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강간살해범, '외출제한' 등 특별준수사항 빠진 전자발찌 '무용지물'

주부 강간살해범, '외출제한' 등 특별준수사항 빠진 전자발찌 '무용지물'

뉴스1 제공
2012.08.21 14:40

(서울=뉴스1) 이윤상 기자 =

권재진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10월 법무부 보호관찰소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에서 신형 위치추적 전자장치 시연을 보고 있다.  News1 박세연 기자
권재진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10월 법무부 보호관찰소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에서 신형 위치추적 전자장치 시연을 보고 있다. News1 박세연 기자

특수강도강간 전과가 있는 40대 전과자가 출소한지 10개월만에 30대 가정주부를 성폭행하려다 살해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 남성은 지난해 출소 후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받은 보호관찰 대상자였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성폭행을 시도하던 중 피해자가 반항하자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강간살인)로 서모씨(42)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1일 밝혔다.

서씨는 서울시 광진구에 살고 있는 이모씨(37·여)가 지난 20일 오전 9시 30분께 유치원에 가는 자녀를 바래다 주기 위해 집을 비운 사이 몰래 집에 들어가 돌아오는 이씨를 기다리고 있었다.

서씨는 이씨가 집에 들어서자 성폭행을 시도했고 이씨가 거세게 반항하며 현관문으로 나가려고 하자 미리 준비한 흉기로 목 부위를 찔러 살해했다.

경찰에 따르면 서씨는 지난 2004년 4월 서울의 한 옥탑방에 침입해 20대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특수강도강간)로 징역 7년6월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지난해 11월 10일 만기출소했다.

서씨는 출소와 동시에 전자발찌를 부착하고 보호관찰을 받아왔다.

법무부 관계자는 서씨에 대해 "담당 보호관찰관이 출석 지도와 출장 지도 등 10개월 간 총 41회에 걸쳐 면담·점검 활동을 했다"며 "법원이 전자발찌부착명령을 내릴 당시 함께 부과한 성폭력치료교육 40시간도 충실하게 이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자발찌는 서씨의 범행을 막지 못했다.

세계적으로 전자발찌 제도는 가택구금방식(주거제한)과 추적방식(트래킹 방식)으로 나뉜다.

한국은 지난 2008년 두가지 방식을 혼합한 형태로 제도를 도입했다.

법원이 전자발찌 부착명령을 선고하면 일단 대상자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다.

여기에 법원이 주거제한이나 출입금지 등의 '특별준수사항'을 부과하면 추가적인 이동 제한이 가능해진다.

문제는 법원이 대상자에게 전자발찌 부착명령을 선고하면서 '특별준수사항'을 부과하지 않을 경우에는 전자발찌 부착자의 이동경로만을 추적할 수 있을 뿐 다른 조치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법원이 '외출제한'을 부과하지 않은 경우 보호관찰소는 전자발찌 부착자가 주거지에서 아무리 멀리 이동하더라도 제재를 가할 수 없다.

또 '출입금지'를 부과하지 않은 때에는 전자발찌를 부착한 성범죄 전과자가 여성이 많이 모이는 장소나 유치원, 학교 등에 접근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경찰 조사결과 서씨가 살고 있는 곳은 피해자 이씨의 집으로부터 1km 가량 떨어져 있었다.

서씨가 흉기를 지닌 상태에서 범행 대상을 물색하며 도보로 20여분 정도 떨어진 곳까지 이동할 동안 전자발찌 경고음은 울리지 않았다.

법무부에 따르면 서씨는 특수강도강간으로 징역 7년6월의 중형을 선고받았지만 전자발찌 부착명령 당시 법원은 성폭력치료교육만 부과했을 뿐 '외출제한'이나 '출입금지' 등의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법무부 관계자는 "특별준수사항은 법원이 부착명령을 선고할 때 대상자의 개별적 특성에 따라 부과하게 된다"며 "이는 사법부가 판단할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또 "서씨가 다시 범행을 저지르게 돼 누구보다 힘들어하는 사람은 대상자의 사회복귀에 힘쓴 보호관찰 담당자"라며 "직장을 갖고 교육도 성실히 받았기 때문에 (재범 가능성이 낮은) 좋은 징후라고 판단했다"고 곤혹스러워했다.

한편 서씨는 신상정보 공개 대상도 아니었다.

현행 성폭력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성인대상 성범죄자 신상정보공개제도는 지난해 4월부터 시행됐기 때문에 2004년에 범행을 저지른 서씨는 해당되지 않는다.

이웃 주민들이 서씨의 성범죄 전력을 전혀 알 수 없었던 것이다.

<저작권자 뉴스1 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뉴스1 바로가기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