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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람 기자
2012.09.08 06:00

[위클리이슈①]엄마들, "아동 성폭력 관련 기사 악플러들 고소할 것"

[편집자주] '위클리 이슈'는 한 주간 가장 관심을 모았던 이슈를 선정, 숨겨진 이야기나 주목할 만한 내용을 전합니다.

엄마가 울면 아기도 따라 운다. 둘은 '공감'을 넘어 한 몸처럼 연결돼 있다. 아이가 슬프지 않게 눈물을 참아야 할 엄마들이 운다. 4세, 7세. '성'도 '폭력'도 몰라야 할 아이들이 짓밟혔다. 악플러들이 엄마들의 아린 마음을 또 한 번 찢어놓았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아동 성폭행 기사를 보려고 인터넷에 들어갔다가 예상치 못하게 '(순화해서)어릴 수록 좋다. 나도 해보고 싶다'는 등 저질 악플을 본 거예요. 참을 수 없는 수치심과 혐오감을 느꼈어요"

'아동 성폭력 추방 시민모임 발자국 카페'(http://cafe.naver.com/babyneedslove)를 운영하는 '토끼이모'는 이름도 나이도 밝히지 않았다. 악플러들이 무섭다고 했다. 카페에서는 9일까지 '성폭행 (기사) 악플러 공동 고소' 서명 신청을 받는다. 카페 회원들은 성폭행 가해자의 행동에 적극 동의하는 등 악성 댓글을 단 사람을 추려서 이달 중순쯤 공동으로 고소 할 예정이다. 6일까지 약1500명 정도가 서명에 참여했다.

발자국 카페에 회원들이 올린 '밟지마세요, 지켜주세요' 캠페인 사진(왼쪽)과 어린이재단&이제석광고연구소의 아동 성폭력 근절 광고
발자국 카페에 회원들이 올린 '밟지마세요, 지켜주세요' 캠페인 사진(왼쪽)과 어린이재단&이제석광고연구소의 아동 성폭력 근절 광고

"악플러 고소 준비를 시작했다고 소문이 나니까 나쁜 의도를 가진 이들이 카페에 많이 들어와요. 악플 캡처 신고 게시판에 올라온 사진을 다시 캡처해서 자기들 활동하는 곳에 올리고, '이런 식으로 하고 있더라. 너 이런 상황이다'라고 정보를 공유하면서 신상털이를 하나봐요. 게시판에 사진 올린 분이 위기감을 느낀다며 운영진에 신고한 적도 있었어요"

지난 7월31일 개설된 이 카페에는 '운동가'가 없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일반인들이 모였을 뿐이다. 아마추어다. 활동이 공론화 되면 피해 가족들이 더 상처 받지는 않을지, 잘못을 시인한 악플러를 용서해야 할지 매일 밤 고민하는 여린 엄마들이다.

"악플러들의 인생을 망치려는 건 아니에요. 악플 중에는 아동 성폭력을 일으킬 지도 모를 만큼 위험한 내용들도 있으니까. 조심하고 경종을 울리자는 차원에서 고소를 진행 하는 거예요. 선의를 갖고 하는건데 (참가하시는 분들이) 위협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서 걱정이 돼요"

토끼이모는 회원들이 올린 악플 캡처 사진을 가지고 법적으로 처벌이 가능할지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 사이버수사대에서 악플러 명단을 확보하면 고소를 진행할 예정이다.

고소를 대리한 법무법인 대광의 김성태 변호사는 "이런 고소의 선례가 없다"며 "검찰에서 100% 기소가 된다고 단정할 순 없지만 다투어 볼 여지가 있다"고 전했다.

악플러들에게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중 '제12조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가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전화·우편·컴퓨터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음향·글·그림·영상 또는 물건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조항이다.

김 변호사는 발자국 카페 회원으로 활동하는 아내의 제안으로 고소건을 맡게 됐다. 그는 "악플 내용을 본 사람이라면 형벌이든 뭐든 제재를 해야 한다는 데 모두 공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악플로 피해자들에게 계속해서 상처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악플을 읽은 모두가 피해자가 되기 때문에 악플러들이 기소돼 법정에서 형이 정해질 때 서명에 동참한 사람이 많을 경우 고려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발자국 카페에서는 이와 별도로 '나주 성폭력 사건 피해자 강력 처벌 10만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인터넷 포털 다음과 네이버에서는 피해자 가족을 위한 모금을 진행 중이다. 카페 회원들은 아이 발바닥에 '밟지 마세요, 지켜주세요'라고 적은 사진을 올리며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문제의식을 확산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이견은 있지만 각 정당에서 성폭행 관련 정책을 내 놓으면 입법 모니터링도 할 계획이다.

2일부터는 서울 명동, 서울역 등지에서 조촐하게 촛불 집회도 열었다. 8일 대전과 부산에서도 엄마들이 모인다. 토끼이모는 "봐줄 사람이 없어서 집회에 따라 나온 아이들이 '곰 세마리'를 신나게 부르고 춤을 춰요"라며 말끝을 흐렸다. 내 아이 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아이를 지키내겠다며 엄마들은 눈물을 꾹 참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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