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회 완주자, 전날 음주 후 '마라톤'하다…

20회 완주자, 전날 음주 후 '마라톤'하다…

기성훈 기자
2012.06.02 14:00

[국민생활안전 캠페인]그 때 그 사고, 막을 수 없었나 <17>심장마비 사고

#10년 넘게 마라톤을 즐기고 있는 박명호씨(가명, 64세)는 젊은이들 못지않는 건강을 자랑한다. 보통 사람이 평생에 한 번 하기도 힘들다는 마라톤 풀코스를 20여회나 완주했다.

작년 4월. 박씨는 한 마라톤 대회 출전을 앞두고 있었다. 대회 참가로 음식을 조절하는 가운데 대회 전날 죽마고우의 자녀 결혼식에 참석했다. 대회가 코 앞이라 술과 기름기 있는 음식은 입에 대지 않으려 했지만 친구들의 권유로 마지못해 술을 몇 잔 했다.

오랜 만에 먹은 술 탓인지 그는 그날 밤 잠을 뒤척였고 대회 당일 몸이 개운치 않았다. 늦잠 탓에 경기장에는 출발 직전에 겨우 도착했고 원래 20분 이상 하던 준비운동도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바로 출발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경험상 5km 정도를 지나면 몸 컨디션이 곧 회복될 것으로 믿었다. 5km를 지나 10km를 지났는데도 몸이 풀리는 기분이 들지 않았고 기록도 예상보다 나빴다. 반환점까지 2시간 내로 들어가야 목표한 시간 내 완주할 수 있기 때문에 10~20km 구간의 속도를 올렸다.

15km를 지나는 시점부터 심장의 박동수가 빨라지고 가슴이 답답해짐을 느꼈다. "몸의 어딘가에서 평소와 다른 이상이 오면 무조건 멈춘다"라는 마라톤 수칙이 떠올랐지만 풀코스 완주를 포기할 수 없었다. 하지만 심장 박동수는 더 올라갔고 급기야 답답함을 지나 통증이 느껴졌다.

더 뛰기 힘들어 천천히 속도를 늦추려던 순간 그는 결국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구급차로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박씨는 심장마비로 숨진 뒤였다.

겨울이 지나 봄철이 되면서 전국에서 크고 작은 마라톤 대회가 열리고 있다. 최근에는 프로선수가 아닌 아마추어 마라토너들도 크게 늘고 있다. 연령대도 청소년부터 70대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아마추어 마라톤은 풀코스의 경우, 4~5시간 이상 뛰어야 하는 매우 격렬한 운동이다. 때문에 충분한 준비 없이 도전하는 경우 크고 작은 사고들이 자주 발생할 수 있다.

관절 또는 발목 이상이나 탈수 증세부터 심장마비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해마다 마라톤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사례가 10여 건씩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마라톤의 사망사고는 대기록 갱신이나 완주 목표를 달성하려는 승부욕 때문에 무리하게 경기를 진행하다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며 "경기 중 작은 이상이라도 느껴지면 곧바로 중단하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생활안전사고 예방 수기공모전' (http://mopas.adweb.co.kr/contest/index.html)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기성훈 정책사회부 부장직대

...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