을 했다"며 "당시 다른 건설사들은 단순시공을 위한 견적서만 제출했지만 포스코건설이 적극 검토했고 이를 인정해 우리은행과 양해각서가 체결된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측 역시 "포스코건설을 제외한 나머지 13개사는 거액의 지급보증을 서기 어렵다며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고 포스코건설만 유일하게 사업제안서를 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파이시티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는 이 전 대표의 고소장과 파산 당시 제출된 기록 등을 서울중앙지검과 중앙지법에서 넘겨받아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대검 관계자는 "제기된 의혹 모두를 확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