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대 국회 개원이 늦어지는 상황에서 대한변호사협회가 국회의원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변협이 여론에 편승, 실현가능성이 낮은 소송을 계획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변협은 우선 국회의원을 상대로 부당이득금반환 및 위자료를 청구하겠다고 했다. 지역구별로 10명 내외의 국민소송인단을 모집, 집단소송을 내겠다는 것. 그러나 국회의원들의 세비가 부당이익임을 입증하는 것부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한 법률 전문가는 "부당이득은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을 얻고 이로 인해 타인에게 손해를 가하는 일"이라며 "국회의원의 월급을 부당이득으로 보기는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소송 자체가 성립될 수 없다는 것이다.
변협은 또 회기 시작 후 일정 시점까지 국회 구성을 못하는 경우 세비 및 국고보조금 지급 중단, 국회의원직 상실 등 불이익을 주도록 하는 법안을 입법 청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에게 현저하게 불리한 법안을 통과시킬지 미지수다. 또 국회 개원 지연 때문에 의원직을 상실시키는 법안은 현실을 벗어났다는 지적도 인다.
국회 개원을 강제할 수 있는 헌법소송 및 가처분 신청을 내겠다는 변협의 주장도 마찬가지다. 판사 출신인 홍일표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국회는 국민이 대표로 뽑아준 기관으로 이를 민사적 관계로 해석하는 것은 헌법제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작금의 정치권 움직임이 마땅치 않은 건 사실이다. 상임위원장 자리배분에다 민간인 불법사찰, 언론사 파업 등의 문제로 논쟁을 벌이며 국회 문을 열지도 못하고 있다.
그러나 법률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기초적인 법률 상식에도 맞지 않는 소송을 내겠다고 발표하는 사태는 이해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이 모인 집단이 비전문적인 일을 기획한다는 것은 다른 의도를 의심하게 한다.
한 변호사는 "소송의 기획이 변협의 공보라인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변협의 이번 소송 기획은 협회 홍보를 위해서 였을까. 변협은 집단의 명성을 챙기기보다 공익을 위해 활동하는 조직이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