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시티 인허가 로비사건에 대한 수사가 시작된 지 1달 만에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2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 검사장)는 18일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고 파이시티 로비사건을 일단락 지었다.
◇수사 어디서 시작돼 어떻게 진행됐나=중수부는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65) 일가의 비리를 수사하던 과정에서 하이마트에 인테리어를 해 준 이동율씨(59·구속기소)의 회사를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중 검찰은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74·구속기소)과의 금전거래 기록이 기록된 이씨의 수첩을 확보했다. 이씨의 이 수첩이 이번 수사의 시작점이었다.
검찰은 선 회장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한지 2일밖에 지나지 않은 지난달 18일부터 파이시티 사건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를 시작했다. 이튿날 이씨와 이씨의 운전기사 최모씨(44)가 체포됐고 파이시티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체포된 이씨는 로비 대상에 대해서는 함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소한 1주 이상 이씨를 조사해야 최 전 위원장 등에 대한 소환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그런데 최 전 위원장이 로비자금 수억원을 받았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지난달 23일, 최 전 위원장은 스스로 "돈을 받았다"고 언론에 시인했다. 검찰 수사는 최 전 위원장의 '한마디'에 더욱 빨라졌다.
최 전 위원장의 소환은 수사 시작 1주일만인 지난달 25일 이뤄졌다. 최 전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됐다.
한편, 최 전 위원장이 소환되던 당일, 또 다른 로비대상으로 지목된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52·구속기소)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도 시작됐다. 검찰은 그날 박 전 차관의 자택과 선거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박 전 차관에 대한 수사 역시 빨랐다. 검찰이 박 전 차관에 대한 수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밝힌지 1주일 만인 지난 2일 박 전 차관이 검찰에 소환됐다. 박 전 차관은 7일 최 전 위원장과 같은 혐의로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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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간 제기된 수많은 의혹들=최 전 위원장과 박 전 차관의 이름이 파이시티 인허가 로비사건에 등장하면서 제기되는 의혹은 커지기 시작했다. 최 전 위원장의 "대선 관련 여론조사 비용으로 썼다"는 발언이 시작이었다.
박 전 차관이 받은 돈 역시 대선자금으로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에 대한 기사들이 나왔다. 두 사람이 돈을 받은 시기가 2006년~2008년이라는 점이 2007년 대선으로 이 돈이 갔을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여기에 이정배 전 파이시티 대표(56)가 "정권 실세 비호아래 사업권을 강탈당했다"고 주장해 의혹을 더했다.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이 포스코와 짜고 시공권을 빼앗아 갔다는 것이다.
이에 검찰은 수사 기간 동안 수차례 기자들을 상대로 브리핑을 열고 "기본적으로 이번 사건은 파이시티 인허가 로비사건"이라고 설명했다. 또 "시공사 선정 과정은 기본적으로 수사 대상이 아니다"라며 "관련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에 고발돼 있기 때문에 그곳에서 수사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밖에 이 대통령의 측근인사들이 사업 인허가 과정에 참여했다는 의혹과 이상득 새누리당 의원(77) 등의 이름도 오르내렸으나 사실로 밝혀진 것은 없었다. 중수부 관계자는 "수사팀을 조율하며 남겨진 의혹에 대해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